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당국 조직개편 추진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취임했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생산적 금융’, ‘소비자 중심 금융’, ‘신뢰 금융’을 3대 축으로 하는 ‘금융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금융의 과감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며 “금융이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대전환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생산적 금융’을 제시했다. 그는 인공지능(AI) 같은 첨단산업과 벤처∙기술기업에 정책자금을 중점 공급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에 전례 없는 대규모 맞춤형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부동산과 담보대출에 쏠려있던 안전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기존 금융권의 관행 개선을 촉구했다. 주식시장 구조 재편과 디지털자산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 계획도 언급했다.
두 번째 과제인 ‘소비자 중심 금융’을 위해서는 취약계층 지원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핵심으로 꼽았다. 이 위원장은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신설하고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연체자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신속한 채무조정으로 재기를 돕겠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을 맞아 1405억원의 서민금융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43조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하겠다고도 했다.
세 번째 과제로는 ‘신뢰 금융’을 내세웠다. 이 위원장은 가계 빚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약 주력산업의 사업 재편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질서를 해치는 불법∙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한 번만 적발돼도 시장에서 퇴출하는 원칙을 적용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넘기고 남은 조직을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하는 정부 조직개편안으로 내부 혼란이 큰 가운데, 이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조직개편 소식으로 (직원) 여러분이 느끼는 혼란과 두려움,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마음과 무게를 충분히 공감한다”고 심경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뒤 국회 당정협의회를 시작으로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오후에는 취임식 직후 8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금융권의 생산적 역할과 당면한 리스크(위험) 관리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