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쌍용자동차 시절은 이제 끝났습니다. KG그룹과 함께 이제 반듯이 서 있을 날만 남았습니다. 완벽한 진단은 훌륭한 치료를 약속합니다. 우리 회사가 왜 어려움을 겪었는지는 파악했으니 이제 치료를 시작하려 합니다."

17일 곽재선 KG모빌리티(KGM) 회장은 경기 평택시 KGM 본사에서 열린 'KGM 포워드' 행사 인사말에서 다음과 같이 어필했다.

행사 전반적으로 '쌍용'의 색채를 지우려는 KG그룹의 시도가 돋보인 가운데 KGM은 올해 네 자릿수 영업이익, 오는 2030년까지 7종의 신차, 3분기 구독 서비스 런칭 등을 향후 계획으로 내세웠다.

17일 KG모빌리티가 KGM 포워드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KG모빌리티
17일 KG모빌리티가 KGM 포워드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KG모빌리티

특히 기업의 SWOT에서 강점·기회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 분야에선 유럽, 튀르키예, 두바이 등 해외 시장에 더 많은 공을 들이며 페루, 인도네시아, 알제리, 베트남 등에서는 KD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합리적인 실용 중심

곽정현 KGM 사업 전략 부문장은 "실용적 강점을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수요에 대응한 MPV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 있다"며 "체리차와 함께 하고 있는 SE10 프로젝트 시작으로 2030년까지 신차 7종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MPV는 현대자동차 '스타리아'처럼 다목적 차량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현재 스타리아 외에는 사실상 경쟁 차량이 없는 상태다.

17일 KGM 포워드 행사에서 액티언 하이브리드 출시가 발표됐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17일 KGM 포워드 행사에서 액티언 하이브리드 출시가 발표됐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곽 부문장은 "과거 쌍용차 시절 '체어맨'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저를 포함해서 KGM 내부에서도 체어맨 브랜드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시점에선 브랜드 전략을 실용적 창의성으로 잡은 만큼 조금 더 합리적으로 고객에게 고객 선택지를 주는 자동차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이고 우리가 더 잘하는 세그먼트를 따져보자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곽 부문장이 언급했듯 KGM은 향후 실용 중심 SUV 라인업 확대로 미래 대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당장 올해 초 출시 된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올 하반기 출시되는 액티언 하이브리드,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무쏘 스포츠 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면서도 SUV 유행으로 치솟은 차량 평균 구매 가격은 다소 안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곽 부문장은 "숫자상으로 체감될 수 있는 리스트 프라이스를 주요하게 생각할 예정"이라며 "다른 세그먼트에 비해 조금은 낮다는 생각이 들도록 (차량 구매가) 허들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 등 당장 차량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이들을 위한 허들도 낮춘다. 구독 서비스방식을 통해서다.

17일 경기 평택시 KGM 본사에서 KGM 박경준 국내사업본부장이 KGM 모빌링을 설명 중이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17일 경기 평택시 KGM 본사에서 KGM 박경준 국내사업본부장이 KGM 모빌링을 설명 중이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KGM 박경준 국내사업본부장은 "차량 교체 시 발생하는 부담과 초기 비용 부담 없이 KGM의 차들을 접할 수 있는 KGM 모빌링을 오는 3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젊은 층들이 우리 차량을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 모두 계획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경쟁사 대비 가격도 낮게 책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차량 경험 트렌드가 '쏘카' 등 구독, 렌트 서비스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는 만큼 KGM이 이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나서겠다는 포부로 보인다.

박 본부장은 "우리가 그동안 아쉬운 점으로 느껴왔던 점이 젊은 층의 차량 경험 부재였다"며 "별도 약정 기한 없는 구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KGM 차량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그 중 좋은 고객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장기적인 KGM 차량 소유주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쌍용은 역사 속으로

17일 황기영 KGM 대표가 발언 중이다. 사진=KGM
17일 황기영 KGM 대표가 발언 중이다. 사진=KGM

KGM은 더 이상 영업이익 적자를 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영업이익은 123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KGM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9070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기록했다.

황기영 KGM 대표는 지난 2022년 KG그룹 인수 이후 KGM은 작은 규모지만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다며 올해 목표는 매출액 30% 성장, 영업이익 1729억원 달성, 12만7000대 가량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수출에 비해 다소 낮은 내수 판매 비중도 33%까지 끌어올려 장기적으론 수출 2:내수 1 비율을 맞추겠다는 것이 황 대표의 다짐이다.

황 대표는 "현재 알제리 정부에는 KD사업 프로젝트를 대기 중이고 장기적으로 1만대의 차량을 공급할 예정이며 베트남에도 김 롱 모터스와 공장을 설립 중으로 오는 2026년 4월 본격적으로 차량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페루, 인도네시아에서도 KD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D 사업은 반제품 조립 방식의 차량 수출 사업으로 렉스턴, 토레스, 무쏘 브랜드가 이에 해당한다.

동시에 수출 대상 국가를 현 78개국에서 93개국으로 늘리며 유럽 판매도 4만대 이상으로 늘리는 등 수출 다변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완성도 높은 차 기대감 높인다

17일 KGM 권용일 기술연구소장이 발언 중이다. 사진=KGM
17일 KGM 권용일 기술연구소장이 발언 중이다. 사진=KGM

KGM 권용일 기술연구소장의 하이브리드 기술 발표는 미래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충전 없는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KGM의 미래 비전을 담은 가운데 권 연구소장은 향후 KGM 하이브리드는 최대 출력 듀얼모터 e-DHT, 최대용량 HEV 배터리, 최고효율 HEV 전용 엔진을 담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적용한 P1+P3 엔진 모터를 적용해 130kW 출력을 낼 수 있도록 했고 타사가 1.64kWh, 1.49kWh인 것에 비해 높은 수치인 1.83kWh의 배터리를 적용했다"며 "파워 손실과 펌핑, 오일 손실도 최소화하는 한편 최고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회고 효율 HEV 전용 엔진도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17일 KGM 포워드에서 KGM 하이브리드에 탑재될 차량 엔진 스펙이 공개됐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17일 KGM 포워드에서 KGM 하이브리드에 탑재될 차량 엔진 스펙이 공개됐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권 연구소장은 "이러한 엔진, 모터, 배터리 등을 새로운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해 전기차 운전해 본 분들에게는 전기차와 흡사하게, 전기차 운전해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전기차 간접 체험해 보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EREV의 경우 시장 수요에 따라 언제든지 출시할 수 있도록 현재 연구소에서는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KGM 품질 본부장도 "초기 품질 부담으로 인해 우려를 끼친 문제는 있었으나 지금은 (품질 문제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됐고 신차 개발 때 연구소에서 SE 활동이라고 해서 품질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인포테인먼트의 경우 자동차뿐만 아니라 새로운 휴대전화, 통신 환경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신속히 조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GM은 이전 쌍용차 시절에도 외장에 렉스턴, 코란도 스포츠는 초고장력강판을 포함한 고장력 강판을 차량에 다수 사용해 '볼보와 비슷하다', '탱크에 준하는 강성을 지녔다'는 극찬을 듣기도 했었다. 지난 튀르키예 대지진 때도 KGM의 차량은 무사한 사진이 인터넷에서 유명해지기도 했던 만큼 내장 성능만 안정화되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탈 것이라는 것이 소비자들과 업계의 전망이다.

한편 임직원들은 일각에서 제기된 평택 공장 이전 의혹에 강력히 선을 그었다. 지난해 평택 내 새 부지를 신축한 후 기존 평택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이 떠올랐었으나 평택시와의 협상이 어그러진 탓이다.

곽 부문장은 "평택공장이 오래되긴 했지만 연구소, 공장 인원수용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평택 공장 이전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