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니치 퍼퓸 하우스 '오르메(ORMAIE)'가 한국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확장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백화점 입점 확대는 물론, 프랑스 본국의 창업자가 직접 내한해 국내 향수 애호가들과 프라이빗 시향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르메는 2018년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인 니치 향수 브랜드다. 아트 디렉터 출신의 밥티스트(Baptiste)와 그의 어머니이자 조향사인 마리 리세(Marie-lise)가 함께 설립했다. 이들은 전통과 예술적 감성, 최상의 원료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향수를 선보이며 니치 향수 시장에서 빠르게 주목받았다. 브랜드명 '오르메'는 프랑스어로 '느릅나무'를 뜻하며, 밥티스트가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낸 마당의 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 향수 외에도 향초, 비누 등 하이엔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사진=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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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메의 향을 창조하는 조향사 마리 리세는 겔랑(Guerlain), 디올(Dior), 랑방(Lanvin) 등 유수의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은 프랑스 전통 조향계의 베테랑으로 꼽힌다. 그녀는 식물성, 천연 향료만을 사용해 향을 디자인하는 데 깊은 조예를 지녔으며, 향수를 '단순한 냄새가 아닌, 이야기를 담는 매개체'라는 철학으로 제작한다.

이러한 조향사의 철학을 이어받아 오르메는 '추억을 담는 매개체'로서 브랜딩을 전개하고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향수에서 영감을 받은 부드럽고 따뜻한 라벤더 향의 '르 파상(Le Passant)', 햇살 가득한 해변에서의 산책을 떠올리게 하는 '28°(뱅트 위트 데그레)', 학교와 도서관의 종이와 연필 향을 담은 '파피에 카르본(Papier Carbone)' 등 현재까지 총 12가지의 향을 선보였다.

오르메는 감성과 추억을 담은 브랜딩 외에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강조한다. 향수병은 재생 가능한 유리로, 캡은 지속가능한 숲에서 일정 수량만 채취한 느릅나무로 수제 제작된다. 종이 라벨과 포장 상자 역시 FSC(국제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종이만을 사용한다. 장인이 직접 만드는 오르메 제품은 향마다 독특한 디자인의 캡으로 제작되어 집들이 선물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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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출 3년 차를 맞는 오르메는 2025년을 기점으로 한국 시장 확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조향사인 어머니 마리 리세를 위해 밥티스트가 직접 구상한 12번째 향 '18-12(디스위트두즈)' 출시를 기념하며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했다. 이어 5월에는 창업자 밥티스트가 방한해 국내 향수 애호가들과 프라이빗 시향회를 열고, 오르메의 새로운 라인업 '엑스트레(Extrait)'를 직접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르메 엑스트레는 기존 향의 부향률을 높이고 프루티한 느낌을 강조해 한층 성숙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라인업이다. 이번 시즌에는 어린 시절 가족들이 좋아하던 장미꽃에서 영감을 받은 '이본느(Yvonne)'와 '토이토이토이(Toï Toï Toï)'의 엑스트레 버전이 공개되어 시향회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월드타워 오르메 매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네이버 최대 향수 커뮤니티 '향수사랑' 회원들이 참석해 밥티스트와 함께 시향하며 브랜드 스토리를 나누었다.

오르메의 창업자 밥티스트는 "자신만의 향과 기억을 중시하는 개성 소비 트렌드 측면에서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확고한 시장 중 하나라고 생각해 아시아 첫 진출국으로 선택했다"며, "한국에서도 오르메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르메는 2022년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 SE international(에스이인터내셔널)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 에스이인터내셔널은 신세계 출신으로 디올, 베르사체, 모스키노 지사장을 역임한 한상옥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명품 키즈, 하이엔드 스킨케어, 럭셔리 리빙 브랜드들을 국내 백화점 및 면세 채널을 통해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