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부사장·오비맥주 홍보팀장을 지내며 PR에이전시와 인하우스에서 다양한 기업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쌓았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200여개 이상의 국내외 기업 및 조직에게 자문, 컨설팅, 코칭, 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현재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 이슈 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전반을 리드하고 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부사장·오비맥주 홍보팀장을 지내며 PR에이전시와 인하우스에서 다양한 기업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쌓았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200여개 이상의 국내외 기업 및 조직에게 자문, 컨설팅, 코칭, 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현재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 이슈 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전반을 리드하고 있다.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평시에도 항상 고객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것을 경영방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근데 부정이슈나 위기 때에도 실시간 소통해야 한다는 윗분들 생각이 강해서 고민입니다. 기본적으로 소통이 나쁜 것은 아닌데, 이슈나 위기 시에도 그런 소통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나은 건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소통을 여기에서는 편의상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르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그 자체로 수단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소통(커뮤니케이션)만능’ 열풍이 불면서 문제나 갈등을 커뮤니케이션으로 풀어야 한다거나, 풀 수 있다 주장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기업 이슈나 위기관리 분야에서도 커뮤니케이션 만능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많은 경영진이 이슈나 위기 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당면한 문제를 풀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무언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비책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평시에도 그런 오해는 계속됩니다.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나는 것이죠. 사내 많은 문제를 일단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 생긴 것으로 전제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면 그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강박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세상 어떤 중대 이슈나 위기도 커뮤니케이션으로 풀린 케이스는 없습니다. 매번 강조하지만, 커뮤니케이션으로만 단순 해결된 문제였다면, 그것은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아닙니다. 모든 문제, 이슈, 위기는 커뮤니케이션으로 해결된 다기 보다는 행동으로 해결됩니다.

기업 부정 이슈나 대형 위기에 있어 해당 기업이 리더십을 가지고 적절한 행동을 해야 문제는 해결됩니다. 인간의 행동에는 자신의 속마음, 진실, 의지, 생각에서 심지어 무의식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업의 행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관계자와 공중은 기업의 행동을 봅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그 행동 속에 담겨있는 많은 의미와 진실을 그들에게 전달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 일 뿐입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적절한 행동이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표현 그대로 기만입니다. 회사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은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에 가치를 두는 직원은 없을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에서 불거진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동을 미룬 채, 커뮤니케이션에만 열중하는 기업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커뮤니케이션 강박은 문제입니다.

미국 PR계 비조(鼻祖) 중 한명인 아서 페이지(Arthur Page)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PR이란 90퍼센트 옳은 일을 한 뒤, 10%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반복 강조하는 소통(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90퍼센트의 노력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평소 행동으로 옮기는데 투자하십시오. 이후 그와 관련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된다면, 평소 해왔던 옳은 행동에 대하여 10퍼센트만큼만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사내에서도 90퍼센트 행동을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집중하십시오. 그런 경우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나머지 10퍼센트로도 충분합니다. 이와 다른 소통강박은 절대 경계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