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기업들의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 재확산 등으로 국내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괴리율(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를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 높은 종목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괴리율이 크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 목표주가를 제시한 기업 중 괴리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씨젠(096530)으로 나타났다. 씨젠의 이날 종가는 6만4,400원으로 증권사 3곳이 제시한 목표주가 16만4,833원 대비 괴리율이 123.35% 수준이다.

씨젠은 올해 초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진단키트 수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급락했다. 다만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 되는 등 상황이 악화돼, 진단키트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씨젠은 하반기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가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승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씨젠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기술 확보를 위해 풍부해진 현금을 바탕으로 M&A 전문가 및 기술 개발 전문가에 대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있다”며 “씨젠에 대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화학 관련 종목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이에 따라 금호석유(011780)(86.76%), OCI(010060)(51.77%), LG화학(051910)(50.29%) 등도 높은 괴리율을 보였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대비 크게 축소된 E&P Capex(유전개발 설비투자)를 고려할 때 시기의 문제만 있을 뿐 국제유가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가장 큰 원유 수요를 자랑하는 중국과 인도가 탄탄한 경기 회복·성장을 보이는 점도 원유가격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석유화학 분야 업황 둔화가 예상되지만, 현재 주가가 너무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이 늘어난 가운데 유가와 납사 가격 상승으로 원가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하반기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소강 국면에 들어갈 전망”이라면서도 “주요 기업들이 수소, 정밀소재 등 신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어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게임주 컴투스(078340)(64.51%), 유통업종인 BGF(027410)(62.42%), 항공주 아시아나항공(020560)(47.03%), 제약·바이오 녹십자(006280)(51.35%) 등이 괴리율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괴리율 상위 종목들이 호실적 등 모멘텀 대비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투자 매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시한 목표주가 달성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옥석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목표주가 괴리율이 높은 종목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목표주가는 짧게는 3개월, 보통 6개월 정도의 주가를 전망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해당 기업의 실적과 호재 및 악재 등을 살펴보는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