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운영체제인 윈도우를 AI 에이전트 구동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격상시켰다. 인간을 위한 OS를 넘어 AI 에이전트가 상주하고 작업하는 공간으로 윈도우의 정의를 확장한 것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을 위한 저가형 코파일럿 요금제를 내놓으며 AI 대중화에도 속도를 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8일(현지시간) 이그나이트 2025 행사에서 '윈도우 365 포 에이전트(Windows 365 for Agents)'를 공개했다. 이는 AI 에이전트가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PC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의 윈도우가 사람의 입력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환경이었다면 윈도우 365 포 에이전트는 에이전트가 24시간 상주하며 업무를 처리하는 가상의 작업 공간이다. MS는 이를 통해 조직이 엔터프라이즈급 에이전트를 생성하고 배포하며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내에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마누스 AI, 펠로우, 젠스파크 등 선도적인 에이전트 개발사들이 해당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했다. 마누스 AI의 경우 윈도우 365를 활용해 일반 AI 에이전트에게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 사용자가 어디서든 지능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윈도우 작업 표시줄의 역할도 강화됐다. 이제 작업 표시줄에서 '리서처(Researcher)'와 같은 에이전트를 즉시 실행하고 호출하거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코파일럿 모드를 활성화하면 엣지 브라우저는 기업용 보안이 적용된 AI 브라우저로 전환된다.

보안 분야에서도 AI 에이전트의 역할이 커졌다. MS는 마이크로소프트 디펜더, 엔트라, 인튠, 퍼뷰 등 보안 솔루션 전반에 걸쳐 12개의 새로운 '시큐리티 코파일럿 에이전트'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보안팀의 일상 업무에 통합되어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MS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E5 라이선스를 보유한 모든 고객에게 시큐리티 코파일럿 기능을 기본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E5 고객은 매월 유료 좌석 1000개당 400개의 보안 컴퓨팅 유닛(SCU)을 제공받게 된다. 이는 별도 구매해야 했던 보안 AI 기능을 주력 라이선스에 포함시켜 기업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 조치다.

중소기업(SMB)을 겨냥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도 발표됐다. MS는 직원 수 300명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비즈니스'를 공개했다. 오는 12월부터 제공되는 이 서비스의 가격은 사용자당 월 21달러로 책정됐다. 기존 엔터프라이즈 버전 대비 가격 부담을 낮춰 소규모 조직도 AI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사진=MS
사진=MS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을 위한 '에이전트 365' 플랫폼의 세부 기능도 공개됐다. 에이전트 365는 레지스트리 기능을 통해 조직 내 모든 에이전트의 현황을 파악하고, 액세스 제어를 통해 에이전트가 필요한 리소스에만 접근하도록 제한한다. 또한 시각화 대시보드를 통해 사람과 에이전트, 데이터 간의 연결 고리를 한눈에 보여준다.

자레드 스파타로 CMO는 "에이전트 365는 인텔리전스, 보안, 거버넌스를 통합해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트 기능을 제공한다"며 "코파일럿 스튜디오뿐 아니라 오픈소스나 타사 플랫폼에서 만든 에이전트까지 아우르는 개방형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OS부터 보안, 생산성 도구, 관리 플랫폼에 이르는 전방위적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완성하게 됐다. MS는 "모든 조직이 AI를 활용해 프론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그나이트 2025는 오는 21일까지 4일간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