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8일 석방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 1월 15일 윤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한 52일 만이다. 구속기소가 된 1월 26일로부터는 41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48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걸어나오면서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를 마친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이동해 오후 6시 16분쯤 한남동 관저에 도착했다. 관저 앞에 모여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을 향해 환호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 앞에 도착한 뒤, 차량에서 내린 뒤 자신의 석방과 관저 복귀를 환영하는 인파에 허리 숙여 인사했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주먹을 쥐어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에 대한 감사 멘트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특별한 멘트 없이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다만,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하는 수준에서 절제된 입장 표명을 했다.
윤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이날 지지자들을 향해 "불법을 바로잡아준 중앙지법 재판부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그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그리고 우리 미래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여당과 지지자들에 대해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의 구속에 항의해 목숨을 끊으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자들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저의 구속과 관련해 수감돼 있는 분들도 계신다. 조속히석방되기를 기도한다"며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따라 공직자로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다가 고초를 겪고 계신 분들도 있다. 조속한 석방과 건강을 기도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단식투쟁을 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는데 건강 상하시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뜻을 충분히 알리신 만큼 이제 멈춰주시면 좋겠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은 "대통령의 구속은 절차적, 실체적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법원이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대리인단은 "현재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은 법과 원칙의 정상적인 작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너진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고 국가의 기강을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임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헌정질서를 복원하고 법치주의를 확립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시장경제를 굳건히 하는 것이 윤 대통령의 변함없는 목표이며, 비상계엄을 통해 국민에 호소하고자 했던 바"라고 설명했다.
대리인단은 대통령의 석방은 개인의 억울함을 푸는 차원이 아니라면서 "이 나라의 무너진 법치주의를 원상 복구하는 험난한 여정의 시작이며,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끝까지 노력해 무너진 법치주의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이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다는 법원 결정에 따라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서울구치소에 석방 지휘서를 보냈다.
대검찰청은 심우정 검찰총장이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을 존중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윤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했다. 이에 따라 특수본은 윤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석방 지휘서를 송부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구속 상태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윤 대통령이 낸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불명확해 논란이 있다는 점과 검찰이 구속 기간이 끝난 뒤 공소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구속을 취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