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암 연구 전시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가 막을 내렸다. 올해 ASCO에서도 다양한 암 관련 연구 결과가 세계 의료인과 제약산업,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ASCO 연례 학술대회는 세계 종양학자와 연구자, 의료계·산업계 관계자 등이 참가하는 암 분야 최대 규모의 행사다. 올해는 미국 시카고에서 지난 5월 30일부터 3일까지 개최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앞다퉈 항암 신약 임상 결과를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그렇다면 올해 ASCO에서는 어떤 최신 연구 성과가 발표됐을까. <이코노믹리뷰>는 올해 ASCO에서 발표된 국내 기업들의 연구를 살펴봤다.
-LG화학·대화제약, 후기 임상 ‘주목’…임상 3상 데이터 발표(발문)
-LG화학 美 자회사 아베오, ‘포티브다+옵디보 병용 3상’ 결과 소개(발문)
먼저 LG화학은 미국 자회사 아베오 온콜로지를 통해 자체 개발한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티보자닙)'의 글로벌 임상3상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옵디보(니볼루맙)+여보이(이필리무맙) 또는 VEGF TKI+면역항암제 조합으로 치료받은 전이성 신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포티브다+옵디보 병용요법 또는 포티브다 단독요법의 2차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내용이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옵디보+여보이 실패 군에서 포티브다 단독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9.2개월로 포티브다+옵디보군의 9.3개월과 유사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포티브다 단독요법이 32.4%로, 포티브다+옵디보군의 24.2%보다 길었다.
이외에도 두경부암 치료 표적항암제 ‘얼비툭스(세툭시맙)’ 단일 요법을 대조군으로 파이클라투주맙과 얼비툭스 병용요법의 3상 결과를 소개했다. 파이클라투주맙은 종양을 키우는 간세포 성장인자(HGF)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의 단일항체 기반 표적항암제다.
대화제약,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구두 발표 세션 올라(부제)
대화제약은 ASCO 2025에서 국내 제약기업 중 유일하게 구두 발표 세션을 진행했다.
이 회사는 리포락셀액의 유방암 임상 3상 결과가 초록발표에 선정돼 주목받았다. 초록발표는 ASCO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발표 형식 중 하나로, 제출된 수천 건의 초록 중 과학적 완성도와 임상적 중요성이 높은 일부만이 선정된다.
김성배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ASCO에서 항암주사제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개량한 ‘리포락셀’의 다국가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제일약품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이중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네수파립’ 관련 임상연구 2건을 진행 중 임상으로 소개했다. 전이성 췌장암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1b 단계 임상과 자궁내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관문억제 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하는 연구자 주도 임상 2상이다. 네수파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췌장암의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 ‘IMC-002’ 중간 결과 공개(발문)
-CD47 타깃 면역항암제 임상 1b상 효능·안전성 입증(발문)
유한양행은 자회사 이뮨온시아를 통해 CD47 타깃 면역항암제 ‘IMC-002’의 진행성 간세포암(HCC) 대상 임상 1b상 중간 결과를 소개했다.
안전성 측면에서 보면 IMC-002는 호중구감소증과 혈소판감소증이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 빈혈은 13명 중 2명(15%)에서 관찰돼 전반적인 혈액학적 안전성이 입증됐다. 이상반응의 96%는 1~2 등급의 경미한 수준으로 대부분이 첫 투약 주기에 발생했다.
유효성 평가가 가능한 10명 중 3명(30%)이 부분반응(PR)을 보였으며, 질병조절률(DCR)은 80%,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8.3개월로 나타났다. 2명의 환자는 1년 이상 치료를 지속 중으로, 장기 투여 시의 내약성과 효과 유지 가능성을 시사한다.
홍정용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IMC-002·렌바티닙 병용요법은 1차 치료 이후 제한된 치료 옵션을 가진 환자에게 유망한 2차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며 “기존 2차요법 ORR이 10%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30%의 반응률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이디언스, 베나다파립 병용 임상 연구 발표(부제)
일동제약그룹은 신약 개발 전문 회사인 아이디언스를 통해 PARP 저해제 계열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 ‘베나다파립’의 병용 요법에 관한 임상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아이디언스는 3차 치료 이상의 전이성 위암(mGC) 환자를 대상으로 베나다파립과 이리노테칸 병용 요법과 관련한 다국적 1b/2a상 임상 시험의 탐색적 분석에서 얻은 연구 성과를 포스터 형식으로 발표했다.
아이디언스는 새로운 기전의 PARP 억제제인 베나다파립과 기존 화학요법 항암제인 이리노테칸을 병용해 3차 치료 이상 단계의 전이성 위암에 대한 신규 항암 치료법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이디언스에 따르면, 베나다파립을 활용한 병용 항암 요법 시 전이성 위암 환자에 대한 효과와 상동 재조합 결핍(HRD) 유전자 돌연변이와의 치료 효능 간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특히 HRD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더 큰 잠재력을 보였다.
베다다파립과 이리노테칸 병용 요법 임상 1b/2a상 시험 결과, ▲무진행 생존 기간 중위값(mPFS)은 4.2개월(95% CI: 2.9-5.5) ▲전체 생존 기간 중위값(mOS)은 8.0개월(95% CI: 6.7-11.4)로 나타났다.
또한, ATM 또는 BRCA1/2 돌연변이 등 상동 재조합 결핍(HRD)이 있는 환자들 구성된 하위 그룹에서 ▲mPFS는 8.3개월(95% CI: 1.2-23.6) ▲mOS는 9.9개월(95% CI: 6.7-33.9)을 보였으며, 부작용은 HRD 유무와 관계 없이 유사한 수준으로 관찰됐다.

-HLB이노베이션 자회사 베리스모, 고형암 CAR-T 임상 현황 공개(발문)
-CAR-T 허가 전례 없는 고형암…코호트3까지 용량제한독성 없이 완료(발문)
HLB이노베이션은 미국 자회사인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를 통해 고형암 대상 차세대 세포치료제인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후보물질인 ‘SynKIR-110’의 임상1상(STAR-101)의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STAR-101은 메소텔린이 과발현된 중피종·담관암·난소암 환자 가운데 최소 1차 이상의 전신 치료를 받은 재발환자들을 대상으로, SynKIR-110의 안전성, 타당성, 예비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설계된 인체 대상의 공개, 다기관, 단계적 증량 임상1상이다.
해당 임상은 2022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으며 같은 해 10월 FDA로부터 중피종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ODD), 2023년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SynKIR-110은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개발한 유펜 의대 교수팀이 개발한 KIR-CAR 플랫폼을 기반으로, NK면역세포의 수용체 구조와 유사한 멀티체인 수용체를 T세포에 발현시키는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CAR-T 치료제다.
STAR-101은 최대 코호트 6까지 용량을 증량하는 3+3 설계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코호트 3까지의 환자 투여가 모두 용량제한독성(DLT) 없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베리스모는 임상1상을 통해 임상2상 권장용량(RP2D)을 확정한 후, 중피종·담관암·난소암을 대상으로 초기 유효성 평가를 위한 확장 코호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CAR-T 치료제는 비교임상인 임상3상이 가능하지 않은 치료제로 3상 없이 2상 종료 후 신약허가를 받을 수 있다.
브라이언 김 HLB이노베이션 대표이자 베리스모 대표는 “SynKIR-110은 기존 CAR-T 치료의 한계를 극복해 고형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후보물질로, 특히 획기적인 치료옵션이 부재한 중피종, 담관암, 난소암에서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임상1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빠르게 임상2상에 진입하기 위해 임상2상 설계와 상업화용 제조 공정 개발을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등과 긴밀히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