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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를 두려움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습니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면 거울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늘고, 머리를 감을 때마다 손끝의 감촉이 예민해집니다.하지만 문제를 부정하거나 숨기려는 태도는 탈모를 더 길고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탈모는 감추는 대상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상태입니다. 빠진 머리카락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에 대응하는 마음입니다.저는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탈모는 조기에, 그리고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탈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진행성입니다. 즉,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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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성형외과 전문의
2025.11.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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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에 걸쳐 우리는 ‘나눔이 일상인 사회’라는 따뜻한 목적지를 향한 여정을 함께 걸어왔다. 이름 없는 헌신, 삶의 기술을 나누는 재능 기부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조용히 빛나던 이야기들은 나눔이 거창한 기적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작지만 꺼지지 않는 생명의 불꽃임을 증명한다. 그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나눔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어떤 전략적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모습은 무엇인지 되짚어본다.조용한 시작, 깊은 울림: 나눔의 사회적 자본우리 사회의 나눔은 언제나 조용한 물결처럼 시작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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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규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회장
2025.11.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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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로 올해 일을 마칩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하는 틈틈히 금년 사업(?)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업이라 표현했지만 뭐 대단한 거는 아닙니다. 올해 몇 분이나 와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했는가가 핵심입니다. 이를 프로그램별로, 지역별로, 연령별로, 또 월별로.. 분석을 해보고 있습니다. 내년에 참고가 되라고 말이죠.작업을 하면서 속으로 올해 산림 치유 현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고,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을 떠올려 봅니다. 이게 참된 정리겠지요.먼저 재미있는 순간부터 생각납니다. 산림치유 온 분들에게 뇌근력, 그러니까 인지활동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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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진 산림치유지도사
2025.11.2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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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질문]우리 회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근로자가 있습니다. 이 근로자의 근로계약서에는 ‘생산관리’가 업무로 기재돼 있는데, 현재 회사의 생산관리 업무량이 많지 않아 외주관리 업무를 병행하도록 지시하자 “근로계약서에는 생산관리만 적혀 있으므로 외주관리는 나의 업무가 아니다”라며 공장장의 지시를 반복적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이렇게 근로자가 근로계약서에 적힌 업무만을 하겠다며, 회사의 업무지시를 따르지 않고 계속 불응 시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노무사의 답변]‘생산관리’란 내부 생산 일정 수립, 원자재 수불 관리, 공정 흐름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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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오 율탑노무사사무소 노무사
2025.11.2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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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회상(靈山會相)을 들어보자.영산회상은 한국 전통 기악곡의 대들보이자, 현재까지도 가장 중요하게 연주되는 대곡(大曲)이다.이 악곡은 본래 불교 성악곡에서 시작하여, 조선 초기 궁중으로 수용되었다. 이후 가사를 잃고 기악곡으로 변모하여 궁중에서는 정재의 반주로, 민간에서는 선비들의 줄풍류(현악 중심의 소규모 합주) 음악으로 널리 향유되어 현재에도 사랑받고 있는 악곡이다.영산회상은 8개에서 12개에 달하는 악곡을 이어 연주하는 모음곡이며, 느린 곡에서 시작하여 점차 빨라지는 구조이다.첫 곡 은 ‘영산회상불보살(靈山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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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선릉아트홀 무대감독
2025.11.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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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의 질문]"저희 회사는 평시에도 항상 고객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것을 경영방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근데 부정이슈나 위기 때에도 실시간 소통해야 한다는 윗분들 생각이 강해서 고민입니다. 기본적으로 소통이 나쁜 것은 아닌데, 이슈나 위기 시에도 그런 소통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나은 건지요?"[컨설턴트의 답변]소통을 여기에서는 편의상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르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그 자체로 수단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소통(커뮤니케이션)만능’ 열풍이 불면서 문제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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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2025.11.2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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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우리는 특정 작품 앞에서 불현듯 멈춰 섭니다. 그렇게 몸이 먼저 반응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그런데 여러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자신이 유독 끌리는 작품들에서 공통분모를 발견합니다. 반복된 선택에는 놀랍도록 일관된 패턴을 가지고 있고, 내가 편안함과 안정을 느끼는 지점이 있습니다.흔히 이러한 반응을 ‘취향’으로 뭉뚱그리고 지나칩니다. 그런데 그 취향이란 게 무엇일까요?취향은 ‘나’입니다. 취향은 내가 세상을 지각하고 그 흔적을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취향은 임의의 선택일 수 없고, 체화된 내 삶의 기록입니다. 취향은 내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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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화 큐레이터
2025.11.1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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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이어트 주사를 맞는 환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진료실에서도 위고비, 삭센다, 마운자로를 맞고 있는 환자를 만나는 일이 낯설지 않다.체중 감량 효과가 탁월해 ‘기적의 주사’로 불리지만, 수술이나 시술을 앞둔 환자에게는 이 약이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이 약물들은 단순히 식욕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위의 운동을 늦춰 음식이 위에 더 오래 머무르게 만든다. 바로 이 점이 문제다. 위 안에 음식물이 남아 있으면, 진정이나 마취 중 그것이 역류해 기도로 들어갈 수 있다. 금식을 잘 지켜도 위가 비워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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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성형외과 전문의
2025.11.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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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은 연중 어느 계절이 가장 좋은가요?’ 2년여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그때마다 바로 답을 하지 않고 수목원을 둘러보고 마칠 때쯤 같이 얘기 나누기로 미룹니다. 그럼에도 바로 ‘나 자신은 어느 계절이 가장 좋지? ’라고 자문해봅니다.봄은 어떨까? 화려하게 꽃이 피는 계절, 그래서 누군가는 아무리 유명한 꽃 그림이라 해도 실제로 꽃을 보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단정해 애기도 합니다. 나 개인적으로는 봄을 생각하면 꽃에 대한 감동보다 긴 겨울을 무사히 건너고 죽어 보였던 가지에 난 새잎이 주는 감동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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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진 산림치유지도사
2025.11.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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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졌을 때,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익숙했던 일상이 갑작스러운 파도에 휩쓸려 사라질 때, 우리는 회복할 수 있을까?그 절망의 끝자락에서 누군가 내민 손은 그 자체로 희망이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는 그 손길이 되고자 ‘위기가정 긴급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한때 유명 호텔의 주방장이었던 50대 남성. 건물 화재로 평생의 재산을 잃고 가족과도 연락이 끊긴 채 거리에서 방황했다. 그가 삶의 의욕마저 잃었던 순간, 어머니의 신고로 적십자의 긴급 지원이 닿았다. 이후 그는 ‘다시 살아볼 용기’를 얻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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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규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회장
2025.11.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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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질문]최근 우리 회사에서는 한 팀의 퇴직 직원을 위한 송별회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퇴근 후 3명의 직원이 퇴직자의 자가용을 이용해 회식 장소로 이동하던 중, 앞차의 급정거로 추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세 사람 모두 병원에서 1회 진료만 받고 근육통으로 치료가 종료됐습니다. 이 경우 회사가 산재 신청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공상(회사 부담) 처리로 끝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향후 유사한 사고 발생 시 회사가 유의해야 할 실무상 기준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노무사의 답변]「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는 ‘업무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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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오 율탑노무사사무소 노무사
2025.11.1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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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의 질문]"저희가 최근 한 퇴직 직원의 폭로로 골치 아픈 상황을 맞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추가 폭로를 한다고 합니다. 로펌에서도 내용을 분석해 보고 가능하면 합의하라는 조언을 하더군요. 윗분들은 합의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계십니다. 원점관리 차원에서 이 상황에 어떤 조언을 주실 수 있으신가요?"[컨설턴트의 답변]국내로만 한정해 놓고 보아도, 일반 공중 대부분이 기억할 정도로 악명 높았던 위기 사례들은 대부분이 원점관리에 실패한 사례였습니다. 우선 ‘원점’이라 하면, 기업과 관련한 부정 이슈나 위기의 중심에 있는 상대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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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2025.11.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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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를 조금만 넘겨봐도 눈에 띄는 문장이 있다.“병원도, 약도 소용없었는데 OOO 쓰고 완치됐어요.”“논문을 찾아봤지만 방법이 없었는데, 이 제품으로 해결됐어요.”언뜻 개인의 경험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업적 협찬이거나 허위 과장 광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의료광고 중 31.7%가 ‘경험담을 가장한 형태’였다.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도 못 고쳤다”는 말로 공감을 이끌고, “OO 제품으로 완치됐다”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구조다. 소비자는 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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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성형외과 전문의
2025.11.1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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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민간 풍류방에서 연행되던 기악합주곡으로, ‘영산회상’의 뒤에 이어서 연주하기도 하여 ‘뒷풍류’라고도 불린다.천년만세는 이전에 소개한 보허자의 파생곡들에서 편곡을 거쳐 민간으로 전해졌으며, 풍류음악을 대표하는 악곡이다.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장구 등에 단소, 양금이 첨가되기도 하는 소규모 단잽이 편성이다. 방 안에서 연주되는 곡의 특성상 음량이 현저히 작기 때문에, 음량이 큰 향피리 대신 음량이 작은 세(細)피리를 주로 연주한다.천년만세는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 등 세 곡을 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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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선릉아트홀 무대감독
2025.11.13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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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를 위해 익힌 기술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빛이 되고, 평생을 벼려온 전문성은 이웃을 일으키는 희망이 된다.수십 년간 자신의 기술을 나눠온 이들이 있다. ‘까치봉사회’가 대표적이다. ‘사랑의 가위손’으로 불리는 조길홍 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1987년부터 38년간 3만 시간이 넘는 봉사 기록을 쌓아왔다. 자신의 낙원이용원을 운영하면서도 한 달에 네 번씩 꾸준히 봉사에 나선다. 그의 가위는 고립된 이웃에게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였다. 그의 손길로 단장한 한 어르신이 “오랜만에 밖에 나가고 싶어졌어요”라며 짓는 환한 미소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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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규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회장
2025.11.1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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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이 짧아서 그럴까요? 지난 일을 반추하는 시간들로 가을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달포 전 귀국해 보름여를 함께 지낸 손자가 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떠난 지가 좀 되었어도 아이가 유쾌하게 웃는 모습과 소리의 여운이 길게 남아있습니다. 다섯 돌이 지나서 이제 장난도 제법 치는 데 가기 전날 나와 집사람에게 갑자기 아버님, 어머님이라 부르는 겁니다. ‘이게 뭐지?’하는 데 이어 내 이름과 아내 이름을 부르는 겁니다. 제 부모 따라 아버님, 어머님 했다가 재미없으니 갑자기 장난을 치느라 우리 이름을 부른 게지요. 맹랑했지만, 뒤끝은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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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진 산림치유지도사
2025.11.1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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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불안은 피할 수 없는 원초적 감정입니다. 미래의 불확실성, 관계의 미묘함, 존재론적 고독 등 우리는 무한한 선택 앞에서 흔들리고 두려워합니다.그런데 불안은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감정입니다. 예술가는 형체 없는 그 불안을 기어코 가시적인 언어로 만들어냅니다. 예술가는 불안이라는 원석을 깎고 다듬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석으로 만들어냅니다. 때로는 폭발적인 형태로, 때로는 침묵하는 공백으로 말입니다.다시 말해, 예술가들에게 불안은 창작의 강력한 연료가 됩니다. 그들은 불안을 자신만의 언어와 형식으로 승화시킵니다.에드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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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화 큐레이터
2025.11.0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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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질문]당사 소속 운전직 근로자가 근무 중 회사 차량을 운전하다가 앞뒤 버스 사이에 끼이는 연쇄추돌 사고를 당해 2주 예정으로 병원 입원 중입니다. 현재 일반병원에 입원 중인데, 근로자 치료비 등 문제를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 중 어느 쪽으로 먼저 처리해야 하는지 혼란스럽습니다. 두 보험이 중복 적용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어떤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회사가 취해야 할 실무 절차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노무사의 답변]근로자가 회사 업무를 수행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임과 동
전문가칼럼
권능오 율탑노무사사무소 노무사
2025.11.09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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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의 질문]"저희 회사에서도 평시에 위기에 대한 이해와 위기관리에 대한 준비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준비라는 것이 말은 간단한데, 어디에서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한 내부 의견이 분분합니다. 기업내에서 위기관리에 대한 준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컨설턴트의 답변]손자병법을 보면 전쟁에서는 ‘지(地)와 계(計)’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지(地)'는 전쟁이 벌어지는 지리적 환경과 조건을 의미합니다. 위기관리에서는 자사에게 발생될 위기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전문가칼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2025.11.0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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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락(與民樂)은 '백성[民]과 즐거움[樂]을 함께한다[與]'는 의미를 지닌다. 조선 세종대왕 때 창제된 궁중음악으로, 정재(궁중 무용) 봉래의의 무악(舞樂)이자 조선 건국의 정통성을 노래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의 가사를 부르는 성악곡이었다. 궁중에서는 조회, 회례, 연례 등 주요 행사에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노랫말이 없는 기악곡으로 전승되고 있다.악곡은 대금, 피리, 아쟁, 해금 등의 관현악기와 타악기가 참여하는 대규모 편성으로 연주된다. 본래 10장으로 구성되었으나 현재는 7장까지만 전승되어 연주된다.여민락은 어떻게 감상하
전문가칼럼
정진용 선릉아트홀 무대감독
2025.11.06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