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로 대표되는 퍼스널 모빌리티(PM) 업계가 각종 규제와 안전 논란으로 진통을 겪는 가운데 업계 1위 사업자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단순히 기기를 빌려주는 것을 넘어 잠재적 규제 대상인 청소년의 운전 자격에 대한 교육 인프라 구축에 나선 것이다.
지쿠(GCOO)를 운영하는 지바이크는 25일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와 손잡고 학생 대상 PM 및 전기자전거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12월 4일 목포 목상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학교와 교육기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선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전동 킥보드가 학생들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안전수칙 미준수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업계 전체가 위축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쿠는 사고율을 낮추고 향후 도입될 PM 전용 운전자격 제도에 대비해 미리 교육된 사용자 층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교육 과정은 실질적인 면허 시험을 방불케 한다. 도로교통공단과 협회 표준 안전매뉴얼을 기반으로 기체 구조 이해부터 교통 법규, 사고 예방, 주행 실습까지 이어진다.
주목할 점은 평가 시스템이다. 교육 후 시험을 치러 합격한 학생에게만 공단과 협회 명의의 수료증을 발급한다. 싱가포르가 온라인 이론 시험에 합격해야만 PM 이용 자격을 주는 것처럼 한국형 인증 제도의 테스트베드를 민간 주도로 먼저 가동하는 셈이다.
지쿠는 이 수료증을 보유한 학생에게 요금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자발적인 안전 교육 이수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는 무면허나 헬멧 미착용 등 위법 행위를 단속에만 의존하지 않고 혜택 기반의 시스템으로 양지화하려는 시도다.
경쟁사들이 기기 반납 금지 구역 설정 등 소극적인 대응에 머무르는 동안 지쿠는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제도권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모양새다. PM 전용 면허제 도입 논의가 구체화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교육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는 향후 정책 수립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자산이 될 전망이다.
지쿠 윤종수 대표는 "PM 이용의 저변이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이용 습관과 안전문화의 정착"이라며 "청소년부터 안전하게 배우고 인증받는 구조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책임 있는 이용 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