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어스온
SK이노베이션 자원개발 사업 연혁. 사진=SK어스온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이 베트남 15-2/17 탐사광구에서 하루 최대 1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3일 SK어스온에 따르면 베트남 15-2/17 광구의 운영권자인 미국 머피사는 지난달 31일 어닝콜을 통해 베트남 15-2/17 탐사광구 시험 생산에서 하루 기준 최대 1만 배럴 규모의 고품질 경질 원유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앞서 머피는 지난달 8일 이 광구 황금바다사자 구조 탐사 시추를 통해 112미터 두께의 유층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험 생산은 탐사 단계에서 유층을 발견하고 난 이후에 향후 유전 개발 및 생산 가능 규모 등을 타진하기 위해 진행한다.

SK어스온과 머피가 이번에 황금바다사자 구조에서 시험 생산한 원유는 불순물이 적고 정제가 용이한 API 37의 고품질 경질원유로, 황 함유량이 낮아서 상품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SK어스온은 “베트남의 주요 유전처럼 가스 대비 오일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상 베트남 시장에서는 원유가 가스와 비교해 단위당 판매 가격이 높아서 원유 생산 비중이 높은 유전이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앞으로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금바다사자 구조는 약 4000미터로 심도가 깊은데도 1만 배럴 규모의 시험 생산에 성공해 향후 개발 생산 성공 시의 수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보통 심도가 깊을수록 원유 생산이 어렵고 생산량도 적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황금바다사자 구조 저류층은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이 앞서 국내 민간기업 독자 기술로는 처음으로 원유 탐사부터 개발, 생산, 선적까지 성공한 중국 17/03 광구는 2018년 탐사정 시추 당시 심도 2014미터에서 34.8미터 두께의 유층을 발견했고, 시험생산 과정에서 하루 최대 약 4000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시험 생산한 바 있다.

일부 외신들은 석유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베트남 15-2/17 광구에서 최소 1억 7000만 배럴 이상의 발견잠재자원량이 예상된다고 언급하는 한편, 베트남 주요 원유생산지대인 쿨롱 분지에서 최근 10년 간 발견된 가장 큰 유전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에릭 햄블리 머피 최고경영자(CEO)는 어닝콜에서 “약 4000미터의 심도에서 1만 배럴 규모의 시험 생산 결과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좋은 저류층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발견의 추가적인 평가·분석을 위해 올해 3분기 중 황금바다사자 구조의 평가정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어스온 베트남 광구. 사진=SK어스온
SK어스온 베트남 광구. 사진=SK어스온

“동남아 자원개발 시장에서 클러스터링 전략 성공”

SK어스온은 지난 2019년 베트남 15-2/17 광구 개발에 참여했고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광구 운영권자인 머피와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인 PVEP이 각각 40%, 35%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SK어스온은 지난 2023년 11월 베트남 첫 운영권 탐사광구인 16-2 광구에서 원유 발견에 성공한 이후 1년여 만에 15-2/17 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했다.

또 베트남에서 누적생산량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5-1 생산광구와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15-1/05 광구와의 연계 개발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동남아 자원개발 시장에서 SK어스온의 클러스터링(핵심지역 집중화)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성 SK어스온 사장은 “SK어스온은 머피와 함께 15-2/17 광구의 추가 탐사와 평가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올해는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동남아 지역 자원개발 사업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어스온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 계열은 1983년 자원개발사업에 처음 진출한 이후 현재 세계 8개국 11개 광구, 3개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일평균 5만 7000배럴(석유환산 기준)의 원유·가스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