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조원 규모의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놓고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 맞붙을 전망이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조합은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15일 마감할 예정이다. 이후 6월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8층, 빌딩 12개 동,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과 상업, 업무용 시설을 짓는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예상 공사비는 9558억원에 달한다.
지난 2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해 8개의 건설사가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 간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이 먼저 이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최근 7위 포스코이앤씨도 입찰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면1구역은 용산정비창 부지와 매우 인접해 있다. 향후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건축물 용도와 밀도 규제가 없는 화이트존인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정하고, 모든 필지의 고밀 복합개발을 유도해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성공적으로 발돋움하도록 개발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수주를 위해 미국의 건축설계 그룹 SMDP와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와 손잡고 용산정비창 개발을 위한 설계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SMDP는 국내에서 서울포레스트, 나인원 한남,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등의 설계를 담당한 글로벌 건축회사다.
SMDP의 스캇 사버 대표는 2023년 10월부터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CBRE코리아는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로 주거와 오피스. 상업, 문화시설이 어우러진 복합개발 사업의 특성과 종합적인 상권 분석을 통해 상권 마스터플랜 수립부터 구성, 운영까지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CBRE코리아와의 독점적 협력을 통해 용산 일대를 강남을 뛰어넘는 글로벌 복합상권으로 재탄생 시킬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을 통해 조합원분들에게 글로벌 상권에 걸맞는 자산가치를 선사하는 파트너임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본사를 용산에 두고 있으며, 그동안 용산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번 수주를 통해 용산철도병원부지개발, 용산역앞공원지하화개발, 용산역아이파크몰, HDC신라아이파크면세점 등과 연계한 ‘HDC용산타운’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사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차별화된 브랜드와 사업 조건을 제안할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해운대에 101층 높이의 ‘해운대 엘시티’와 ‘여의도 파크원’, ‘더현대 서울’등을 시공한 경험이 있다.
또한 사업비 24조원 규모의 송도 국제업무지구를 성공적으로 개발 완수했으며 서울 세운지구 재개발사업과 서리풀 복합사업의 시공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러한 복합개발사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글로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오랜 기간 준비한 포스코이앤씨의 전략 사업으로, 여의도 파크원, 송도 국제업무지구 등 초대형 복합개발 경험을 토대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글로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 여파로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도 수주 경쟁이 드문 가운데, 양사가 공개적으로 입찰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수주가 향후 본격화될 용산정비창 개발 사업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이 이뤄지면 올해 1월 한남4구역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데 이어, 서울에서는 두 번째로 수주전이 펼쳐지게 된다. 2월에는 경기도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에서 포스코이앤씨가 두산건설과의 경쟁 끝에 시공권을 따낸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이 구역에 주목하는 것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용산정비창 부지가 나뉘어서 개발되는 만큼 먼저 선점해 이후 사업까지 이어가려는 판단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