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경쟁자인 중국의 속도를 보면 시간이 흘러 우리가 쫓아가지 못하고 죽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며 “제조업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3일 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미래세대와의 AI 토크 콘서트’에서 “중국이 인공지능(AI)도, 제조업도 우리나라를 앞서는 형태로 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상의와 카이스트가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는 AI기술의 현재와 미래, AI가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소통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최 회장을 비롯해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등 기업 대표와 이광형 KAIST 총장, 정송 KAIST AI대학원장, KAIST 학생 및 청년 예비 창업자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트럼프가 관세를 올려 공장을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옮기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백그라운드 기술이 없으면 다른 나라에서 (성공)할 수 없다”며 “AI와 제조업을 결부한 경쟁자들이 공장을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얼마나 독보적이냐가 경쟁력이고, 그래서 우리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지금 줄 서서 사야 하는 것”이라며 “SK도 글로벌 전쟁을 하려면 힘들고, 상대의 목을 치려면 팔을 내어준다는 각오로 도전하고 쟁취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의 AI 미래 전략으로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칩 솔루션을 만드는 것을 꼽았다. 그는 “대형언어모델(LLM) 형태의 AI 솔루션을 만들고 텔코 관련 기업간거래(B2B),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모델을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AI기술과 지속가능성…AI 세대의 비전 제시

패널 토론에서는 최 회장, 이 총장과 함께 KAIST 출신 청년 AI창업자 및 연구자들 간에 AI산업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안재만 베슬AI 대표는 “AI가 기업의 전략·기획·제품 개발 등 전 분야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며 “수많은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통합 운영하는‘AI 오케스트레이션’이 미래기업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단일 AI 모델로서는 기업 경영의 효용성을 극대화 할 수 없는 만큼 AI와 AI가 서로 협업할 수 있는 가교를 놔주는 전략을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찬 플로틱 대표는 “AI는 이미 스스로 질문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며 “만약에 인간이 만든 AI가 인간에게 나를 왜 만들었는지 묻는다면 우리는 어떤 철학적 방향으로 그 물음에 답해야 할지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도 AI기술과 사회문제 해결에 대해 의견을 더했다.
김 대표는 “저희 회사도 AI를 활용해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나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AI기술이 큰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플랜바이테크놀로지스 대표는 건축 디자인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경험을 소개하며, 산업 내 AI 도입이 어떻게 비즈니스 가치를 변모시키고 있는지 설명했다. 노 대표는 “아직까지 산업에서 접할 수 있는 AI는 범용 AI가 대부분이지만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결국 산업별 특화 AI가 핵심인 만큼 ‘버티컬 AI’ 중심의 재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 이후 현장에서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AI 스타트업이 국내외 다른 기업과 어떻게 협업모델을 구축할지’등 사업에 대한 조언을 비롯해 ‘국내 AI 연구 인력들이 해외로 가지 않고 국내에서도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건의도 쏟아졌다.
이날 토크콘서트 현장에 참석한 학생들은 “산업계의 관점에서 AI기술의 산업화를 바라보고, 다른 기업과의 협력모델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며 “청년세대와 허심탄회하게 AI 기술의 미래와 산업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주어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