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시장의 허리급 주자들이 체급을 키우며 대형 로펌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다. 유력 대형 로펌 출신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더니 이제는 조직의 근간인 지배구조까지 뜯어고쳤다. '부티크'를 넘어 '메이저'로 가겠다는 신호탄이다.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는 최근 법무부 인가를 거쳐 ‘법무법인(유한)’ 체제로 조직 전환을 완료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 31일 관련 등기 절차를 마무리한 데 따른 것으로 창립 이후 가장 큰 폭의 변화다. 통상 로펌 업계에서 일반 법무법인이 '유한' 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개인 변호사의 역량에 의존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조직화된 시스템으로 승부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이번 체제 전환의 핵심은 '신뢰'와 '확장성'이다. 유한 법무법인은 구성원 변호사가 무한 책임을 지는 일반 법무법인과 달리 자본금 규제와 외부 회계 감사 등 엄격한 의무가 부여된다. 대신 의사결정 구조가 명확해지고 대형 사건 수행 시 리스크 분산이 용이해진다. 기업 고객들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회계 투명성과 안정성을 갖추게 됨을 의미한다.
엘케이파트너스는 이러한 하드웨어 변경에 맞춰 소프트웨어인 인적 구성도 대폭 강화했다. 최근 김앤장·세종 등 국내 굴지의 대형 로펌 출신인 안상일 윤선우 정종대 대표변호사를 연이어 영입했다. 맨파워를 보강하고 그들이 맘껏 뛸 수 있는 '유한'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법인 측은 전환과 동시에 홈페이지를 전면 리뉴얼하며 'Next Law Firm of Korea'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기존의 권위적인 로펌 이미지를 탈피하고 법률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다.

배준익 법무법인(유) 엘케이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법인의 유한 전환은 단순한 조직 변경이 아니라 법률 서비스의 품질과 책임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한 기반 마련"이라며 "투명한 경영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통해 ‘Next Law Firm of Korea’라는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번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성을 무기로 한 중견 로펌이 시스템을 정비하고 대형화를 추진할 때 시장 판도가 어떻게 흔들릴지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