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 플랫폼이 ‘보양식 맛집’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먹거리 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보양식을 즐길 수 있는 ‘간편식’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다. 무더운 날씨에 별도의 요리 과정 없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는 반응이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여름철 대표 보양식 삼계탕을 비롯해 불도장, 전복죽 등 다양한 보양식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치솟은 물가에 외식비 부담↑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상승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까지 2% 상승률을 보이다 5월 1.9%로 하락했는데, 지난달 다시 2%대로 오른 것이다. 특히 같은 기간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각각 4.6%와 3.1% 오르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가공식품(0.39%)과 외식(0.44%)의 전체 소비자물가 기여도는 0.83%로, 두 항목이 전체 소비자물가를 0.83% 끌어올린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꼽히는 삼계탕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시스템 집계 결과, 지난 5월 서울지역 삼계탕의 평균 가격은 1만7654원으로 지난해 5월 대비 4.6% 상승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례적인 폭염에 수산물과 축산물,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름철 제철 과일인 수박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수박 1통(10kg 내외)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3만65원으로 평년 대비 전년 대비 40.9%, 평년 대비 43.0% 비싸다.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고기 가격도 지난해 대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이날 전국 닭고기 소매가격은 kg당 6138원으로 전년 동기(5886원)대비 4.28% 뛰었다.
상황이 이렇자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가격 부담이 적으면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간편식에 대한 인기가 늘고 있다. 실제, 가정간편식(HMR)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7년 3조4000억원, 2022년 5조원, 2023년 6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HMR 시장은 규모는 약 7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전업주부 김진영(42세)씨는 “날이 너무 덥다 보니 보양식 생각이 자주 나는데, 매번 외식하기에는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직접 요리를 해 먹자니 날이 덥고 번거로워 간편식에 손이 자주 가게 된다”라며 “요즘 간편식은 밖에서 사 먹는 거랑 맛 차이 거의 없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아 가족들도 늘 만족스러워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이커머스 등 유통 플랫폼들은 ‘홈 보양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다.
이마트, 고급 중화요리 선봬

먼저 이마트는 초복을 앞두고 불도장, 전가복, 산라탕 등 고급 중화 보양 요리를 3종을 출시했다.
이마트는 신상품 출시로 이마트만의 차별화된 보양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선보인 중화 보양식 레시피 개발에는 조선호텔 중식당 출신의 상품개발실 함동우 셰프가 참여했다. 함동우 셰프는 “많은 실험과 연구를 거쳐, 전통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마트만의 차별성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조리법도 간편하다. 이번에 출시한 3종의 상품 모두 전자레인지로 3~4분간 데워먹으면 되는 형태로, 전자레인지로 조리 시 요리 안에 들어있는 젤라틴 소스가 육수로 바뀌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이마트 정우진 마케팅 담당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며 고급 중화 보양식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고, 한발 빠르게 삼계탕, 장어, 전복 등 인기 보양식 행사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CU, 장어·오리 활용한 여름 보양식 출시

편의점 CU도 복날 맞이 보양 간편식 2종을 출시했다. 새롭게 출시한 보양식은 민물장어와 훈제 오리를 넉넉히 올린 프리미엄 정식 도시락으로, 모두 1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대표 보양식 메뉴인 삼계탕 등 HMR과 즉석조리 치킨에 대해서도 7월 한 달간 할인,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복날 수요가 높은 후라이드치킨과 순살치킨 바스켓 등 치킨 한 마리 상품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2000원 할인해 판매한다.
한편, 외식 물가 상승과 함께 1인 가구가 증가하며 편의점에서 간편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에 CU의 여름철(6~8월) 보양식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도 2022년 30.8%, 2023년 28.5%, 2024년 25.1%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11번가, 매일 밤 9시 ‘심야마트’ 오픈

11번가는 매일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3시간 동안 상품기획자(MD)가 엄선한 마트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에 판매하는 쇼핑 코너 ‘심야마트’를 오픈했다. 장보기에 부담을 느끼는 주부와 퇴근 후 저녁 장을 보는 직장인 고객 그리고 폭염으로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이들을 겨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코너에서는 제철 농수축산물과 가정간편식(HMR) 등 신선·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상품성이 검증된 제품을 하루 3개씩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완도맘 한끼뚝딱 전복죽’, ‘두메산골 냉장 삼계닭’ 등이 있으며 주문한 상품은 다음날 발송된다. 소비자는 11번가 모바일 앱 홈 화면 내 위치한 바로가기 메뉴에서 ‘심야마트’ 아이콘을 클릭하면 당일과 바로 다음 날의 판매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고광일 11번가 영업그룹장은 “지난 5월 ‘그랜드십일절’에 첫 선을 보여 인기를 모았던 ‘심야마트’ 코너를 외출이 부담스러운 열대야 기간에 다시 한번 선보인다”라며 “산지 직배송으로 뛰어난 신선도가 강점인 11번가 ‘신선밥상’과 빠른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의 상품들, 지역 농협과 전국 각지 생산자들의 고품질 특산물까지 엄선된 먹거리들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