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이나 스마트폰 없이 맨얼굴로 물건을 사는 페이스(Face) 결제 시대가 본격화됐다. 토스가 얼굴결제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세를 불리는 가운데 네이버페이가 안면인식 기능을 탑재한 오프라인 전용 단말기를 내놓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하드웨어 보급 대신 기존 QR결제에 집중하는 등 빅테크 기업 간 오프라인 결제 시장 공략법이 엇갈리고 있다.
19일 토스는 얼굴결제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얼굴 인식 기반 결제 서비스 ‘페이스페이’의 누적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3월 편의점 등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지 8개월, 9월 정식 출시 이후 두 달여 만에 거둔 성과다.
토스에 따르면 정식 출시 이후 하루 평균 8200명이 신규 가입했으며 이는 약 10초마다 1명씩 늘어난 셈이다. 실제 사용률도 높다. 서울 지역 가맹점의 경우 79%에서 실제 결제가 발생했고 특히 카페 업종에서는 사용률이 95%에 달했다. 토스는 보안성을 강조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편의성과 신속성뿐 아니라 토스가 그동안 보안에 집중해온 부분에 대한 신뢰가 페이스페이 확산의 기반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용자가 일상에서 결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사용처와 기능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 ‘엔(N)페이 커넥트’를 18일 정식 출시했다. 이 단말기는 네이버페이 앱에 얼굴을 등록하면 스마트폰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페이스사인’ 기능을 지원한다. 시중의 일반 신용카드와 삼성페이, QR코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모든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페이는 이번 단말기 출시를 통해 온라인의 강점을 오프라인으로 이식한다는 전략이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결제 후 영수증을 찍어 리뷰를 올리거나 별도로 멤버십을 적립해야 했지만 커넥트를 이용하면 결제와 동시에 포인트 적립, 리뷰 작성, 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기존 포스(POS) 기기를 교체할 필요 없이 커넥트 단말기만 연결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이향철 네이버페이 페이서비스 책임리더는 “오프라인 가맹점은 커넥트로 네이버검색이나 지도를 활용해 고객과의 연결을 확대할 수 있다”며 “가맹점에 커넥트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문객 대상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고객관리(CRM)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페이가 얼굴결제 시장에 진출하며 오프라인 업체와 위험한 동행을 시도한 것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토스와 협력하던 오프라인 얼굴 결제 단말기 협력사가 네이버페이와 손을 잡는 과정에서 그 배후에 네이버페이가 있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페이는 이 싸움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 문제가 핀테크 업계에서 가장 주요한 신뢰 및 도덕성과 관련이 있기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와 토스가 하드웨어 보급을 통해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는 것과 달리 카카오페이는 ‘무(無)단말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단말기 공급 비용과 유지 보수 부담을 안기보다 모바일 중심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박정호 카카오페이 서비스 총괄 리더는 지난 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페이는 하드웨어 없이 디지털 채널에 집중하겠다”며 단말기 보급 경쟁에 선을 그었다. 오프라인 단말기 도입을 통한 단순 결제 수수료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안면인식 결제 시장이 편의점을 넘어 면세점, 대형 유통매장으로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면세점 등도 최근 얼굴결제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다만 생체 정보를 활용하는 만큼 딥페이크(AI 기반 이미지 합성) 등을 악용한 보안 위협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얼굴 결제는 소비자의 쇼핑 편의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혁신적이지만 생체 정보 특성상 얼마나 높은 수준의 보안성을 확보하느냐가 확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