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시대의 논의가 이용자 경험 혁신에 집중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500만 SME(중소상공인)를 포함한 수많은 파트너, 즉 ‘사업자’를 위한 전용 AI 비서를 전격 공개했다. 

사업 현황을 종합 진단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하며, 나아가 마케팅과 가격 책정 등 핵심 업무를 직접 실행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의 진화다.

네이버는 6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에서 이종민 광고 사업 부문장의 기조연설을 통해 ‘에이전트 N 포 비즈니스(Agent N for Business)’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 부문장은 AI 에이전트 논의가 이용자에 편중된 현실을 지적하며 네이버의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업자분들과 함께 성장해 온 네이버는 이제 사업자분들을 위한 사업장 전용 비즈니스 에이전트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민 부문장. 사진=네이버
이종민 부문장. 사진=네이버

“도구가 많아 더 막막”… 사업자의 고충에서 시작된 AI
네이버는 그간 스마트 스토어, 페이, 예약, 플레이스 등 사업자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했으나 이 부문장은 이러한 도구의 풍요가 오히려 사업자에게 혼란을 야기한다고 짚었다.

그는 “사업자를 위한 솔루션과 도구들이 너무 많아서 막막한 경우도 있는 것"이라며 “사업에 도움이 되라고 만든 도구들이 이제는 선택의 혼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광고 도구, 리뷰 관리, CRM 등 무엇을 어떻게 조합해 써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업자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부문장은 “현재 우리 회사가 잘 가고 있는 건지, 또는 시장이나 경쟁사 대비는 어떤 위치인지 등등 다양한 궁금증들은 오랜 기간 사업자분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특히 중소형 사업자는 현황 진단을 위한 데이터를 얻기 어렵고 데이터가 있어도 분석이 난망하며, 전문가 고용은 비용 부담이 크다. 이 부문장은 “제품 생산부터 마케팅, 고객 관리 등등 이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에도 매우 빠듯한 세상"이라며 "심지어 이 모든 걸 한 사람이 다 담당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현실을 짚었다.

그 총체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네이버는 단순한 도구 제공자를 넘어 성공을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이 부문장은 “사업자분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이제 네이버는 단순한 사업적 도구를 넘어 그다음의 여정으로 성공을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진화할 것”이라며 그 시작으로 "에이전트 N 포 비즈니스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똑똑한 비서실장’… 진단부터 실행까지 원스톱

이날 공개된 영상 시연은 에이전트 N 포 비즈니스가 지향하는 가치를 명확히 보여줬다. 가상의 골목 식당이 주변 상권(익선동)은 성장하는데 반해 매출이 정체된 상황을 가정했다.

AI 에이전트는 즉각 진단에 착수한다. 나아가 “골목 한 식당의 매출은 최근 3개월간 정체된 상황으로 플레이스 방문 수, 리뷰 등록 수, 스마트콜 통화 수 모두 주춤한 상황인 것이다”라고 현상을 분석한다. 이어 “익선동 전체 월평균 매출액은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골목 한 식당의 매출은 중하위 수준”이라며 시장과 비교해 객관적 위치를 알린다.

진단은 더 깊이 들어간다. 고객 리뷰를 분석해 “맛에 대한 긍정 리뷰는 많은 반면 가격대가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 많다”라며 핵심 문제를 지적하고 “인근 식당들과 비교해 봐도 골목 한 식당의 메뉴 평균 단가는 다소 높은 편”이라고 데이터를 제시한다. 여기에 상권 방문객의 70%가 20~30대 2인 그룹임을 파악, “최근 인기 한식 메뉴인 불고기 정식과 새우달래전을 커플 메뉴로 묶어서 판매하면 2030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구체적인 솔루션도 제안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장님이 “메뉴 등록해 주세요”라고 하자 즉각 액션을 실행한다. 나아가 “디지털 5개 광고인 애드부스트 스크린 광고를 활용하신다면 지역 방문 고객들에게도 가게를 알릴 수 있다”고 추가 마케팅을 제안하며 “광고 집행에 필요한 모든 일들은 제가 도와드리겠다”고 실행까지 도맡는다.

이 부문장은 AI가 진단, 솔루션 제안, 실행의 3단계를 모두 책임지는 것을 ‘비서실장’에 비유했다. 그는 “네이버 비즈니스 에이전트는 우리 개별 사업자분들이 똑똑한 비서실장 한 명을 채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여 하는 것”이라며 “내 사업과 관련된 어떤 고민이든 내 마음을 잘 아는 우리 직원처럼 어쩌면 나보다 더 똑똑하고 다 알아서 해주는 그런 비서실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기반의 ‘종합 진단’

비서실장의 첫 번째 역량은 비싼 컨설팅 비용 없이도 사업을 종합 진단하는 것이다. 당연히 네이버 내부의 방대한 데이터(통합 검색, 쇼핑, 오프라인 결제)는 물론, 외부 데이터까지 확장한 AI 기반 기술이 있기에 가능하다.

네이버는 분석의 깊이도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 부문장은 "단순히 방문 고객 분석을 넘어 우리 가게에 오지 않는. 또는 우리 가게가 위치한 상권 내에서의 주요 고객층, 그리고 그들의 트렌드의 변화까지 상세하게 분석해 드릴 수 있다"면서 "상품과 메뉴 단위까지 세밀하게 파고든다. 이커머스는 상품별 퍼포먼스와 경쟁사 상품을 직접 비교하고, 오프라인 식당은 “각 메뉴 단까지 내려가서 이 상권 내에서 식당의 메뉴에 대한 경쟁력까지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문장은 이러한 정밀 진단이 가능한 이유로 네이버 생태계 전반의 ‘살아있는 데이터’ 연계를 꼽으며 “네이버가 가장 잘 알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AI가 직접 수행하는 ‘솔루션 실행’

에이전트 N 포 비즈니스가 기존 컨설팅과 차별화되는 핵심은 실행력이다. 이 부문장은 “사업의 목적과 목표에 따라 실질적인 솔루션은 자동으로 실행까지 해준다”라며 “네이버 비즈니스 에이전트는 직접 실행까지 해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파트너’임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됐다. 먼저 스마트 스토어 사업자에게는 AI 프라이싱 솔루션이 제공된다. 이 부문장은 “우리 사업이 감당할 수 있는 기본적인 ROI, 즉 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를 계산한 뒤에 시장과 카테고리 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최적의 가격대를 제안하고 실시간으로 변경해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CRM 솔루션도 핵심 기능이다. 기존의 전체 발송 메시지가 아닌, 고객을 정교하게 세분화한다. 그는 “가격에 민감한 고객분은 어디에 어느 정도인지 또는 현재 우리 상품을 관람하고 있는 구경하고 있는 잠재 고객군은 어느 정도인지 등으로 세밀하게 타겟팅해서 고객별로 맞춤 솔루션을 제안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원할 경우 “이 제안을 바로 실행까지 해드린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사업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상권 트렌드 분석을 통해 “우리 가게에 추가되면 좋을 법한 신규 메뉴를 제안하고 또 실제 등록까지도 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의 부담도 덜어준다. 최근 마케팅의 필수로 떠오른 동영상 콘텐츠(쇼폼)를 AI가 원스톱으로 제작한다. 특히 고객들의 반응을 볼 수 있는 그들의 리뷰 콘텐츠까지도 소재를 활용, 친근하고 효과적인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에 하나다.

이 부문장은 “네이버가 갖고 있는 매우 강력한 사업적 도구들에 네이버만의 특화된 AI 기술을 더하고 유기적인 협업과 실행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이번 네이버 비즈니스 에이전트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없는 확장’

네이버 비즈니스 에이전트의 최종 목표는 ‘진화’와 ‘확장’이다. 네이버 내부 솔루션 통합을 넘어, 온라인 생태계 전반과 오프라인까지 영역을 넓혀 사업자가 오직 이 에이전트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확장은 마케팅 및 광고 분야다. 이 부문장은 “이제 네이버 비즈니스 에이전트를 통해 외부에 SNS 플랫폼까지 노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인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로드맵도 공개됐다. 그는 “SNS 플랫폼으로의 확장은 이번 달 중순부터 먼저 지원해 드릴 예정”이라며 “이제 네이버에 광고를 맡기시면 네이버 내부를 넘어 SNS 플랫폼인 인스타그램 그리고 페이스북까지 자동으로 사업자분들의 광고를 노출해 드리게 된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광고 플랫폼이 타사의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중대 발표다.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2026년에는 유튜브라는 동영상 플랫폼까지 확장할 예정”이라며 “크리테오와의 협업을 통해 수많은 버티컬 매체로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확장의 마지막 단계는 오프라인, 즉 리얼 월드다. 네이버는 ‘에드버스트 스크린’ 기술을 통해 대형 빌보드, 엘리베이터, 테이블 오더 등 디지털화된 오프라인 지면(사이니지)까지 광고를 자동 노출할 계획이다.

이 부문장은 “네이버 비즈니스 에이전트는 사업주들에게 필요한 분석, 진단 솔루션을 기본으로 하고, 이와 연계된 광고 마케팅까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좀 더 편리한 경험들을 제공해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