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0대 건설사가 올해 3분기까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액이 3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실적보다 39% 늘어난 수준이다. 연말까지 대형 사업지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상위 10곳(시공능력평가 기준)의 1~9월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38조71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27조8702억원)보다 38.9%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까지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린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누적 수주액은 8조6878억원이다. 현대건설은 3월 부산 연산5구역(7656억원)을 시작으로 ▲수원 구운1구역(3123억원) ▲장위9구역(3502억원)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면목7구역 재개발(2919억원)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원) 등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대형 사업지 두 곳을 연이어 수주하며 삼성물산을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지난달 27일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2조7489억원)을 수주했다. 같은 날 포스코이앤씨와 컨소시엄을 이뤄 전주시 전라중교 일원 재개발 사업도 따냈다. 전체 예상 공사비는 약 7332억원이며 이중 현대건설 계약 금액은 4033억원이다.
삼성물산은 7조5501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6억원)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등을 잇달아 확보했다. 삼성물산도 지난달 27일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 재개발(총 9346억원, 삼성물산 지분 4673억원)을 수주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업계 첫 ‘10조 클럽’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최고 기록은 2022년 현대건설의 9조3395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이달 27일 3차 입찰을 마감하는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수주도 유력한 상황이다. 장위15구역은 장위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장으로 공사비는 1조4663억원이다. 현대건설은 두 차례 입찰에 모두 단독으로 참여했다. 현대건설이 수주에 성공하면 누적 수주액은 약 10조1541억원으로 늘어난다.
삼성물산은 공사비 7721억원 규모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수주가 유력하다. 두 차례 삼성물산 단독 응찰로 유찰되면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스코이앤씨(5조3601억원)와 GS건설(5조1440억원)은 ‘5조 클럽’에 올랐다. 두 회사의 격차는 약 2000억원이다. 이어 롯데건설(2조9521억원), DL이앤씨(2조6830억원)이 2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1조8717억원, SK에코플랜트는 6793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증가한 이유로는 발주 물량 자체가 늘어난 점이 꼽힌다. 특히 수도권에서 1조원 이상 규모의 정비사업지가 다수 나오면서 이를 수주한 건설사들의 실적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대형 사업지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어 수주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역대 최대 실적인 2022년(42조936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여의도 대교, 장위 15구역, 성수 1, 2지구 등 대형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이 예고돼 있다"며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와 더불어 정비사업 사업성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으로 조합원들의 정비사업 추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