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하하가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자신의 팬덤을 향해 양지로 나올 것을 공식 선언했다. 단순한 팬미팅을 넘어 2000년대 예능을 보고 자란 세대와의 연대감을 확인하는 자리다.

웨이브(Wavve)는 26일 오후 5시 독점 공개되는 오리지널 예능 최애와의 30분 세 번째 주자로 하하가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스타와 팬의 관계를 넘어선다. 하하의 상대로 등장한 팬은 어린 시절 무한도전을 보고 자란 이른바 무도 키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현재 하하와 동종 업계인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시대를 공유한 정서적 유대감이 생업의 현장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공감대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촬영 장소인 팬의 고깃집에 들어선 하하는 스타의 아우라를 벗어던지고 순식간에 골목 상권 선배로 변신했다. 하하는 "왜 이렇게 힘든 일을 시작했어"라며 탄식 섞인 첫마디를 던졌다. 이는 화려한 방송인의 모습 뒤에 가려진 자영업자의 고충을 공유하며 팬과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려는 시도다. 동업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과 조언이 오가며 프로그램은 예능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든다.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무한도전 비하인드 스토리 검증이다. 전 국민이 지켜봤던 레전드 예능의 주역으로서 당시의 진정성을 묻는 질문에 하하는 정면으로 답했다. 연출 의혹에 대해 그는 "연출은 하나도 없었고 대부분 몰랐던 문제였다"며 "그래도 틀릴 때는 시원하게 틀려서 제작진이 좋아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화려한 영광 뒤에 숨겨진 부담감도 털어놨다. 장기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사랑을 많이 받았던 만큼 부담감도 컸다"는 고백은 예능인 하하가 아닌 인간 하하의 깊이를 보여준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주목할 지점은 하하가 정의하는 자신의 팬덤 성격이다. 그는 스스로를 인사모(인기 없는 사람들의 모임)의 핵심 멤버로 칭하며 자신의 팬들을 닌자와 첩보원에 비유했다. 대중적으로 넓게 사랑받기보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지지하는 팬들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하하는 이러한 음지의 응원 문화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팬에게 "나를 좋아해 줘서 고마워"라고 진심을 전한 뒤 "이제는 나를 숨어서 응원한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 진심으로 팬클럽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가입비 3900원과 굿즈로 팔찌를 제공하겠다는 구체적이면서도 소박한 계획은 그가 추구하는 친근한 스타상을 대변한다.

최애와의 30분은 팬이 자신의 스타와 30분간 밀착 대화하는 과정을 무편집으로 담아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앞서 가수 츄와 황가람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짜여진 대본 없이 팬심과 스타의 진심이 부딪히는 날것의 매력이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대중의 니즈를 파고들고 있다.

하하의 인생 철학부터 번아웃 대처법까지 담긴 이번 회차는 26일 오후 5시 웨이브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