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석유화학 업계가 깊은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솔루션과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미래 성장의 초석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지난해부터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올해는 이를 더욱 구체화하여 친환경 자동화 솔루션, 바이오·지속가능 소재,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을 3대 축으로 삼고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먼저 핵심인 금호석유화학은 R&D 중심의 중장기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 창출에 집중한다. 특히 전기차 고성능 타이어의 핵심 소재인 합성고무(SSBR)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졌지만, 타이어 수명과 연비를 개선하고 에너지를 저감하는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로 시장 리더십을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원료와 핵심 기술을 결합해 친환경성과 성능을 모두 잡은 신소재 합성고무의 파일럿 제조 기술을 확보했으며,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탈솔벤트(DEVO)' 공정 연구도 상업화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에폭시 수지 기술 고도화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선다.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배출이 적은 무용제·수용성 에폭시 수지의 적용 분야를 선박, 바닥재 등에서 더욱 확대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저탄소 에폭시 수지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올해 관련 설비 투자를 단행해 친환경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다.
금호미쓰이화학은 폴리우레탄의 친환경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가구, 단열재, 자동차 내장재 등에 사용되는 MDI(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 분야에서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폴리우레탄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친환경 인증을 앞두고 있다. 나아가 폐기된 폴리우레탄을 열분해해 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연구하며 비용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계획이다.
금호폴리켐은 특수합성고무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의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R&D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경량화 소재, 전기차 주행 소음 개선 부품 등 신규 자동차 소재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올해 하반기 실증 평가를 목표로 친환경 공정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한, 태양광 발전 부품 등 신규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각 계열사의 강점을 살린 R&D 전략을 통해 어려운 시황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친환경·고부가가치 중심의 체질 개선이 미래 시장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