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솔루션 사업에서 매출 포트폴리오 사업을 넓히려는 LG이노텍의 시도가 가능성을 반짝인다. 기판소재, 전장부품 등 LG이노텍을 받쳐주는 또 다른 창구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고 라이다 사업 등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투자해 온 미래 사업들의 결과물도 희망적이기 때문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최근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래 육성 사업이 빠른 속도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미래 신사업 비중을 2030년 전체 회사 매출의 25% 이상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함께 달려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가장 큰 미래 자산인 고부가 원천기술과 글로벌 톱티어 고객들과 협력하며 체득해 온 사업 경험을 발판 삼아, 차별적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또 다른 일등 사업을 만들어 가자”고 독려했다.

광학솔루션 잘하고 있지만… 고민 컸던 LG이노텍 왜?
지난 8월 LG이노텍이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주요 제품 및 서비스는 카메라 모듈 등과 같은 광학솔루션이다. 지난 2023년 매출액의 83.9%(약 17조2948억원)을 광학솔루션 제품이 벌어다 줬고 지난해에도 84.0%의 매출액(약 17조800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 비율이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80.6%(약 7조1910억원, 반기 기준)로 상당히 높다.
그러나 꿈틀거림이 보인다. 기판소재(반도체 기판, Tape Substrate, Photomask 등)의 매출 비율은 ▲2023년 6.4% ▲2024년 6.9% ▲2025년 8.9%로 비중이 커졌고 전장부품의 매출 비율은 ▲2023년 9.7% ▲2024년 9.1% ▲2025년 10.5%로 소폭 늘어났다.

LG이노텍은 문 대표가 'LG이노텍의 미래는 곧 회사가 축적해 온 확장성 높은 원천기술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며 그 기간 광학솔루션사업 뿐 아니라 기판소재 및 전장부품사업 포트폴리오를 심도 있게 분석해 왔다고 전했다.
모바일 카메라 모듈 사업이 견인하던 회사의 급속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구체화하는 것이 지난 2023년 말 새롭게 취임한 문 대표가 풀어나가야 할 시급한 과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앞서 3월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제4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4분기부터는 반도체와 전장 쪽 비중이 숫자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것 같다"며 "내년부터는 회사가 전체적으로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었다.
환골탈태 LG이노텍,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 노린다
LG이노텍의 목표는 미래 육성 사업의 매출 비중을 오는 2030년 2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기존 차량,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는 미래 시대가 요하는 고도화된 센싱 기능 구현에 한계가 있다고 해석하고 미래 사업 발굴에 앞장서 온 문 대표의 노력은 최근 속속들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라이다(LiDAR) 사업이 사례다. 지난 7월 LG이노텍은 아에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라이다 사업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구체적으로 LG이노텍은 아에바 지분 약 6% 인수를 비롯해 차세대 초슬림∙초장거리 FMCW(주파수 변조 연속파) 방식의 라이다 공동 개발 협약(JDA)을 포함했다. 오는 2027년까지 자율주행차·로봇택시 등 산업용 모빌리티 제품에 적용 가능한 라이다를 함께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라이다 첫 공급이 가시화되며 문 대표는 해당 사업 담당을 광학솔루션산업부로 이관했다. LG이노텍은 라이다 본격 생산을 앞두고 차량 카메라 모듈 생산 역량을 확보한 광학솔루션사업부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더 사업도 동시 육성한다. 고도화된 자율주행용 센싱 솔루션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서다. LG이노텍은 이달 초 4D 이미징 레이더 전문 기업인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며 지분 투자로 차량용 4D 이미징 레이더, 초단거리 레이더(USRR) 등 고성능 레이더 핵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차량 카메라와 동시에 라이다∙레이더 사업을 집중 육성해 LG이노텍을 미래 모빌리티 센싱 시장을 선도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위치 시킨다는 생각이다.
미래 먹거리 '차량용 반도체'도 넘보나

최근 현대모비스가 시장을 키우겠다고 선포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LG이노텍은 플레이어로 뛰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2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듈(AP 모듈) 시장에 출사표를 내며 전장부품 사업을 차량용 반도체 분야로 확대했다.
‘차량용 AP 모듈’은 차량 내부에 장착돼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자동차를 제어하는 반도체다. 차량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며 자율주행의 발전으로 AP 모듈의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차량에 탑재된 AP 모듈은 총 3300만개로 오는 2030년에는 1억 1300만개까지 매년 22%씩 늘어날 전망이다.
LG이노텍이 선보인 차량용 AP 모듈은 콤팩트 한 것이 강점이다. 6.5cmx6.5cm 사이즈 모듈에 데이터 및 그래픽 처리 등 다양한 시스템을 제어하는 통합 칩셋, 메모리 반도체, 전력관리반도체 등 400개 이상의 부품이 내장돼 있다. 기존 대비 메인 보드 크기를 줄일 수 있어 완성차 고객들의 설계 자유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 대표는 “차량용 AP 모듈 개발을 계기로 반도체용 부품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지속 선보이고 글로벌 고객들의 신뢰받는 혁신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작년부터 문 대표가 전격 추진해 온 로봇용 부품 사업도 올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5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문 대표는 차량용 AP 모듈과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를 필두로 LG이노텍을 반도체용 부품 시장 키 플레이어로 차별화해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겠단 전략이다.

또 AD/ADAS용 부품과 고부가 반도체 기판 사업 등 새롭게 확장을 추진 중인 신사업을 미래 육성사업으로 지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이를 8조원 이상 규모로 육성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및 로보틱스는 물론, AI∙우주∙메디컬 분야까지 LG이노텍의 원천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새로운 기술의 S-커브(기술이 급성장 후 일상화를 거쳐 도태되는 일련의 변화 과정을 뜻하는 경영학 용어)를 만들 수 있는 고객과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고객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그려 나가는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로 거듭나는 것이 LG이노텍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