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디에고 퀄컴 본사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아키텍처 딥다이브 2025 행사 랩투어에서 퀄컴의 차세대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이 베일을 벗었다. PC와 모바일 시장을 석권한 스냅드래곤의 기술력을 산업 현장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브랜드 '드래곤윙(DragonWing)'의 핵심 제품, IQ-X가 그 주인공이다.

현장 시연을 이끈 아난드 벤카테산(Anand Venkatesan) 퀄컴 제품 관리 시니어 디렉터는 13일 공식 발표에 앞서 IQ-X를 전격 공개하며 "IQ-X는 스냅드래곤 X 엘리트의 산업용 등급 버전으로, 세 가지 독특한 기술적 차별점을 결합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PU 측면에서는 최대 3.4GHz로 작동하는 오라이온(Oryon) CPU를 탑재해 동급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며 모든 제품군에서 45 TOPS(초당 45조 회 연산)의 균일하고 강력한 AI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 현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이더캣(EtherCAT)을 통해 실시간 이더넷 프로토콜을 네이티브로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퀄컴이 이날 선보인 데모는 벤카테산 디렉터가 언급한 세 가지 핵심 기능이 하나의 솔루션으로 통합되어 작동하는 모습을 증명했다.

벤카테산 디렉터는 "오늘 보여드리는 데모는 IQ-X 위에서 산업 표준 PLC(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 솔루션인 '코드시스(CODESYS)' 런타임이 실행되어 컨베이어 벨트를 제어하고, 동시에 이송되는 PCB(인쇄 회로 기판)의 결함을 실시간으로 스캔하는 구조"라고 소개했다.

시연을 맡은 엔지니어는 이 시스템의 호환성을 강조했다. 그는 "바슬러(Basler)의 산업용 카메라, 백오프(Beckhoff)의 표준 모션 컨트롤러와 모터 드라이브 등 업계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는 오프더셸프(off-the-shelf, 기성품) 구성 요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라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장비 교체 없이 즉각적인 적용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기존 산업 현장에서는 공정 제어를 위한 실시간 PLC 시스템과, AI 비전 검사 등을 위한 별도의 고성능 MPU/PC가 각각 필요했다. 그러나 이번 시연은 두 개의 모터를 동시에 구동하는 실시간 공정 자동화와, YOLO v11 모델 기반의 AI 시각 검사를 하나의 단일 솔루션(a single solution)으로 결합해 냈다.

실제로 시연대 위의 컨베이어 벨트가 회전하자 카메라가 PCB를 촬영했고, 화면에는 부품이 잘못 장착되거나 회전되어 있는 결함, 혹은 부품이 아예 누락된 위치가 실시간으로 포착됐다.

벤카테산 디렉터는 "이것은 NPU 추론과 실시간 제어가 한 기기에서 모두 가능한 통합형 솔루션"이라며 "고객들은 이제 두 개의 다른 솔루션을 사용하는 대신, 이 둘을 하나로 결합해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나아가 IQ-X의 산업 현장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개방성과 유연성을 확보했다. 벤카테산 디렉터는 "IQ-X는 업계에서 매우 인기 있는 표준화된 모듈 폼팩터인 COM Express로 제공된다"라며 "어떤 COM Express 캐리어 보드에도 IQX-L이나 IQX-E 모듈을 바로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열악한 환경을 위해 SoC(시스템온칩)와 BMIC, DDR 메모리 등을 통합한 산업 등급의 'SIP(System-in-Package) 모듈'도 함께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성도 주목된다. 벤카테산 디렉터는 "현재는 욜로(YOLO) 모델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만 향후 퀄컴 AI 소프트웨어 스택을 통해 최적화를 지원할 것"이라며 "조만간 우분투(Ubuntu) 이미지가 출시될 예정이며 실시간 작업을 위한 리눅스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최진홍 기자
사진=최진홍 기자

한편 퀄컴은 랩투어 시연 직후인 13일(현지시간) '드래곤윙 IQ-X 시리즈'의 공식 출시를 발표하며 산업용 PC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IQ-X는 4나노 공정 기술 기반의 맞춤형 오라이온 CPU(8~12코어)를 탑재했으며, 특히 영하 40도에서 영상 105도에 이르는 광범위한 산업 등급 온도 범위를 지원해 혹독한 작동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이번 시리즈는 퀄컴 프로세서 최초로 '윈도우 11 IoT 엔터프라이즈 LTSC(장기 서비스 채널)' 운영체제를 공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 매뉴팩처링 현장에서 PLC, 고급 HMI(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엣지 컨트롤러 등 다양한 장비의 지능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나쿨 두갈(Nakul Duggal) 퀄컴 자동차 및 산업·임베디드 IoT 그룹 총괄 매니저는 "드래곤윙 IQ-X 시리즈를 통해 퀄컴 오라이온 CPU의 동급 최고 성능을 산업용 PC의 핵심에 도입했다"며 "더 스마트한 공장과 현장에서 더 유능하고 빠른 엣지 컨트롤러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어드밴텍(Advantech), 콘가텍(congatec), 콘트론(Kontron) 등 주요 산업용 OEM 업체들이 IQ-X 플랫폼을 최초로 채택했으며, 관련 상용 기기는 향후 몇 달 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