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테크가 한국의 경제와 산업을 발전에 기여할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푸드테크를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제2의 반도체’로 불릴 정도다. 그렇다면 국내 푸드테크 산업은 현재 어디까지 발전했고,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이코노믹리뷰는 12월 17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식신 사옥에서 한국푸드테크협회 전 회장이자 1세대 푸드테크 기업 ‘식신’을 이끌고 있는 안병익 대표이사를 만나 푸드테크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Q. 인터뷰에 앞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지난 2017년에 한국푸드테크협회를 창립했다. 한국푸드테크협회는 푸드테크 산업을 활성화하고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자는 취지 아래 ‘배달의민족’, ‘바로고’, ‘생각대로’, ‘마켓컬리’, ‘플레이팅’ 등 20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스타트업과 함께 출범했다. 이후 한국푸드테크협회 초대 협회장을 맡았고, 지난해까지는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으로 있었다. 현재는 푸드테크 기업인 ‘식신’을 통해 맛집 정보 서비스와 모바일 식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현재 국내 푸드테크 산업은 어느 정도 발전했나
푸드테크는 본질적으로 식품 산업에 첨단 기술이 접목된 것으로, 식품 산업을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국내 식품 연관 산업이 약 580조원 정도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700조원인데, 국내 식품 산업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하고 거의 비슷한 규모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기존의 식품 산업이 푸드테크 산업으로 변화하면, 국내 푸드테크 산업만 향후 약 60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푸드테크 산업에서는 현재 한국이 가장 앞서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굉장히 앞서있는 배달음식 문화도 푸드테크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또 최근 식당에서 ‘서빙로봇’, ‘테이블오더’, ‘키오스크’를 흔히 볼 수 있다. 전 세계에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에서 이 같은 푸드테크의 도입률이 높다.
Q. 대표적인 푸드테크 사례을 소개한다면
푸드테크는 기본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 식품 생산과 유통, 소비를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고령화와 농축산업 인력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농업의 경우 이제 정부 보조가 없으면 운영조차 어려워졌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대체육, 스마트팜과 같은 푸드테크가 기여하고 있다.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전국에 75만개 식당이 있는데 매우 열악하다. 연간 폐점률이 20%를 넘는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서빙로봇과 같은 푸드테크 사업이 있다.
Q. 최근 뜨고 있는 푸드테크는 무엇이 있나
가짜를 진짜보다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대표적으로 ‘인공 소고기’는 가짜 고기이지만, 지구 환경을 더욱 좋게 하고 인간을 더욱 건강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제로 음료’도 비슷하다. 맛은 똑같지만 실제 설탕은 들어가지 않는다. 서빙 로봇과 테이블오더, 키오스크도 연결점이 있다. 마치 사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로봇과 AI를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가짜지만 진짜보다 더 좋은 것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최근 푸드테크에 녹아들어 있다.

Q. 코로나19 이후 특히 푸드테크가 빠르게 발전했다
코로나19 당시 가장 핵심은 ‘비접촉’이었다. 외식업에서도 그때부터 비대면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두 가지 분야가 떠올랐다. 먼저 배달이 급증했다. 두 번째는 밀키트다. 사람들이 모여서 외식을 할 수 없다 보니 간편식과 밀키트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외에도 무인 키오스크라든가 테이블오더 도입이 급증했다. 식신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식권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구내식당에서 사람이 직접 식권을 넣고 식권을 받았는데, 이젠 비대면으로도 가능해졌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 시기 이후 푸드테크 산업이 크게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Q. 푸드테크 발전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은 없나
테이블오더나 키오스크와 같은 푸드테크 확산으로 취약계층이 생겨났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점포들의 무인화가 가속화되면, 식당에 가도 사람을 마주칠 일이 없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간 소외도 생겨날 것이고,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 푸드테크 이전에도 이미 자동화가 일어나면서 일자리가 없어지는 추세다. 현재는 요리사와 조리사, 영양사가 많지만 향후 기술 발전으로 점점 줄어들 것이다. 농업과 어업, 축산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Q. 푸드테크 산업에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푸드테크처럼 정부가 앞장서고 있는 분야도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같은 경우, 식품산업정책과를 지난해 푸드테크산업정책과로 바꿨다. ‘식품 산업이 곧 푸드테크 산업’이라고 규정한 셈이다. 식약처에서도 식품 산업을 푸드테크 산업이라고 보고, 어떠한 지원이 필요할까 계속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것들이 개선됐다. 예를 들어 정육을 직접 유통하지 않고 이커머스에 중개만 하는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이전에는 냉동이나 냉장 설비를 갖추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현재는 중개만 한다면 냉동 및 냉장 설비가 없어도 되도록 개선됐다. 개선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배양육과 같은 경우 고기가 아닌데 왜 ‘육(肉)’을 사용하느냐는 말도 나온다. 정부가 어떻게 표기를 해야 할까부터 위생과 안전에 대한 규제는 어디까지 규제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그럼에도 더 필요한 제도와 지원이 있다면
이러한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좀 부족한 것 같다. 혁신을 일으키고 변화를 하려면 결국은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진출해야 한다. 스타트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투자다. 하지만 현재 모태펀드 등 정책펀드는 정부에서 조 단위로 조성하는데, 푸드테크는 아직 몇 백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이런 부분에 좀 더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Q. 식신은 어떤 푸드테크 사업을 전개하나
식신은 배달의민족과 비슷한 시기 창업했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에 초점을 맞췄다면, 식신은 레스토랑 중심 맛집 서비스로 시작했다. 맛집 데이터를 현대자동차그룹부터 시작해 하나카드, 티맵, 당근마켓 등 다양한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모델에서 내비게이션을 보면 맛집이 표시되는데, 식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출된다. 모바일 식권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직장인들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간편하게 식사하고, 회사는 식대 관리를 시스템을 통해 편리하게 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식품 산업의 미래는 푸드테크이고, 한국에 절호의 기회가 왔다. 글로벌 중에서는 한국이 가장 빠르게 혁신을 일으키고 푸드테크 산업을 확장시키고 있고, 여기에 더해 K-푸드까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K-푸드에 푸드테크를 결합해 한국의 식품 산업을 반도체와 같은 세계적인 산업으로 육성시키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해 보인다. 따라서 정부와 모든 산업계에서 푸드테크에 관심을 갖고 육성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