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향후 방향성이 매파적으로 전환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공식 입장은 통화완화 사이클을 유지하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기·규모, 혹은 통화정책 방향성 전환 여부는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장은 이날 이 총재의 발언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했다. 특히 채권시장이 요동쳤는데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3.3%대로 올랐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을 0.9%로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보다 훨씬 낮다"며 "우리의 잠재성장률은 아마도 1.8∼2.0%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성장률은 1.6%로 전망했다"며 "2주 후에 새로운 전망을 발표하는데, (전망치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해당 발언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런 기조를 지속할지는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포함해 오는 27일 수정 경제전망을 토대로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나아가 원화 약세에 대해서는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변동성 ▲미국 정부의 셧다운 ▲달러 강세 ▲일본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미중 무역 관계 ▲한미 투자 패키지 등을 요인으로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 너무 많은 요인이 (환율에) 작용하고 있어 안개가 걷히기 전까지 방향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외환시장이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고려해,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일 때는 개입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택 시장 과열 현상도 언급했다. 그는"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급등한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주가가 상당히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1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다"며 "우리 주식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과대평가 됐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