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M이 직영 서비스센터를 내년 2월 15일 공식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마무리가 아쉽다. 하청 소속으로 일하며 임금, 노동 조건 등을 대우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반발이 커지는 분위기다.
18일 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GM 세종물류센터 관련 원∙하청 책임 회피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직영 서비스센터와 관련돼 노사 간의 대화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어필했다.
"소통하고 있다"는 사측이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와는 뉘앙스가 다르다.
이들은 또 한국GM 원청이 불법파견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고 GM 세종물류센터에서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인해 물류가 멈추고자 하는 걸 막기 위해 직접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작 GM 세종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근속과 숙련도는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 중이라고 호소했다.
진실 어디에… '직영 서비스센터 종료 타임라인' 노사 말 다르다

달력은 지난 5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GM은 자금 확보를 위해 당시 운영 중인 국내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인천 부평공장의 일부 설비와 토지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글로벌 GM 본사는 미국에서는 신규 투자 발표를 했다. 뉴욕주 엔진 공장에서 8억88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차세대 엔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GM의 엔진 공장 단일 투자 중 최대 규모였다.
메리 베라 GM CEO(최고경영자)는 “관세는 행정부가 경쟁의 장을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쓸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라고 언급했었다. 지난 3월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GM이 백악관에서 만나 600억달러(약 83조원)의 미국 내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시간은 4개월 뒤인 9월로 간다. 한국GM과 노조가 ’고용특별대책위원회(고특위)’라는 단어를 꺼낸 건 이 당시다. 9월 17일 임금협상 18차 교섭에서 사측은 “노사는 미리 정해진 결과가 없음을 전제로 고용안정특별위원회를 이어나간다”라는 회사의 입장을 서면으로 제안했다.
이어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1750만원(타결 일시금 500만원, 2024년 경영성과금 700만원 등) 등을 제안했으며 노조 측에선 당시에도 정비부품 지회가 고용과 정비사업소의 존폐에 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을 명시했었다.
이후 9월 19일 19차 협상을 통해 양측은 임금교섭을 마무리 짓는다. 당시 협약에 따라 III. 미래 발전 특별 요구가 생겼었다.

당시 문서에는 “회사는 시장 수요와 생산계획이 확정될 때 단체 협약이 정한 바에 따라 적시에 노동조합과 공유한다”라는 내용과 “회사는 미래 발전위원회 또는 경영현황 설명을 통해 그 진행 상황을 노동조합과 공유한다”, “노동조합과 협의한 바와 같이 회사와 노조는 인천시에 발표한 이니셔티브를 기반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2025년 연말까지 테스크포스(TFT)팀을 구성한다”고 기재됐다.
추가로 비정규직과 관련해선 사내 하도급 업체와 관련해 작업환경 평가를 진행하고 기업 윤리 기준을 포함한 GM의 공급업체 행동 강령을 안내, 권고한다고 기술했다. 금속노조의 요구안도 수용해 화학물질 유출 등 노동환경 위험성이 있을 때는 작업을 중지하고 징계, 해고 등 부당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을 명시했다.

이어 10월 22일, 29일, 11월 3일과 6일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T 구성을 위한 실무협의 등이 이뤄졌다. 이어 11월 7일 08시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T 개최를 위한 공문을 발송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벌어진다. 7일 오후 1시 30분 직영 서비스센터 전체 폐쇄가 일방적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측은 “6일 글로벌 GM에서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를 오더한 뒤 7일 13시 30분 폐쇄가 내려왔다”며 “한국GM 측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의 애프터세일즈 및 정비 서비스 접수를 중단하고 2월 15일부터 운영을 멈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GM 측은 7일 오후 5시경 타임라인상의 절차라고 말했다. 고특위가 직영 서비스센터 직원 포지션 재배치를 위한 과정이기에 직영 서비스센터가 살아있으면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T를 할 이유도, 고특위가 운영될 마땅한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GM 측은 “5월에 발표한 내용의 연장선의 후속조치로 내년 2월 폐쇄가 나온 것이고 타임라인에 맞춰 직원들도 새로운 업무를 맡을 것이고 담당 팀으로 배치되는 것들이 다 같이 진행이 될 것”이라며 “7월에 킥오프 미팅을 했었고 9월에 임단협 마무리 후 노조 입장이 매각 철회였는데 (매각을 안 하기로 하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입장 차가 너무 크다 보니 사측에서는 고용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논의를 하겠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GM 직원들은 입을 모아 반발했다. 18일 현장에 모인 직원들은 “상견례 포함 2차례 만난 게 전부”라며 “전환 배치 협의는 이뤄진 적도 없고 고특위 요청도 온 적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용신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정비사업장의 특수성이 있으니 TFT 정비 미래를 위한 구성을 별도로 노사 간에 합의를 했었으나 한국GM 사측이 이를 무시하고 폐쇄를 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부품 물류지부나 한국GM지부, 정비 등 전환 배치 이야기가 나온 것이 일괄적으로 없다”고 말했다.
20년 일해도 연차도, 월급도 '동결'… 파업도 협박당했다
주요 맥락이었던 하청 이슈도 나왔다. 부품 사업장 GM 세종물류센터는 연간 4000억원~5000억원의 매출을 책임지는 한국GM 핵심 사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업무량과 임금 수준, 인력 충원 통제, 파업 철회 협박 등이다.
이날 노조는 “한국GM 측에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발탁 채용 계획이 있으니 예정된 파업을 철회해야 한다”며 “노동자 고용 불안을 의도적으로 조성하면서도 인력도 노동조건도 원청(한국GM)이 승인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이전까지는 상여금이 600%까지 지급됐었으나 최저 임금 산입 범위 회피를 위한 방안으로 선제적으로 하청업체 도급 계약에 상여금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상여금이 폐지되며 생산수당, 능률수당 등 고정된 수당으로 변경되며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형식적 연 단위 계약에 따라 노동자들의 근속 임금 체계, 연월차 휴가 등이 1년 차로 다시 돌아가는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말했다.
올해는 인력 충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9월 4일 5차 교섭에서 육아휴직자 등 결원자 발생이 있었지만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9월 18일 7차 교섭에서 인원 부족으로 인한 문제 제기를 하자 우진물류에서는 GM과 회의는 하는데 현장 조합원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인식은 하고 있고 물량을 조절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10월 30일과 11월 7일 한국GM 노사협력팀 측에서 상무급이 방문해 지회 면담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하청업체 노사관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던 한국GM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가시화되자 직접 개입에 나섰다.
당시 한국GM LR 총괄책임자 박진호 상무는 “뭐하러 하청과 교섭을 (하느냐) 하청이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우리랑 직접 이야기하면 된다”, “파업을 한다고 하는데 이건 좋지 않고 성의를 표하고 있는데 파업을 하지 말고 기다려주십사”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GM은 곧바로 우진물류로 “당사와의 계약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계약 위반 사항이 지속 발생 시 그에 대한 책임은 귀사에 있다”고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귀사 소속 직원들이 본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선전전 및 파업을 진행했다”며 “도급한 업무를 불이행한 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작업장소 규정에 해당하며 이로 말미암아 영업활동에도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기술했다.
윤 수석부지부장은 “원청인 한국GM은 불법파견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겠다, 파업하면 정규직 전환이 어려워진다며 회유와 협박을 하고 있다”며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내걸 게 아니라 법과 상식에 맞는 기업 윤리와 임금, 노동을 착취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