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에 관한 세상의 모든 지식 | 세계김치연구소 지음, 콘텐츠하다 펴냄.
김치에 관한 세상의 모든 지식 | 세계김치연구소 지음, 콘텐츠하다 펴냄.

<김치에 관한 세상의 모든 지식> 세계김치연구소 지음, 콘텐츠하다 펴냄.

조상들의 지혜로 탄생한 김치. 어릴 적부터 우리의 식탁을 지켜온 김치는 ‘가장 한국적인 맛’이자, 이제는 세계적인 맛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는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우리는 김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른다. 그런데 이 책 한 권이면 김치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김치를 과학적, 문화적, 영양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김치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와 김치 산업의 현황까지 다룬다. 세계김치연구소가 책에서 다룬 김치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소개한다.

▲ 김장독 모양, 지역마다 다르다

김장독은 온도와 습도에 따라 지역마다 모양이 달랐다. 김치의 발효 속도에 날씨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의 김장독은 입구가 넓고 키가 크며 비교적 날씬한 형태를 띤다. 반면 일조량이 많고 다양한 양념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전라도 지역의 김장독은 입구가 좁고 배가 불룩하며 크기가 크다. 북쪽의 추운 지역에서는 국물이 많은 김치를 담그기 때문에, 입구가 넓고 옆으로 퍼진 낮은 형태의 김장독이 주로 사용된다.

▲ 김치냉장고, 1970년대에 시작됐다

김치냉장고의 역사는 1978년 발명가 전준열 선생이 문을 여닫아도 공기가 순환하지 않는 냉장고 구조를 고안하면서 시작되었다. 같은 해 신종규 선생이 상하 개폐식 문을 설계했다. 1989년에는 서울대학교 전재근 교수가 ‘김치냉장고의 발효 및 저장 기능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포 발생량으로 김치의 숙성 정도를 파악해 냉장고의 온도를 제어하는 김치냉장고의 핵심 기술을 만들어 낸 것이다.

▲ 김치가 다른 나라 채소 절임과 다른 점은?

‘채소 절임’은 사계절이 있어 오랜 기간 식품을 저장해야 하는 기후대의 농경 문화권 국가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식문화다. 보통 절임액에 채소를 절여 먹는다. 그런데 김치는 절인 채소를 세척하고 물기를 제거한 후에 다시 양념을 더함으로써 발효를 극대화했다. 타국의 채소 절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음식 문화다. 그 결과 단순 절임 식품에선 맛볼 수 없는 다양한 발효미가 가미됐다. 

▲ 김치의 상품화, 조선시대부터 시작됐다

상품 김치의 역사는 무척 짧을 것 같지만, 사실 김치를 사고팔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청나라를 다녀온 김창업의 기행문 ‘연행일기燕行日記’에는 “우리나라에서 귀화한 노파가 그곳에서 김치를 만들어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노파가 만든 동치미 맛이 한양의 동치미 맛과 같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인의 후예였던 노파가 청나라에 사신으로 간 일행에게 김치를 판매한 것이다.

▲ 김치종균이 상품이다

김치종균을 이용하면 김치의 발효 과정을 조절할 수 있다. 자연 발효에 관여하는 여러 유산균 가운데 발효 특성(맛, 품질 유지 기한 연장 등)이 우수한 균을 골라 종균으로 개발한 뒤 김치에 넣으면 된다. 김치종균은 다른 유산균들이 활약하기 전에 미생물 환경을 선점하고 발효를 주도하여 김치의 발효 패턴을 안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