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검색 포털의 한구석에서 시작된 서비스가 한국의 콘텐츠 지형을 바꿨다. '웹툰'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부터 글로벌 증시 나스닥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20년의 시간을 네이버웹툰이 대표 작가들의 펜끝으로 되짚는다.
네이버웹툰은 한국 서비스 오픈 20주년을 맞아 1세대 레전드 작가들과 함께하는 '20주년 명작 극장'을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축전이 아니다. <마음의소리> 조석 작가와 <기자매> 범배 작가가 참여해 지난 20년간 독자들을 울고 웃게 했던 네이버웹툰의 역사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다.
23일 밤 첫 공개된 범배 작가의 에피소드는 20주년 파티 초대장이 잘못 전달됐다는 엉뚱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이 작은 소동을 계기로 <유미의 세포들> <이말년 서유기> <여신강림> <외모지상주의> 등 시대를 풍미한 10개 인기작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조석 작가는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로 네이버웹툰의 연대기를 재해석한다. <노블레스> <신의 탑> <패션왕> 등 굵직한 작품들의 명장면이 조석의 화풍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는 웹툰이 하위 문화에서 주류 콘텐츠로 부상하는 과정을 함께한 팬들에게 강렬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조석 작가는 "20년 동안 네이버웹툰에서 함께해온 수많은 작품을 떠올리니 그 시절 독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며 창작 생태계를 만들어온 플랫폼과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네이버웹툰의 지난 20년은 '시스템의 승리'로 요약된다. 2006년 도입한 '도전만화'는 누구나 만화를 그려 올릴 수 있는 등용문이 되어 기안84, 박태준 같은 스타 작가를 배출했다. 2013년 도입한 PPS(Partners Profit Share) 프로그램은 유료 판매와 광고, IP 비즈니스를 결합해 작가들이 창작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이러한 시스템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이식됐다. 2014년 영어 서비스를 시작하며 도입한 '캔버스'는 북미 현지 창작자들을 생태계로 끌어들였다. 서울대와 충남대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이 창출한 한국 경제 파급효과는 2023년 한 해에만 4조3522억원에 달한다.
올해 6월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은 이러한 성장세의 정점이었다. 최근에는 월트디즈니, 워너 브러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 공룡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지적재산권(IP) 비즈니스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채유기 네이버웹툰 한국 서비스 부사장은 "이번 작품이 모두에게 지난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며 12월에 추가 공개될 감사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기념 웹툰은 매주 월 화 금 일요일 주 4회 연재되며 총 22화 분량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웹툰이라는 장르를 산업으로 키워낸 네이버웹툰이 성년(20주년)을 맞아 다음 20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