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의 주최로 2025 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막을 열었다. 국내외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소재,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다각도로 책임지는 기업·기관이 기술력을 선보이는 장이 마련됐다. 그 중에서도 색다르고 향후가 기대됐던 부분을 꼽아 봤다.
무안경 3D 현실화한 칼리버스…디스플레이에 심어진 AI

3D 영상이라면 다들 한 번 쯤은 영화관이나 체험 공간에서 썬글라스 같은 안경을 쓰고 봤던 경험이 있을 거다.
하지만 이제는 안경 없이, 내가 소유한 디바이스 액정에 필름만 붙이고도 모든 사진과 영상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날 전시회에서 칼리버스는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3D 전환 기술을 선보였다.
칼리버스가 자체 제작한 액정 필름을 디바이스 액정에 붙이고, 애플리케이션 하나만 다운 받으면 콘텐츠를 3D로 시청할 수 있다. 액정 필름은 편광 필름이며 강화유리로 제작됐다.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인공지능(AI)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칼리버스 관계자는 “편광필름과 소프트웨어만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영상과 이미지를 3D로 만나보실 수 있다”며 “개인이 소유한 사진이나 영상 등 앱을 통해 실행하는 콘텐츠는 전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아이폰 16 pro 제품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처음에는 3D 안경을 쓰기 전처럼 약간은 흐릿하면서도 어지러운 기분이 들다가도 금방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당장 내 눈 앞에 나타날 것 같은 정도의 입체감은 아니었으며, 메인 피사체만 3D화 돼 뒷 배경은 여전히 흐릿했다.

AI 기반 소프트웨어의 역할은 디바이스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얼굴을 캡처하고 움직임을 읽는 것이다. 시청자의 헤드 무브먼트(Head-movement)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변하는 시선 각도에 맞춰 영상 및 이미지를 3D로 제공한다.
디바이스 적용 범위는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 랩탑 등 최대 110인치 크기까지 확장 적용을 마친 상태다.
칼리버스는 롯데그룹 IT 계열사인 롯데이노베이트가 개발한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언리얼 엔진 기반의 고화질 3D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초실감형 그래픽을 제공하는 회사다.
이번 기술을 출시하게 된 계기 관련 칼리버스 관계자는 “최근 AI 열풍에 힘입어 몰입형 차세대 플랫폼을 만들고자 고객들이 가상현실처럼 느끼게 하도록 디스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칼리버스는 기존 주력 사업인 메타버스 역시 사실적 그래픽 바탕으로 실제 전시나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차세대 메타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장 관계자는 “최근 AI에 이어 메타버스 주목도도 같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칼리버스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눈이 열리는 투명 LED…동우화인켐, 4피치 G-TLD 선봬

투명한 화면 위, 공간의 개방감을 온전히 느끼면서도 다양한 영상 표현을 엿볼 수 있는 투명 LED도 시선을 끌었다.
디스플레이 소재인 편광필름, 컬러필터, 터치 센서 등을 생산하던 동우화인켐은 이번 전시에서 투명 LED인 ‘G-TLD’를 선보이며 신규 사업 영역 개척에 나섰다.
G-TLD는 내부 유리와 유리 사이 레진 층에 LED를 촘촘히 넣은 글라스 투명 LED다. 강화유리로 마감해 웬만큼 발로 차는 정도의 충격까지는 흡수가 가능하다.
동우화인켐 관계자는 “만일 깨지더라도 유리조각들이 튀지 않는 선”이라며 “파손된 상부 글라스를 떼 낸 뒤 마감만 하면 금방 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까이서 봤을 때 눈이 많이 부시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 옥외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최대 휘도를 7000니트까지 올려 밝게 적용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전시장 내부에선 최대한 뒤에서 관람해 보는 것을 추천해 주기도 했다.

투명 LED 픽셀 피치는 4mm까지 줄였다. 동우화인켐 관계자는 “국내 글라스 투명 LED에 4피치를 적용시킨 건 유일하다”고 말했다.
LED 픽셀 피치는 한 픽셀의 중심과 다음 픽셀 중심 사이의 공간 측정 값으로 밀도의 정도를 나타낸다. 픽셀 피치가 낮을 수록 이미지가 더 명확해져 가까이 다가가도 해상도가 덜 깨진다는 의미다.
기존 픽셀 입자들이 돋보이던 LED와 달리 가까이서 봐도 영상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다는 점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인지 멀리서 볼수록 ‘유리’라는 투명감은 덜한 듯했다.
현재 G-TLD는 이날 행사가 열린 코엑스 일부 매장, 경기 고양시 킨텍스, 그리고 서울 강남 LED 버스 등 국내 주요 공간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에는 가정용 투명 LED 제품 출시에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우화인켐 관계자는 “아직은 국내에도 중국산 제품 비중이 많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동우화인켐은 품질 검사만큼은 자신할 수 있고 시장과 당사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