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 6층 아트테라스 내부 전경. 사진=전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 6층 아트테라스 내부 전경. 사진=전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 25일 오전 10시15분. 대전역에서 차를 타고 20여분 넘게 달리니 저 멀리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솟은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가까이 갈수록 멀게 느껴졌다.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입구방향 다리 초입부터 꽉 막혀 있어서다.

총 4번의 신호등이 바뀌고 나서야 백화점 입구로 향할수 있었다. 대전에서 평생 택시를 운전했다는 김모씨(64)는 "평소 막힘이 없는 곳인데 아침부터 출근자들로 차량이 말도 못하게 많이 막혔다"며 "평소보다 3~4배 교통정체가 심해진 듯하다"고 말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004170) 총괄사장의 야심작이자 신세계 유통 DNA를 집약한 대전 신세계 Art&Science(아트앤사이언스)가 이날부터 가오픈하자, 차량이 길게 이어진 것이다. 방문자 때문만은 아니다. 백화점 및 호텔 인력 570명 중 490명을 신규 채용한 이곳으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겹친 탓이다. 

백화점 내부에 들어서니 다양한 연령대 고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점심 시간 전후가 되자 지하 1층 식당가와 지상 5층 프리미엄 식당가는 긴대기줄이 계속 포착됐고 일부 식당은 족히 2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도심속에서 즐기는 예술의 향과 힐링

투자비만 총 6,500억원. 신세계백화점 중 3번째로 큰 매머드급 점포인 대전 신세계 '아트앤 사이언스'는 문화와 예술, 과학을 접목시키고자 한 신세계 미래형 백화점 콘셉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는 식당가, 명품, 화장품, 패션 등으로 채워진 여타 백화점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5층부터 8층 옥상정원이 기존 백화점 공식을 흔들었다.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 옥상정원 전경. 사진=전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 옥상정원 전경. 사진=전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가장 눈에 띈 곳은 6층 '아트테라스'다. 5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자마자 마주하는 이 공간 정면은 통유리로 조성, 갑천이 발 아래로 흐르는 듯하게 내려다 보인다. 나무, 철과 같은 자연 소재로 가구를 제작하는 아티스트 퍼니처 선구자 최병훈이 제작한 아트벤치에 앉아 휴식하며 전망을 감상하니 마치 정자에서 쉬어가는 듯 느껴진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쪽 벽이 캐비넷이 되어 있다. 한칸 한칸에 백자부터 유리그릇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됐는데 16~17세기 유럽 귀족과 학자들에게 유행했던 진귀하고 놀라운 콜렉션을 모았다는 신세계 측 설명이다. 신세계 갤러리가 제안하는 미술품, 스페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도 건물 곳곳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에 촛점 둔 신세계 노력이 엿보였다. 짜투리 공간을 활용한 '마운틴 뷰', '리버 뷰' 등을 통해 고객이 자연 경관을 감상하도록 하고, 옥상공원을 신세계 최초로 복층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7층과 8층에 위치한 옥상정원은 총 3,400평 규모로 공룡 등 조형물과 상념에 빠질 수 있는 대나무 숲,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숲 등이 자리해 하나의 휴식공간으로 꾸며졌다.

옥상정원을 구경하던 한 고객은 "백화점에 이렇게 넓은 정원이 있는 것을 처음 봤다"며 "어느곳을 향해 사진을 찍어도 모두 멋지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백화점에 과학을 담다...2030 마케팅도 '눈길'

"입장료는 대인 1만8,000원(19세 이상), 소인 2만6,000원(5세~만 19세)입니다. 학생 교육인만큼 대인은 보호자 역할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이 저렴합니다."

신세계 대전 아트앤사이언스 6~7층에는 '신세계넥스페이움'(530평)이 마련됐다. 신세계와 카이스트가 협력해 만든 과학과 문화를 동시에 즐기는 에듀테인먼트 공간이다. 미래를 발견하고 체험을 통한 학습을 하며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접하도록 설계돤 과학관이기도 하다. 대전 아트앤사이언스가 위치한 곳은 과거 대전 엑스포가 진행됐던 곳이란 점이 반영된 모습이다.

신세계넥스페이움. 사진=전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신세계넥스페이움. 사진=전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미래를 주도할 로봇, 바이오, 우주등 3개 공학분야에 특성화된 전시관으로 카이스트 교수진 개발 전시물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관람객이 움직이고 행동하는 데이터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분석해 관심분야에 적합한 진로까지 제안한다.

지하에만 위치했던 편의점이 백화점 5층에서 얼굴을 내밀고 외제차가 6층에 떡 하니 들어와 있다면? 신세계는 대전 아트앤사이언스에 다소 이례적인 매장 전개를 선보여 주목됐다. 6층 한켠에 BMW 코오롱모터스 매장이 자리한 반면 1층에는 마세라티 팝업 스토어가 진행되고 있었다. 또 5층은 이태리 피아제 광장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한 거리를 조성했는데 이곳에는 편의점 이마트24와 젤리샵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 6층에는 BMW 매장이 위치했고, 5층에는 편의점 이마트24가 자리했다. 사진=전지현 이코노미리뷰 기자.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 6층에는 BMW 매장이 위치했고, 5층에는 편의점 이마트24가 자리했다. 사진=전지현 이코노미리뷰 기자.

백화점이란 고급스런 이미지를 추구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문턱을 낮추고 있다지만, 지상층 그것도 생활 및 리핑 제품 판매를 주로하던 층을 내어 준것이 다소 파격적이다. 다양한 연령대 고객 속 2030 세대 젊은 층 유인을 타깃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에 중구에 사는 주민 이모씨(53, 남)씨는 "신세계가 위치한 곳은 인근 아파트 단지 가격이 대전 지역내 가장 높고 관공서 등이 위치한 신도시 접경에 있어 가족단위 고객이 찾기에 좋다"면서도 "반면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20대들의 주활동 지역에 위치, 젊은 층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신세계는) 거리상 젊은층을 유인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를 염두한 탓인지 지역 내부에서는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오픈 소식을 모르는 이들도 많았다. 실제 출근시간이었던 10시경 상황과 오후 3시45분~4시30분경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인근 교통상황은 사뭇 달랐다. 건물 밖으로 나와 주변을 도니 교통정체는 거의 없었고, 택시를 부르는 사람들 사이로 카카오택시로 콜한 뒤 차량을 배당받기까지 소요시간도 15초 수준이었다. 비가 오는 날이었음에도 예상보다 수월했고, 승차까지 혼잡도 없었다.

대전시 더덕구에 사는 정모씨(48,여)는 "신세계 운영 백화점이 곧 열린다는 소식을 알고는 있었으나 오픈일이 이번 주인줄 몰랐다. 방송을 통해서도 오픈 홍보를 전혀 접하지 못했"며 "예상보다 크지 않게 홍보하며 조용히 문을 여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행운의 빨간 속옷. 백화점 개업 시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따른다’는 속설에 따라 신규점에는 빨간 속옷 존이 매번 등장한다. 해당 매대 점원은 "(이날도) 많은 고객이 빨간 속옷을 사갔다"고 말했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행운의 빨간 속옷. 백화점 개업 시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따른다’는 속설에 따라 신규점에는 빨간 속옷 존이 매번 등장한다. 해당 매대 점원은 "(이날도) 많은 고객이 빨간 속옷을 사갔다"고 말했다. 사진=전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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