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리스크에 발목잡힌 한국 경제의 혼란이 G2G 사업으로 옮겨붙고 있으나 아직 "모든 것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의 출연으로 미중 패권전쟁의 불꽃이 튄 엄중한 상황에서 정치 리스크까지 커지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그 보다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속도전 필요하다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려면 몽골기병 전략이 필수적이다. 정치 리스크를 최소화해 정부 공백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신의 한수'가 절실하다.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위기 상황을 넘을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여당은 차분히 민의를 받들고, 야당도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거국적인 힘의 단결을 추구해야 한다. 이는 오로지 정치인의 몫이다.
경제계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정치 리스크가 커지며 그 불똥이 G2G로 빠르게 번지고 있으나 이를 강 건너 불구경할 수는 없는 법이다.
정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행히 이들은 '정신'을 차리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각각 회의를 주재해 국내외 임원이 참가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위기 돌파를 모색할 예정이며,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주재하는 해외 권역본부장회의를 중심으로 새로운 얼개를 짠다는 각오다.
한국 경제의 '뿌리'를 단단히 해야 하는 작업도 절실하다. 꺼져가는 수출엔진에 다시 온기가 돌 수 있도록 입체적인 전략적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G2G 사업의 핵심인 방산과 원전 분야에서는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다소 극단적인 처방도 불사해야 한다. 사업 전개 자체를 원점으로 돌리는 개념이 아닌, 우리의 기본 전략 방향을 원점에서 차근차근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거인의 목소리 기억해야
정치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 물론 정치과 경제는 밀접한 관련을 맺은 '알파와 오메가'지만, 지금처럼 정치 리스크가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태는 최소화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을 만나 "경제는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의 상황과 명확하게 맞아 떨어지지는 않겠으나 깊이 새겨들을 필요는 있다. 언제까지 사류에게 이류가 영향을 받아야 하는가. 고(故) 구본무 회장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정치권의 압박에 재원을 출원한 것을 두고 질타를 받자 "(애초부터 그런 일이 없도록)국회에서 입법해서 막아달라"는 소신발언을 하기도 했다.
완전한 단절은 있을 수 없겠지만 최소한 발목잡기는 벌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시도는 필요하다. 그렇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망령을 날려버려야 한다.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