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이 대세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PC온라인게임의 자리를 위협했다. 모바일게임의 강세는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광고회사 HS애드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사용자들은 이용시간의 26%를 게임에 할애했다. 또한 하루 평균 60.8분(12월 기준)을 모바일게임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시간씩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셈이다.

국내 게임산업에서 모바일게임의 비중은 일찍이 과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55.4% 가량을 차지했다. 이 같은 성장에는 히트 모바일게임의 역할도 주효했다. 많은 게임이 성장세를 견인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이다. 지금까지 2000만 명이 넘게 즐긴 명실상부 ‘국민 게임’이다.

▲ 출처=NHN엔터테인먼트

애니팡은 무엇보다도 쉬웠다.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쉽게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카카오의 게임 플랫폼인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한 것도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애니팡 점수 순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용자도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모바일게임 트렌드는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현재는 애니팡과 같은 캐주얼게임보다는 RPG 장르가 강세다. 일례로 30일 기준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톱 10에는 6개의 RPG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신작도 RPG를 중심으로 출시된다.

RPG는 PC온라인 부문에서도 인기 있던 장르다. 리니지, 디아블로, 메이플스토리 등 메가 히트작들이 모두 RPG다. 그렇다고 모바일 RPG가 PC온라인 RPG를 그대로 모바일로 이식하는 방식을 택하진 않았다.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바일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 출처=SK네트웍스서비스

그 예가 ‘자동전투 시스템’이다. 유저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캐릭터는 전투를 벌이며 성장한다. RPG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유저를 포섭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대부분 모바일 RPG에 적용된 시스템이다. 그래서일까. 간혹 모바일 RPG 장르 게임들은 대동소이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며 유사성을 지적받기도 한다.

아직 캐주얼 진영이 완전히 밀려난 것은 아니다. 애니팡2·캔디크러시소다 등의 게임이 앱마켓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신작도 속속 등장하며 반등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도 하다.

30일 공교롭게도 모바일 캐주얼게임 기대작 2종이 동시에 정식 출시됐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포코포코 for Kakao’(이하 포코포코)와 SK네트웍스서비스의 ‘지금부터 도넛 for Kakao’(이하 ‘지금부터 도넛’)가 그것이다.

포코포코의 경우 또 다른 ‘국민 게임’ 포코팜의 후속이다. 3매치 방식의 퍼즐에 RPG 요소를 가미해 더욱 진화된 모습이다. 정식 출시에 앞서 9일부터 진행된 포코포코 사전예약 이벤트에는 20만 명의 이용자가 참여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포코팡의 후속작’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 기대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부터 도넛’은 도넛을 쏘아 같은 색깔 도넛을 제거해 나가는 방식의 캐주얼게임이다. SK네트웍스서비스 관계자는 “지금부터 도넛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지만 다양한 시스템을 탑재해 유저들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다”며 “지금부터 도넛이 모바일RPG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게임 시장에 캐주얼 게임의 강세를 다시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캐주얼게임 진영이 전열을 재정비한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들은 캐주얼게임의 경쟁력을 여전히 높이 평가한다. 장르 특성상 모바일에서 즐기기 쉽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아직까지 RPG와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 조작에 어려움을 느끼는 유저가 많다. 애니팡이 ‘국민 게임’ 반열에 오를 수 있던 이유다. 다만 유저로부터 모바일 RPG처럼 상호 유사성을 지적받는다. 캐주얼 진영에 남겨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