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가 기업 복지 시장의 판을 바꾸는 거대한 실험을 시작했다.
네이버페이는 기아의 복지포인트 제도 운영사로 공식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이는 단순히 대형 고객사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넘어 기존의 폐쇄적인 복지몰 시스템을 허물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번 제휴의 핵심은 국내 최초로 구축된 ‘확장형 복지 포인트’ 시스템이다. 기아 임직원들은 이제부터 복지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 가격이 비싸고 선택지가 제한된 특정 복지몰에 갇힐 필요가 없다. 네이버페이 간편결제가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상점 등 사실상 모든 곳에서 현금처럼 자유롭게 포인트를 쓸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네이버페이는 자사의 방대한 결제망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복지몰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베네피아’ ‘e제너두’ 같은 전통적인 복지 서비스 기업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동시에 카카오페이나 토스 등 경쟁 핀테크사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B2B 기업 복지 시장에서 강력한 무기를 먼저 확보한 셈이다.
물론 기업의 복지 정책에 따른 통제 기능도 남겨뒀다. 기아는 네이버페이의 시스템을 통해 특정 사용처를 제한하거나 포인트 유효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임직원에게는 최대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기업에게는 최소한의 관리 권한을 보장하는 혁신적인 모델이다. 향후 건강검진 예약이나 타사 포인트 전환 등 제휴처를 유연하게 넓힐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네이버페이는 기업 담당자가 포인트를 직접 지급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인 ‘포인트 파트너센터’도 함께 공개했다. 기업은 이 센터를 통해 임직원 포인트 지급과 회수 이력 정산 관리 통계 리포트 등 복지 운영 전반을 효율화할 수 있다. 임직원 역시 전용 복지 페이지에서 사용 내역을 쉽게 확인하고 전용 문의 채널로 빠른 응대를 받는다.
네이버페이의 이런 시도는 이미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아와 선보인 확장형 모델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동서식품 등이 네이버페이의 ‘개방형 복지 포인트’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그 결과 2022년 서비스 시작 이후 네이버페이 복지 포인트를 도입한 기업은 12배 이상 늘었다. 지급된 복지 포인트 규모는 초기 대비 약 2900%나 폭증했다. 기존 복지몰 포인트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하는 비율 역시 183% 증가하며 높은 선호를 보였다.
네이버페이 페이인프라&비즈 이미영 책임리더는 “기아와 함께 선보이는 이번 복지 포인트 제도는 임직원 개개인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복지 운영의 디지털 전환과 효율화를 실현하는 혁신적인 모델”이라며 “향후에도 네이버페이는 기업 맞춤형 복지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며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