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대한항공(003490)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가 전격 발표 난 가운데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의 미래에 대해 각기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유일 무이 한 풀서비스캐리어(FSC)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이번 결정이 악수(惡手)라며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도 앞날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말이다.
대한·아시아나항공 합병에 주가 ‘오르락 내리락’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 주가는 2만3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 종가 2만3200원 대비 550원(2.37%) 하락한 수준이다. 대한항공 주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지난 16일 장중 3만15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가 3만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4월 19일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 18일 이후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0원(1.22%)오른 49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인수 발표 다음 날 장중 6950원까지 치솟았던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하락세를 띄고 있다. 대한항공으로 인수되면서 기업 가치가 뛸 것이란 전망에 주가는 급등했지만 이후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변수로 주가는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는 형국이다.
양사의 주가가 손바닥 뒤집듯 등락을 거듭하는 것은 투자자들도 상황을 정확하기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말이다. 작은 루머나 추측만 나와도 주가가 요동치는 이유다.
이를 반영하듯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시각도 극명히 엇갈린다. 대한항공에 투자하라는 증권사가 반, 주의해야 한다는 증권사가 반이다.
유진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 에 힘을 실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합 법인은 국내 유일의 풀서비스캐리어(FSC)가 될 전망”이라며 “동사가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는 중복 노선 정리를 통한 경쟁 완화에 따른 수혜”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항공사 M&A사례를 참고하더라도 합병 후 공급력 통제에 따른 운임 상승이 관찰된다”고 덧붙였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자회사까지 포함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국제선 여객 점유율 49%로 국내 FSC의 단일화가 전망된다”며 “국내 FSC들간의 운임 경쟁 우려 해소, 유럽과 미국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중복 노선 제거, 기재 도입 혹은 유류 구매 시, 규모의 경제 효과 달성 기대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딜로 245대의 기단을 보유하고 여객수송(RPK) 기준 글로벌 10위, 화물수송(FTK) 기준 글로벌 3위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며 “장거리여객과 화물노선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화주와의 협상력 강화, 시스템 통합과 슬롯 조정을 통한 비용 및 수송 효율성 극대화, MRO 사업부 통합을 통한 별도의 정비법인 출범 가능성 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한항공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희석보다 차별화되는 실적과 독점적 지위 확보에 따른 프리미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유진·하나·한화 ‘긍정’… 대신·DB·SK ‘글쎄’
반면, 대신증권과 DB금융투자, SK증권 등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항공 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데는 뜻을 같이했지만 투자 의견에 대해선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양지환·이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여객시장의 침체가 2021년 상반기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통합에 따른 초대형 항공사의 출범과 시너지 창출을 기대한 프리미엄 부여는 대규모 유증과 인수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부여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는 “대한항공의 추가적인 재무 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는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문제는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항공사의 주요 여객 노선은 크게 겹치지 않지만 인력 중복 및 LCC가 문제다. 특히 LCC 부문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및 에어서울 2개사를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 진에어와 노선이 중복되어 추가적인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올 2분기 말 연결 기준 12.84조원, 별도 기준 11.55조원의 부채를 보유한 기업이다”며 “대한항공이 1.5조원 유상증자 대금과 영구채 인수대금 3000억원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활용하더라도 10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떠안게 돼 재무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진칼 대주주인 3자 연합의 향후 행보, 아시아나항공 무상감자 관련 12월 14일 주주총회 일정 등 변동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워낙 변동성이 크다보니 시장을 바라보는 견해도 갈리는 것 같다”며 “3자 연합 등 인수합병까지 산재한 리스크가 많아 당분간 주가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