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사옥 전경
태영건설 사옥 전경

태영그룹이 핵심 자산인 에코비트를 2조원이 넘는 금액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확보한 자금은 차입금과 한도 대출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재무지표가 크게 개선될 전망인 만큼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는 KKR과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는 에코비트 지분을 IMM컨소시엄(IMM 프리이빗에쿼티, IMM인베스트먼트)에게 전부(60만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공시했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결정' 안건을 의결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울러 이번 계약과 관련해 풋옵션 등의 조건은 부여된바 없다고 회사는 밝혔다. 

에코비트 지분 100%의 총 매각대금은 2조700억원으로 지분 절반을 갖고 있는 티와이홀딩스는 1조350억원을 갖게 된다.

올해초 에코비트 매각 희망 가액 3조원대에는 못미치는 수치지만, 2020년 10월 16일 SK에코플랜트(사명 변경전 SK건설)는 에코비트의 전신인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TSK코퍼레이션) 보통주 159,999주 전량을 KKR측에 매각할 당시 매각대금 1968억8600만원과 비교하면 주당 가격면에서 나쁘지 않은 가격을 받았다는 평가다.

자료 = SK그룹.
자료 = SK그룹.

다만 매각대금 전부가 태영그룹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KR과의 공동매각 합의서에 따라 지난해 1월 대여한 4000억원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은 차등 배분한다. 업계에서는 태영그룹이 이번 에코비트 매각으로 약 5000억원 안팎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티와이홀딩스는 양도내역과 관련해 "당사가 보유한 발행회사 주식 50%를 나머지 50% 주주들인 Easel Holdco L.P.(이젤홀코) 및 Easel Holdco II L.P.와 공동매각을 통해 매각했고, 발행회사 주식 100%에 대하여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전체 매각대금 2조 700억원을 받기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asel Holdco L.P.'와 'Easel Holdco II L.P.'는 KKR의 SPC(특수목적회사)다. 

또한 티와이홀딩스는 "당사 보유주식은 채권자인 Plutus Holdings II L.P.에게 담보로 제공되어 있고, 해당 담보재산의 처분에 관한 채권자 및 발행회사 주주들과의 정산에 따라 최종적으로 당사가 수령하게될 대금은 매각대금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일부 금액이 될 것"이라며 "해당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이 이뤄지는 경우에 당사의 최종 수령 금액이 확정되며, 그 후 법령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공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Plutus Holdings II L.P.'는 KKR측이 지난해 1월 26일 티와이홀딩스가 발행한 400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인수할 때 동원한 크레딧펀드인 것으로 추정된다. 만기일은 2027년 1월 26일로 연 13%의 금리 조건이다. 

티와이홀딩스 측은 이번 매각으로 KKR로부터 대여한 4000억원의 부채를 갚아 연 500억원이 넘는 이자 비용이 줄어들면 태영건설의 재무지표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태영그룹 내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채권단과 워크아웃 이행 기간을 3년으로 약정했다. 이후 출자전환·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 해소하고 티와이홀딩스 등 대주주 지분 무상감자, 주요 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다.

태영건설이 참여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가운데 착공에 돌입한 곳은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분양을 재개한 '의왕 센트라인 데시앙'은 계약률 100%를 달성하며 완판에 성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