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공룡이 한국의 가장 전통적인 골목길로 파고든다. 최첨단 호출 앱으로 가장 아날로그적인 운송 수단인 인력거를 부르는 이질적인 풍경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관광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려는 우버의 계산된 움직임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스마트폰에 깔린 우버 앱을 무기로 오프라인 경험을 연결해 플랫폼 충성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버 택시는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북촌에서 ‘우버 택시 인력거’를 활용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경북 경주에서 운영했던 인력거 투어의 서울 버전이다. 당시 경주의 주요 명소를 도는 코스와 무료 이용 혜택으로 호응을 얻었던 모델을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북촌으로 이식했다.
코스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시작해 사간동 골목과 윤보선 가옥 그리고 K드라마길과 감고당길을 거쳐 종친부와 광화문으로 이어진다. 도심 속에서 한국의 전통과 멋을 만끽할 수 있는 동선이다. 숙련된 인력거꾼이 도슨트가 되어 주요 거점을 설명하고 기념 촬영 서비스도 제공한다.
운행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이용 방법은 온오프라인을 연계했다. 우버 택시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예약 링크를 통하거나 광화문 인근에서 직접 우버 앱을 켜고 인력거를 호출하면 된다. 탑승 당일 현장에서 우버 앱 다운로드를 인증하면 비용은 무료다.
업계는 이번 행보를 두고 우버가 ‘이동 수단’을 넘어 ‘여행 경험’을 파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버는 전 세계 70여개국 1만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되는 글로벌 앱이다. 방한 외국인은 별도의 앱 설치나 가입 없이 본국에서 쓰던 우버 앱을 그대로 한국에서 켤 수 있다. 자동 번역 기능으로 언어 장벽도 없다. 이 강력한 호환성을 무기로 국내 관광지와 이동 수단을 결합해 카카오T 등 토종 플랫폼이 장악한 시장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다.

특히 북촌이라는 상징적인 장소를 택한 것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이기 때문이다. 앱으로 인력거를 부르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택시 호출까지 유도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다. 이는 에어비앤비가 숙박을 넘어 현지 투어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여행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앱 전략을 펼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우버 택시 관계자는 “우버 택시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여러 아름다운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보다 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경주에 이어 서울 북촌에서도 우버 택시 인력거를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관광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채로운 서비스와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 택시는 이번 투어를 기념해 신규 고객 유치에도 나선다. 인력거에 부착된 QR코드나 앱 내 프로모션 코드를 통해 최대 1만원(5000원 2매) 상당의 탑승 혜택을 제공한다. SNS 인증샷 이벤트에 참여하면 현장에서 1만원권 쿠폰을 추가로 지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