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오랜 도전과 콘셉트카 끝에 도전의 꽃망울을 피운다. 주황빛으로 새롭게 피어난 GV60이 11월 용암처럼 전 세계에 흘러내린다.

21일 제네시스는 GV60 마그마를 글로벌 공식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한국과 프랑스 현지 발표를 포함한 전 세계 동시 공개다.

최대 650마력에 달하는 고성능 전기 SUV로 기존 아이오닉 5N, 아이오닉 6N과는 또 다른 느낌을 내는 GV60 마그마다. 동시에 전기차이기에 포기해야 하는 줄 알았던 엔진 배기음 측면에서는 남양연구소에서 제네시스를 위해 연구 중인 내연기관 사운드를 담아 즐거운 고속 주행을 한껏 도왔다.

제네시스만의 문법으로 쓴 ‘고성능 차’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

GV60 마그마는 럭셔리의 출발점이다. 지난 수년간 GV80, G80, 엑스 그랜드 등의 콘셉트카들이 마그마 콘셉트로 등장했으나 실제 마그마 트림은 처음이다. 운전자의 자신감을 높이는 혁신적인 운전 경험을 선사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주행을 부여한다.

틸 바텐베르크 제네시스 상무는 “젊고 역동적이면서 민첩하고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GV60 마그마를 통해 보이면서도 균형 컨트롤에 중심을 뒀다”며 “다른 고성능 모델이 파워풀한 출력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제네시스만의 럭셔리 고성능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운전이 힘든 게 아니라 편안하고 즐겁도록 하는 현대차그룹 특유의 분위기를 살린 것이다. 동시에 차분하고 절제돼 있으면서도 강력하고 강렬한 열정이 담긴 ‘마그마’라는 느낌을 차량이 표현하도록 설계했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

우선 공력 성능과 주행 안정성, 브레이크다. 후륜 모터가 최대 출력(650마력)에 도달한 후 지속성까지 강화해 부스트 모드 지속 시간, 최고 속도 264km/h, 0~100km/h(제로백) 3.4초, 0~200km/h 10.9초 등 다양한 한계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도록 제작됐다.

또 GV60 마그마 전용으로 스티어링 휠 8시 방향에 있는 MAGMA를 누르면 GT모드, 스프린트 모드, 마이모드로 진입이 가능하며 5시에 있는 BOOST를 누르면 15초 동안 부스트 모드가 가능하다.

GV60 마그마 차량 개발을 담당한 제네시스 상품1팀 조희진 매니저는 “GT모드는 고속 항속 주행 환경에서 충분한 동력 성능을 내는 동시에 안락함과 전기 효율을 낼 수 있는 모드이고, 스프린트 모드는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모드로 차체 구동 제어에 관련 있는 ESC를 제외한 모든 주행 영역이 최고 수치로 세팅된다”며 “부스트 모드는 최대 15초 동안 토크 출력이 증가돼 가속과 추월 성능을 극대화하는 고성능 특허 기능”이라고 말했다.

차량 안정감을 위해 서스펜션 튜닝과 롤 센터를 하향해 최상의 지오메트리를 설정했고, 고속 코너 주행 시 안정적으로 그립을 유지하도록 설계해 코너를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

4개의 차고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내장형 고급 ECS를 적용해 과속 방지턱 등 큰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도 EoT(엔드 오브 트래블) 제어 시스템으로 편안한 승차감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했다. 브레이크는 앞바퀴에 마그마 전용 21인치 대용량 모노블록 브레이크를 적용해 제동거리를 단축시켰고, 뒷바퀴에는 고마찰 GG등급 마찰제를 적용해 제동음을 고급감 있게 구현했다.

혹한·혹서 완벽 검증… 배터리 온도 자동 조절 ‘HPBC’ 기술도 함께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스웨덴 아리에플로그를 시작으로 미국, 뉴질랜드 등에서 GV60 마그마를 대상으로 혹서와 혹한을 오가는 주행 평가를 통해 최상의 승차감을 구현해냈다.

제네시스는 스웨덴에서 GV60 마그마의 발진 성능 시험과 샤시 제어 개발을 위한 주행 평가를 진행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에서는 혹서기 주행 평가를 통해 고온에서의 출력 및 과열 보호, 냉각 성능 등을 시험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해발 1500m의 험준한 산악지역에 위치한 뉴질랜드 SHPG에서는 혹한기 주행 평가를 진행하며 한계 주행 조건에서의 구동 안정성, 강력한 제동 성능과 민첩한 선회 성능을 확인했다.

남양연구소를 넘어 혹독한 실험을 거친 덕분일까. 제네시스는 모드에 따라 배터리 온도 조절도 가능하다. ‘하이 퍼포먼스 배터리 컨디셔닝(HPBC, High Performance Battery Conditioning)’ 기술이다. 조 매니저는 “버스트(Burst) 모드에서는 목표 배터리 온도를 30~40도로 두고, 레이스 모드에서는 배터리 온도를 20~30도로 둔다”며 “레이스 모드는 마그마 스프린트 모드 진입 시 자동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남양연구소에서 제네시스 연구진이 개발 중이던 ‘소리’도 체험할 수 있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엔진이 없기 때문에 매우 조용하다. 조용한 내부 혹은 전기차 사운드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연기관에 익숙하거나 인공 사운드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 호불호가 갈린다. 다만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2035 NDC를 강하게 설정한 만큼 GV60 마그마 같은 전기차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에서도 내연기관 소리를 연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

지난 13일 정차된 환경에서 악셀을 최대치로 밟아본 GV60 마그마는 6기통 엔진 차량 혹은 8단 기어와 9000RPM에 가까운 내연기관차와 똑같은 소리를 냈다. 해당 기능은 이용자가 옵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색상은 오렌지를 포함해 다양한 색깔을 향후 고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이드미러는 운전석 문에 있는 사이드미러 조절 휠을 돌려 왼쪽과 오른쪽을 조절할 수 있는 구조다이며 변속기어 변경 방법은 회전식이다.

차량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GV60의 가격이 후륜구동 6490만원부터, 사륜구동 6851만원부터인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텐베르크 상무는 “럭셔리 고성능 차량을 새롭게 재정의하는 것으로 세련된 감성과 성능을 제네시스와 결합해 나갈 것”이라며 “운전자들에게 어떤 차와도 비교가 어려운 힘을 결합한 특별한 운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사진=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