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믹스드 오케스트라 '넥스트 레벨'이 11월 21일(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믹스드 오케스트라 '넥스트 레벨'이 11월 21일(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국악관현악이 ‘저 너머의 문’을 열어 K사운드의 광야로 나아간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믹스드 오케스트라 <넥스트 레벨>이 11월 21일(금)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새로운 비전을 선보인다.

‘믹스드 오케스트라’란 국악관현악을 중심으로 서양악기, 전자음향을 결합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한국형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다. 공연 타이틀 <넥스트 레벨>은 창단 60주년을 맞아 ‘다음 단계’(Next Level)로 가겠다는 선언이다. 연주는 ‘만춘곡(晩春曲)’을 시작으로 신진 작곡가들의 곡으로 마무리된다.

1부는 지난 60년 전통을 이끈 명곡들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초대 단장 지영희 작곡의 ‘만춘곡’(1939)이 첫 곡이다. 국악관현악이 ‘전통음악의 재생’이나 ‘기악 합주의 확대’에 그치지 않고 ‘창작음악’로 정립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만춘(晩春)’은 ‘늦봄’ 혹은 ‘봄의 끝’이라는 뜻으로, 표면적으로는 계절의 전환점을 그린다. 그런데 작곡 당시가 일제강점기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지 단장은 “민족 독립을 맞아 우리 민족의 새로운 봄날 같은 춤곡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암울한 시기에서도 미래 비전을 담은 곡이다.

국립가무단 초대 단장 김희조 작곡의 ‘수상곡’(1958)은 김정승(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의 협연으로 진행된다. 단소가 ‘이야기꾼’처럼 흐름을 이끌며 관현악과 함께 ‘물, 빛, 감정의 흐름’을 그린다. 단소가 선율을 열면, 반주 악기들이 물결처럼 출렁인다. 중반부에는 선율이 중첩되며 물줄기가 속도를 더해간다. 마지막에는 다시 단소의 여운과 함께 물 위의 반짝임을 표현한다.

2부는 미래를 향하는 2025년 신작들이다.

장석진이 작곡하고 박다울이 협연하는 ‘거문고 협주곡 Axiom’은 만춘곡과 대응한다. 액시엄 Axiom이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자명한 명제’, 곧 공리(公理)라는 수학 용어다. 즉, 거문고의 소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음악 언어라는 자신감이 바탕이다. 

김현섭 작곡의 ‘한양 굿 주제에 의한 국악관현악 대안주’는 굿판의 공간을 음악 공간으로 해석한다. 한양 굿과 무당의 사설을 테마로 의례와 예술, 현실과 초월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적 공간을 제시한다.

이고운 작곡의 ‘국악관현악을 위한 무천’은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고대 집단 의식을 현대의 관현악 어법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의식, 음악, 춤으로 신과 연결되고자 했던 인간의 영적인 의식을 국악관현악으로 펼친다.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