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위대한 스토리들이 살아 숨 쉬는 곳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가 2025년 11월 13일 홍콩 디즈니랜드 호텔의 신데렐라 볼룸에서 열렸다.

‘위대한 이야기들이 살아 숨 쉬는 곳(Where Great Stories Live)’을 캐치프레이즈로, 디즈니+의 한국·일본·글로벌 오리지널 콘텐츠 신규 라인업과 최초 영상을 공개했다.

행사장에는 ER 이코노믹리뷰를 비롯해 14개국 취재진 400여명이 모였다. 디즈니 코리아 임원진들이 총출동했고, 스튜디오N 등 협업 제작사들도 참석했다.

■ 로컬 포 로컬 · 스트리밍으로 · 콜라보레이션 한다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에서 공개된 한국 및 일본 신작 라인업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에서 공개된 한국 및 일본 신작 라인업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에서 공개된 글로벌 신작 라인업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에서 공개된 글로벌 신작 라인업

올해 프리뷰 행사는 스트리밍 콘텐츠에 집중했다.

기존에는 주요 디즈니의 극장 기대작 소개까지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확실한 영화들이 있었다. 11월 ‘주토피아2’, 12월 ‘아바타: 불과 재’의 영상 하나만 소개해도 현장은 난리가 났을 법하다. 

하지만 디즈니는 모든 것을 생략하고 디즈니+ 콘텐츠만 발표했다. 취재진들이 디즈니+에 집중하도록 기획된 것이다.

오리지널 22편 라인업을 펼쳐 보니 지역별 콘텐츠 색깔이 확실했다. ‘로컬 포 로컬’ 전략 하에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지역별 개성에 초점을 맞춘 라인업이었다. 지역별 시청자에게는 ‘우리의 스토리’가 살아 숨쉬는 콘텐츠들이다.

예컨대, 한국 라인업은 스타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들이다. 기반에는 원작 혹은 크리에이터가 확실한 타이틀이 다수를 이뤘다. 모르는 길보다 검증된 길로 가는 방향이었다.

일본 라인업은 애니메이션 편성이 강화된 구성이었다. 비로소 가야할 길을 가는 느낌이었다.

글로벌 라인업은 ‘쇼군’ 시즌2를 필두로 전편 성과를 기반으로 이어지는 후속 시즌이 핵심이었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신작 FX 라인의 청불 시리즈 ‘뷰티’는 대단히 공격적인 편성이었다. 한 편에서는 갈 수 있는 길을 가면서, 또 한 편에서는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시도하고 있었다.

▶ 디즈니+ 2026 오리지널 22편 라인업 … 한국·일본·글로벌 전략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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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 일본 · 글로벌 스타, 디즈니+로 모였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의 배우 이동욱, 김혜준, 감독 이권이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의 배우 이동욱, 김혜준, 감독 이권이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조각도시’의 주연배우 지창욱, 도경수가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 참석했다.디즈니+와 협업이 어땠냐는 질문에 도경수는 “디즈니+가 짱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촬영 과정에 대한 질문에 지창욱은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었다”고 밝혔고, 이에 도경수는 “창욱이 형이 고생한 건 진짭니다”라고 답했다.사진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조각도시’의 주연배우 지창욱은 촬영 과정에 대한 질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었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메이드 인 코리아’의 현빈, 정우성, 우도환 배우와 우민호 감독이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메이드 인 코리아’의 현빈, 정우성, 우도환 배우와 우민호 감독이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재혼 황후’의 이세영, 주지훈, 신민아가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재혼 황후’의 이세영, 주지훈, 신민아가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스타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팬 미팅 분위기로 전환됐다. 각국 기자들은 팬심을 감추지 않았다.

지창욱은 최근 공개된 ‘조각도시’, 일본과 한국의 합작 드라마 ‘메리 베리 러브’ 무대에 연속으로 올랐다. 

2024년 ‘조명가게’의 주연배우 박보영과 주지훈은 올해는 각각 ‘골드랜드’와 ‘재혼황후’로 2년 연속 무대에 올랐다.

행사장을 가장 밝게 만든 스타는 ‘조각도시’의 도경수였다. 디즈니+와 협업에 대한 질문에 도경수가 해맑게 “디즈니+가 짱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하자, 현장은 웃음 바다가 됐다.

현장 체감상, 해외 취재진들이 가장 기대하는 작품은 변우석과 아이유가 출연하는 ‘21세기 대군부인’이었다. 사실 주연배우들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취재진들은 미리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고편이 나온 후 모두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지켜봤다. 그러나 곧바로 다음 순서로 넘어가자,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당일 무대에 오른 스타들은 다음과 같다.

한국 라인업 발표에는 ‘조각도시’의 도경수와 지창욱, ‘메이드 인 코리아’의 현빈·정우성·우도환·우민호 감독, ‘킬러들의 쇼핑몰2’의 이동욱·김혜준·이권 감독, ‘골드랜드’의 박보영·김성철·이현욱·김성훈 감독, ‘재혼 황후’의 신민아·주지훈·이세영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일본 라인업 발표에는 ‘메리 베리 러브’의 이마다 미오와 지창욱, 트래비스 재팬의 마츠다 겐타와 나카무라 카이토, ‘데스 스트랜딩: 고립’의 크리에이터 코지마 히데오가 참석했다.

글로벌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쇼군’ 시즌2의 사나다 히로유키와 총괄 프로듀서 레이철 콘도, 저스틴 마크스가 직접 작품을 소개했다.

▶ ‘조각도시’ 지창욱은 독했고, 도경수는 미쳤다 [OTT PICK]

■ 제작은 제조업이 아니다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의 ‘글로벌 및 아태지역 리더십 토크 세션’에서 에릭 슈라이어(디즈니 텔레비전 스튜디오 및 글로벌 오리지널 텔레비전 전략 부문 사장), 캐롤 초이(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통합 마케팅 및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 컴퍼니.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의 ‘글로벌 및 아태지역 리더십 토크 세션’에서 에릭 슈라이어(디즈니 텔레비전 스튜디오 및 글로벌 오리지널 텔레비전 전략 부문 사장), 캐롤 초이(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통합 마케팅 및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 컴퍼니.

그런데 행사 하이라이트는 스타들의 무대 인사가 아니었다. 에릭 슈라이어(디즈니 텔레비전 스튜디오·글로벌 오리지널 전략 사장)와 캐롤 초이(아태지역 통합 마케팅·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의 대담이었다. 

두 사람은 플랫폼의 크리에이터 혹은 주연배우로서 누구보다 몰입해 있었다. 배우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디즈니+의 스토리와 철학을 전했다. 

특히 에릭 슈라이어 사장은 “제작은 제조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크리에이터를 신뢰하고, 그들이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도록 리스크를 디즈니가 감당하겠다는 메시지였다. 새로운 팬덤을 만들려면 결국 창작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뜻이었다.

두 사람의 대담은 디즈니가 왜 ‘이야기꾼(storyteller)’이자 ‘위대한 이야기들이 살아 숨 쉬는 곳(Where Great Stories Live)’이라고 자칭하는지 보여주는 최고의 장면이었다.

▶ [에릭 슈라이어 X 캐롤 초이 현장 대담] “디즈니+, 새로운 팬덤 위해 실험한다”

■ CEO 밥 아이거의 철학이 보인다

무대에 올랐던 디즈니 임원들은 주요 키워드를 공유하며 디즈니+의 비전을 전했다. 각자 맡고 있는 영역이 다른데도 메시지가 통일되어 있었다. 행사 기획 시나리오 측면에서도, 기업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인상 깊었다.

더 놀라웠던 건 그 키워드들이 6대·8대 CEO 밥 아이거의 자서전에 나온다는 점이다. 그는 디즈니 리바이벌(Disney Revival)을 이끌고, 미키 마우스 세상에 아이언맨과 엑스맨, 그리고 스타워즈를 합쳐 지금의 디즈니로 만든 인물이다.

이처럼 디즈니 리더들의 경영 철학이 ‘연결’된 것은, 밥 아이거의 자서전 한국 제목을 빌리면 ‘디즈니만이 하는 것’이었다. 기업들과 만나면, CEO와 부장과 팀장의 언어가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 디즈니만이 하는 것, CEO 밥 아이거의 선택을 다시 본다 [북앤북]

■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열리다

4번째 행사였던 올해, 처음으로 디즈니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 디즈니랜드 리조트에서 열렸던 점도 인상 깊다. 

각국 취재진의 베이스캠프였던 ‘디즈니 익스플로러 롯지 호텔’은 도착과 동시에 취재진을 디즈니 세계에 몰입시켰다. 그곳은 엘리베이터조차 ‘디즈니 스토리’가 있다. 

메인 무대였던 ‘홍콩 디즈니랜드 호텔’의 인챈티드 가든 레스토랑. 가니시로 올린 당근까지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 형태로 만들어져 ‘당신은 지금 디즈니에서 식사하고 있다’는 감각을 강하게 줬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그 자체로 디즈니였다. 초입부터 모두가 들떠 있었다. 홍콩 현지 관람객들, 단체로 온 유치원 학생들, 교복 입고 온 중학생들, 화려한 코스어 관광객들까지 행복한 얼굴들만 보였다. 이런 홍콩 디즈니랜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팁을 요약하면 이렇다. “뛰어!”

▶ 20주년 홍콩 디즈니랜드, 제대로 즐기는 여행 TIP [여행 PICK]

■ 디즈니랜드에는 시민들이 산다

디즈니랜드 직원들은 관람객을 환대했다. 물론 환대 산업 종사자들은 모두 그렇다. 그런데 디즈니랜드는 뭔가 달랐다. 관람객에게 눈인사하며 여기가 자신들의 랜드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인식시켰다.

디즈니랜드는 직원의 약 90%가 아르바이트로 알려졌지만, 현장의 공기는 시민들에 가까웠다.

어떻게 이런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 비결을 ‘HOW TO 디즈니 시스템 & 매뉴얼’의 저자는 디즈니 식 매뉴얼이라고 소개한다.

▶ 우리 회사 직원이 금방 그만둔다? 디즈니 식 매뉴얼 만들라! [북앤북]

■ “콜라보레이션의 힘을 믿는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이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 오프닝에서 “디즈니는 콜라보레이션의 힘을 믿는다”고 연설했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 컴퍼니.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이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 오프닝에서 “디즈니는 콜라보레이션의 힘을 믿는다”고 연설했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 컴퍼니.

“디즈니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의 힘을 믿습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오프닝에서 그렇게 연설했다. 콜라보레이션은 프리뷰 무대, 토크 세션 등 행사 전반에 지속적으로 언급됐다.

이날 언급된 콜라보레이션 개념은 크리에이터와 공동 작업 같은 1차적 협업을 넘어, IP 회사와 스타 기획사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하고 다층적인 협업을 뜻했다. 이러한 협업의 대표적인 상징이 바로 프리뷰 행사가 열린 디즈니랜드이었다.

따라서 사실상 올해 행사 메시지는 ‘콜라보레이션’이다. 지난해 키워드가 ‘스토리텔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즈니+ 역할 변화가 예고된 셈이다.

디즈니+는 아태지역 스토리 발굴자 역할을 넘어, 협업자로서 페이즈2로 진입한다는 선언이다. 혼자서는 길을 찾기 어려운 미로 속에서, 각자 재능을 포개어 길을 찾는 스토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에릭 슈라이어 사장은 이를 ‘코칭’이라 표현했다.

▶ [ER미로찾기] “콜라보레이션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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