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은 이미 솔드아웃(완판)됐고, 2026년 물량은 올해 상반기 중 고객과의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 사장은 이날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 제품의 특성상 높은 투자 비용과 긴 생산 기간이 요구되는 만큼 고객들과의 사전 물량 협의를 통해 판매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력인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하고 있으며, 후속 제품인 HBM4(6세대) 12단 제품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HBM4 12단 샘플을 공급한 상태다.
곽 사장의 발언은 올해 물량을 완판한 데 이어 내년 물량도 올해 상반기 중 완판이 될 거란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물량은 HBM3E 12단 제품과 함께 HBM4 12단 제품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 사장은 또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이 지속 하향되는 등 불확실성이 높지만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 기업 투자는 확대 중”이라며 “그래픽처리장치(GPU)·맞춤형 칩(ASIC) 수요 증가로 HBM의 폭발적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HBM 비중은 올해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HBM 매출 비중은 40% 이상이었다. SK하이닉스는 HBM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66조1천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중국 저가형 AI 모델 딥시크(DeepSeek) 등장으로 인한 HBM4 수요둔화 우려에 대해 곽 사장은 “오히려 딥시크 같은 AI 모델의 등장으로 신규 스타트업 기업의 시장이 가속화되고 양질의 AI 서비스가 늘어나면 GPU나 ASIC 기반의 AI 수요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중장기적 수요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HBM3E와 HBM4 모두 같은 D램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니즈에 잘 대응할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저전력 D램 기반의 AI 서버 특화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 양산 계획도 소개했다.
곽 사장은 “AI 서버용으로 수요 증대가 예상되는 소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요 고객들과 협업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 양산 공급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곽노정 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