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관세율을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국가별 관세율을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약가를 낮추기 위해 OECD 최혜국 약가(MFN) 인하 등 다양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약가가 미국 약가의 25.5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에 비해 전문의약품 약가가 277.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국가보다 약 2.78배 높다는 의미다. 

협회는 미국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Rand Corporation이 분석한 미국·OECD 국가 간 전문의약품 약가 비교 자료를 통해 각 국가별 약가 수준을 분석했다. OECD 국가 중에서 미국을 비롯해 33개 국가가 포함됐으며, 사용된 약가와 물량 출처는 IQVIA MIDAS 데이터다.

세부적으로 보면 미국은 OECD 32개국에 비해 전문의약품 약가가 277.59%, 즉 약 2.78배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브랜드의약품의 경우 422%, 미국 매출 상위 60품목은 504%, 바이오의약품은 359%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바이오를 제외한 제네릭의약품은 OECD 32개국 약가의 67% 수준으로 낮았다.

나라별로 보면 미국의 약가는 일본에 비해 3.5배 높았으며, 독일과 프랑스, 영국과 비교해도 2.9배, 3.3배, 2.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대비 미국의 약가는 3.9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약가가 미국의 25.57%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과 미국의 약가를 세부적으로 비교해보면, 브랜드의약품의 경우 미국이 7배 높았으며, 미국 매출 상위 60품목은 8.4배, 바이오의약품은 5.7배 높았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해 보면 한국의 약가는 미국에 비해 브랜드의약품은 14.24%, 미국 매출상위 60품목은 11.94%, 바이오의약품은 17.48%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약가 인가 인하 정책에 나서며 다국적 제약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17개 주요 제약사에 약가 인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미국 의약품 가격을 국제 기준 수준으로 낮추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한을 받은 총 17개 제약사는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화이자, EMD세노로, 길리어드, 노바티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베링거인겔하임, 애브비, 존슨앤드존슨, 제넨테크,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리제네론, 머크, GSK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미국 소비자가 같은 약을 해외보다 세 배나 비싸게 내는 구조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9월29일까지 구체적인 약가 인하 조치를 요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메디케이드 가입자에 타 선진국에서 제공되고 있는 가장 낮은 가격으로 의약품을 적용할 것 ▲신약 출시 시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용으로 최혜국 약가를 적용할 것 ▲해외 수익분을 미국 환자나 납세자에 환원할 것 ▲중간업자를 배제하고 의약품을 직접 판매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 5월 최혜국 대우 약가 인하 행정명령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제약회사들이 자사 제품을 할인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미국에서 높은 약가를 통해 할인액을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제약회사들이 미국 정부의 연구 보조금과 막대한 의료비 지출로 이득을 보고 있는 동시에 미국인이 제약회사들의 이익과 외국 의료시스템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5월 행정명령 후 기업들의 방안을 검토했다”면서도 “제약업계가 정부에 제안한 대응안이 책임을 피하면서 업계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는 요구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약가의 형평성을 이루는 것은 기업, 정부, 미국인 모두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제약기업이 이행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