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생명이 건강보험과 변액보험 성과를 앞세워 실적 반등 흐름을 이끌고 있다. 금리 하락기에 업계 전반이 수익성 둔화를 겪는 가운데, 차별화된 전략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건강보험 부문에서 106억 원의 실적을 거두며 전년 대비 97% 이상 성장했다. 이와 함께 변액보험 자산에서도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리딩컴퍼니로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자본 건전성 지표인 K-ICS 비율은 190% 수준으로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며, 자기자본 관리 측면에서도 견조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다.
김 부회장은 동양화재, 한남투자신탁 등을 거쳐 1999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했다. 자산운용본부장, 리스크관리책임자(CRO), 파생센터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후, 2012년 미래에셋생명에서 자산운용부문 대표와 가치경영총괄 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2017년에는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PCA생명의 인수합병을 주도했고, 2023년 10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현재는 황문규 전무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자산운용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보험사의 수익 구조를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재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채널·상품 혁신으로 CSM 견인
김 대표는 2021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재임 당시, 업계 최초로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설립해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 구조를 도입했다.
또한 GA채널에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술비보험 등 보장성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특히, 보장성상품에 투자형 특약을 결합하고, 헬스케어 서비스와 연계한 담보를 개발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신계약 CSM은 39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2% 증가했다. 이는 손보사를 포함한 전체 보험사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건강보험 신계약 CSM은 전년보다 82.1% 늘어난 2320억원으로, 월납환산 초회보험료 대비 CSM 배수는 22.2배로 종신보험(7.2배)의 3배 이상 수준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 3월 기준, 건강보험만으로 순수 21억 원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건강보험 신계약 CSM 성장과 맞물려 상품 전략이 실적에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장성·변액보험으로 수익구조 다각화…투트랙 전략 통했다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균형 있게 강화한 투트랙 운용 방식 또한 김 부회장의 대표적인 성공 전략 중 하나다. IFRS17 도입 이후, 보장성보험과 단기납종신보험이 회계상 유리하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보험사가 해당 상품에 집중하는 동안, 김 부회장은 자산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변액보험을 병행 강화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했다.
변액보험은 금리 변동에 따른 역마진 위험이 적고, 자본적정성 유지에도 유리한 상품이다. 고객의 보험료가 주식이나 채권 등 실적배당형 자산에 투자되고, 그 운용성과가 보험금에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확정금리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 하락 시에도 부채 부담이 크지 않으며, 변액보험 중 특별계정으로 운용되는 상품은 보험사의 책임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K-ICS(자본건전성) 비율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김 부회장이 추진한 변액보험 투트랙 전략은 시장 내 입지를 크게 끌어올렸다. 미래에셋생명의 올해 1분기 기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4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140%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는 5867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27.3%까지 확대됐다.
최근 5년간 변액보험 자산 수익률은 42.6%로, 대형 생보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MVP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45% 수익률을 기록했고,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은 129.4%에 달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단기납종신보험은 단기간 내 CSM 유입에는 유리하지만 불완전판매와 해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보수적인 기조 아래 판매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선택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의 실적 회복에 대한 자신감은 자사주 매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월 그는 자사주 2만 주를 주당 4747원에 장내 매수해 총 17만 주를 보유하게 됐다.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동시에 강화해온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된 가운데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함께 드러낸 행보로 평가된다.
김 부회장의 자산운용 전략은 미래에셋생명의 실적 반등을 넘어, 구조적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돼 새 제도 환경 아래에서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