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규제를 내놓은 가운데 이번 대출 규제가 전세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급 절벽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출규제에 따른 전세 수요 증가까지 맞물리면서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금지됐고, 주택구입시 주담대를 받은 경우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를 부과했다.
또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가 제한됐고,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디딤돌·보금자리론 포함) LTV는 기존 80%에서 70%로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서며 과열됐던 서울 집값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매매 시장에서 밀려난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며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4043가구로 상반기 대비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저도 대부분 물량이 연말에 몰려 있어 가을 이사철에 전월세 매물 부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내년 공급 전망도 어둡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만4400가구로 올해 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이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389건으로 1년 전 2만7461건 대비 11.2% 감소했다.
매물은 줄어드는 반면 전세를 찾는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됨에 따라 집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전·월세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막히면서 시장에 나올 전세 매물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규제로 전세매물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아파트 입주장에선 전세대출을 끼지 않은 임차인을 구하거나 잔금대출을 통해 직접 실입주하려는 수분양자의 움직임도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이번 대출 규제로 전세에서 매매로 이동할 수요가 이동하지 못하고 전세시장에 남게 되면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6억원까지는 대출이 가능해 매매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투자수요가 줄면 시장에 유통될 수 있는 전세 매물이 줄 수 있고,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면서 집을 못 사고 전세나 월세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전세 공급은 줄고 수요는 누적되는 구조기 때문에 전세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