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건물이 위치해 있다. 사진=셔터스톡
미국 워싱턴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건물이 위치해 있다. 사진=셔터스톡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9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높아졌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7월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 다우존스 전망치(2.8%)를 밑돌았다. 식품 가격은 보합, 에너지는 1.1% 하락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지수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월가 예상치(3.0%)를 웃돌며 올해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가 근원 CPI 상승세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낮게 나오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됐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전날보다 8%포인트 오른 94%를 기록했다.

블랙록 "연준, 9월 0.5%포인트 인하 가능"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7월 CP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더 CIO는 이날 고객 메모에서 "연준이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며, 장기 물가 기대치와 산업 생산성 향상 흐름에 맞춰 빅컷(0.5%포인트 인하)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인하는 지난해 9월 완화 사이클 개시 당시와 동일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물가 보고서는 다소 높았지만 우려 수준보다는 낮았다"며 “"핵심 물가의 일부 주요 부문이 과거 몇 년보다 낮게 유지되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증시 사상 최고…소형주 랠리

CPI 발표 후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은 1.13% 오른 6445.76, 나스닥은 1.39% 상승한 2만1681.90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도 1.10% 오른 4만4458.61을 기록했다.

러셀2000 소형주 지수는 3% 넘게 급등했다. 이는 금리 인하 시 단기 차입금리 하락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렌 젠트너는 "인플레이션은 상승하고 있지만 우려만큼 높지 않다"며 "연준이 노동시장 약세에 집중하고 9월 금리 인하를 테이블 위에 올려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티파니 와일딩은 "노동시장 모멘텀 둔화와 인플레이션 완화가 연준의 금리 정상화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