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E시스템스 본사가 영국에 있는 데 비해 저희는 미국 콜로라도 주에 주 사무실이 있습니다. 이곳에 오는 데까지 16시간이 걸렸죠. 몸이 무척 피곤하긴 하지만 한국과 긴히 진행해야 할 일이 있어 먼 비행을 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BAE시스템스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 데이에서 데니스 닉스 위성탑재 시스템(Space & Mission Systems, SMS) 디렉터는 취재진을 맞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방위산업을 주로하고 있는 BAE시스템스이지만 최근에는 지난해 2월 1950년대부터 NASA, 미국 정부와 함께 일해왔던 볼 에어로스페이스(Ball Aerospace)라는 기업을 약 56억 달러에 인수하며 우주 산업에도 열중이다.

한국 기업,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을지 많은 관심 있다는 닉스 디렉터는 9일 오전 국내 한 방산 기업과 만났고 10일 정부 기관과도 접촉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후·위성 산업, 민간에게 기회 열리나
한국에서 기후는 엄연한 기상청의 영역이다. 공공을 넘어 국가가 주도한다는 이미지가 크다.
BAE시스템스가 내세운 카드는 '협력'이다. 앞서 BAE시스템스는 10일 정지궤도 환경 위성(GEO) 탑재체 활용을 포함한 기상위성 분야 협력 방안을 정부 기관과 논의했다.
BAE 시스템스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차세대 위성 'GeoXO(Geostationary Extended Observations)'에 공급 예정인 적외선 사운더(GXS, GeoXO Sounder)와 대기조성 계측기(ACX) 등 정밀 센서 기술을 소개하고 한국의 집중호우·폭염 등 극한 기상 예측 정확도 향상에 이바지할 방안을 소개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닉스 디렉터도 GeoXO에 대해 소개했다. 닉스 디렉터는 "GeoXO에 올라가는 위성 페이로드 중에선 날씨 감지도 있고 위성을 통해 지구 어느 쪽에서 천둥번개가 칠 것인지 매핑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며 "기존 GEMS-1과 대비해 잘개 쪼개져 있고 섞여 있는 파장을 잘 분석해 과학적 자료를 정확히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GEMS(Geostationary Environment Monitoring Spectrometer)-1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미국의 볼 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개발한 지구 정지궤도 환경 모니터링 분광기로 최초의 대기질 센서다. 오존, 이산화질소(NO2) 등을 시간당 1회씩 하루 약 8회 관측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기질 및 기후 변화를 관찰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닉스 디렉터는 "우리는 KARI와 GEMS-1를 만들고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사업을 잘 진행해 왔던 훌륭한 기억이 있어 GEMS-2와 관련된 긍정적인 대화를 오갈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우주항공청과도 관련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과 경쟁보단 협력(integrate) 사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BAE시스템스는 지난 2023년 KAI와 T-50, 수리온, KF-21의 부품 수급 협력을 위한 MOU를 맺은 뒤 주요 항공기 사업에 필요한 소재와 부품의 안정적 공급을 담당해 왔다. 이 덕분에 KAI가 개발한 다양한 항공기(TA-50, FA-50, KF-21 등)에 조종사용 HUD(Head-Up Display), 비행제어컴퓨터(FLCC), 플레어·채프 발사기(CMDS) 등에 BAE시스템스의 장비가 들어갔다.
또 같은 해 BAE시스템스와 KAI는 대한민국 해군의 신규 소해헬기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120억원 규모의 'Archerfish(원격 제어 방식의 수중 기뢰 제거 장비) 소해장비 개발 및 공급 계약'을 체결해 한국 해군의 헬리콥터에 맞게 개량·통합 작업을 거쳤다.
닉스 디렉터는 "방위 산업도 마찬가지지만 우주 산업은 단독으로 진행하기엔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며 "BAE시스템스는 SMS 부문 외에도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을 막론하고 우리와 협력할 수 있는 업체와 파트너십을 찾는 데 현재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화성 기술력 뽐내온 BAE시스템스, 韓과 함께 다음은 어디로?

BAE시스템스 이전 볼 에어로스페이스는 민간 달 탐사와 우주 프로그램, 화성 탐사에 참여했던 기업 중 하나였다. 화성 촬영 위성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다.
닉스 디렉터는 "화성 위성의 해상도는 우리의 작업물 중 정말 자랑스러운 포트폴리오"라며 "550km 고도에서 돌 때 5cm 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서 해상도 이미지가 제일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민간 달 탐사를 할 수 있는 위성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위성의 크기는 토스트기 정도로 크진 않으나 임무 중 하나는 달 남극으로 향하는 시스템을 탑재해서 달 표면 사진 찍어오는 것으로 달의 표면을 분석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이어 태양 폭풍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차세대 태양 감시 위성(SWFO-L1 Mission)과 허블 스페이스 텔레스코프(허블 우주 망원경), 스피어x(SPHEREx),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내 베를리륨 거울 등 사업 요소를 발표했다.
닉스 디렉터는 "우리는 랜드샛 미션 8과 9에 참여를 한 바 있고 이를 통해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홍수나 자연재해로 인해 어디 지형이 바뀌었거나 아니면 어떤 광물이 있으리라 예측하는 임무 중에 우리가 선적 참여를 했던 전적이 있다"며 "앞서 언급했듯 SMS 부문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이뤄나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BAE시스템스는 10일 한화시스템과 첨단 복합 센서 위성망 공동 구축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체결 부문이 다르긴 하나 국내 기업과의 협력이 더욱 기대되는 요소다.
복합 센서 위성 체계는 RF 위성과 SAR 위성에서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으로 보다 정밀하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어 강력한 감시정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받는 요소다.
BAE시스템스 레이첼 호일 디지털인텔리전스 우주 담당이사는 "한화시스템과 기술 협력은 글로벌 감시정찰 위성 시장에서 양사의 영향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한국과 영국 방산 선도기업 간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미래 우주산업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