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의 최대 역설은 AI가 인류의 난제인 기후변화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동시에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양의 물을 소비하는 ‘물 먹는 하마’라는 점이다. 이 딜레마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직접 나섰다. 자사의 물 사용량 감축을 넘어 AI 기술로 전 세계 물 문제를 해결하고 관련 산업 표준까지 주도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AWS는 2일 수자원환경연맹(WEF)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워터센터 등 세계적인 물 전문 기관들과 함께 ‘워터-AI 넥서스 센터’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이 센터는 AI 인프라의 물 사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Water for AI’와 AI 기술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AI for Water’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
이번 센터 설립은 AWS의 물 관리 전략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지금까지 AWS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물 소비에 대한 비판에 대응해 사용한 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프로젝트에 주력해왔다. 최근 AWS가 경기도 이천에 6만㎥ 규모의 저수지를 복원한 것도 같은 맥락의 방어적 활동이었다.

‘워터-AI 넥서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데이터센터 업계 전반에 적용될 물 사용 표준과 모범 사례를 직접 수립하고 AI를 활용한 수자원 관리 솔루션 개발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비판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물 관리 분야의 ‘게임의 룰’을 직접 만들고 새로운 사업 기회까지 창출하려는 공격적인 전략이다. AWS는 이미 센터 설립과 함께 ‘데이터 센터의 지속 가능한 물 사용 원칙’ 보고서를 공개하며 표준 선점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보 슐츠 AWS 워터 총괄은 “우리는 책임 있는 혁신이란 우리의 물 발자국을 줄이는 동시에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번 엑설런스 센터 창립 멤버로서의 참여는 아마존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이 함께 물 관리 혁신을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카터 WEF 회장은 “워터-AI 넥서스 센터는 물 전문가와 AI 전문가를 연결해 양 산업과 지역사회 모두에 도움이 되는 혁신적 해법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