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롯데백화점 동탄점 4층 '챔피언 더 에너자이저'에서 아이들이 놀고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18일 롯데백화점 동탄점 4층 '챔피언 더 에너자이저'에서 아이들이 놀고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엄마, 갔다와!" 

 

6살 남짓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들뜬 얼굴로 엄마에게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4층에 위치한 키즈카페 '챔피언 더 에너자이저'에서였다. 엄마는 기쁜 표정으로 쇼핑을 떠났고 아이는 키즈카페 내부로 뛰어들어가 레일코스터에 올라탔다. 챔피언 더 에너자이저는 실내놀이터업체 플레이타임그룹이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위해 만든 최상위 등급 키즈카페로, 언뜻 보기에도 크고 널찍한 공간에 10여개의 익사이팅 놀이기구로 가득했다.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18일 방문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동탄맘' 취향과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모습이었다. 20일 정식 오픈을 앞둔 프리오픈일었지만,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와 함께 둘러보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많았다. 미취학 자녀를 둔 밀레니얼 세대 '키즈맘'이 대거 거주하는 지역 특색을 십분 반영한 공간이 백화점 곳곳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방문객들도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식품관에서 만난 A씨는 "동탄에 백화점이 들어선다고 해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며 "아이가 있어 주말마다 교외로 나가거나 키즈카페를 자주 찾는다. 백화점인데도 아이가 놀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이번 주말엔 이곳을 방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층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만난 B씨도 "상품이 눈에 안들어올만큼 구경할 게 많아 오늘 다 보지 못했다"며 "아이 엄마가 아니라 30대 여성으로써도 최근에 가본 곳 중 가장 설레고 즐겁다"고 했다.

롯데백화점 지하 2층 '비슬로우' 내 시그니처 휴게공간.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롯데백화점 지하 2층 '비슬로우' 내 시그니처 휴게공간.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육아휴게실부터 이유식카페까지... 가족 모두가 즐거운 곳 

동탄이 위치한 화성시는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대표 도시다. 통계청에 따르면 화성시 평균 연령은 37.4세로 전국 평균 연령 대비 5.8세 어린 ‘젊은 도시’이며 영유아 비율과 출산율도 전국 1위 수준이다. '동탄맘'은 국내 전지역 맘카페 가운데 운영이 활발한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잘 알려졌다. 

이 같은 특색을 고려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동탄맘을 위한 요소로 매장을 가득 메웠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4층 유아동 전문관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4층은 많은 백화점이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과 패션 등을 한데 모았던 기존 아동 전문관과 차이가 뚜렷했다. 749㎡ 규모 키즈카페는 물론 이유식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이유식 카페, 널찍한 유아휴게실 등 아이를 둔 부모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대거 들어섰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4층에 위치한 '유아휴게실'.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롯데백화점 동탄점 4층에 위치한 '유아휴게실'.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특히 유아휴게실은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를 한껏 배려한 장소였다. 기존 유아휴게실은 백화점 한켠에 작게 자리한 경우가 많지만,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약 80여평(264㎡)으로 넓은 거실을 떠올리게 했다. 10여명 아이가 앉을 수 있는 아기 의자와 식탁이 넓은 창가 앞에 위치했고 부모가 함께 쉴 수 있는 소파와 의자도 곳곳에 자리했다. 그간 '아빠 출입금지' 등으로 불편함이 많았던 기저귀 교환실은 '아빠 기저귀 교환실', '엄마 기저귀 교환실'로 나눴다. 수유 공간 역시 4개 룸으로 이뤄져 공기살균기와 쇼파 등을 배치했다. 

유아휴게실 직원은 "유아휴게실에만 3명 직원이 상주하며 고객 긴급 호출에 대응하고 안내를 돕는다"며 "오늘 오전에만 10여명 고객이 다녀갔는데 다들 만족해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매장 중심부에 드론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한 드론 전문점 'DJI' 앞에는 드론을 흥미롭게 구경하는 부모와 아이들 여럿이 눈에 띄었다. DJI뿐 아니라 유아동 전문관 곳곳에는 매장을 구경하거나 체험하는 방문객이 많았다. 4층 유아동 전문관에 입점한 많은 브랜드가 단순히 매대를 들여놓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장난감이나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만질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한 시설만 있는 것은 아니다. 4층이 아이들 놀이터라면 지하 2층 '비슬로우(Be slow)'는 부모를 위한 놀이터이자 힐링공간이다. ▲도예 체험 공간인 이도 아카데미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 아트전시회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롯데 상담센터 '리조이스' ▲파리크라상 네오 등 식음·뷰티·문화를 아우르는 매장들이 입점했다. 아이를 편히 맡기도록 영어 키즈카페 '세서미스트리트'도 커다랗게 자리잡았다. 백화점 한층에서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셈이다. 

문화센터 '라운드스타일랩' 내 쿠킹룸과 필라테스룸 내부.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지하 2층엔 국내 최대 규모 문화센터 '라이프스타일랩'도 위치했다. 810여평(2,678㎡) 규모로 요가룸, 필라테스룸, 레코딩룸, 쿠킹룸, 시네마룸 등 강좌 특색별 11개 강좌 공간이 갖춰졌다. 실제 롯데백화점 동탄점 문화센터는 오픈 전부터 동탄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시설 중 하나로 꼽혀왔다. 

클래스룸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랩에만 있는 공간도 있었다. 라운드스타일랩 중심부에는 카페테리아를 연상시키는 넓은 휴게공간이 꾸려졌는데 부모끼리 친목을 도모하며 스터디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라운지'였다. 동탄신도시 특성상 미취학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가 많아 그간 커뮤니티 구축이 어려웠던 점을 반영한 공간으로, 약 130평(430㎡)에 달한다. 

라이프스타일랩 관계자는 "보통 백화점 문화센터는 아동과 성인 강의 비율이 4:6 수준인데 반해 동탄점은 6:4로 유아동을 위한 강의가 더 많다"며 "현재 약 550여개 강의를 운영하고 있는데 벌써 80% 이상 예약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3층 '더테라스'에서 방문객들이 쉬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롯데백화점 3층 '더테라스'에서 방문객들이 쉬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아울렛이야? 백화점이야?" 롯데百, 고집 버린 '파격실험'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롯데백화점의 7년만의 신규 점포로, 그간 고집했던 꽉찬 매대와 층별 공식을 버린 파격점포다. 노란 조명과 백화점 1층을 상징했던 향수 냄새, 빈 공간 없이 꽉꽉 들어찬 공간은 동탄점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유모차 3대가 거뜬히 지나갈만큼 널찍한 동선과 휴게공간으로 점포 곳곳을 비우는 데 집중했다.

실제 이번 롯데백화점 동탄점 콘셉트는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다. 쇼핑과 여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이 되겠단 의미다.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은 동탄점 영업공간 절반 이상을 F&B, 리빙, 체험, 경험 콘텐츠로 채웠다. 특히 지하 1층 식품관은 국내 백화점 최대규모로, 약 100여개 음식점이 입점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7층 '펫파크'에서 강아지가 뛰어 놀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롯데백화점 동탄점 7층 '펫파크'에서 강아지가 뛰어 놀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편은지 기자

가족 모두의 여가 공간을 콘셉트로 한 만큼, 가족 의미를 '반려동물'까지 넓힌 펫파크도 차별화 요소다. 7층에 위치한 펫파크는 펫이 뛰놀수 있는 공원은 물론 반려동물과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 반려동물 스파 시설, 유치원, 애견미용실, 스튜디오로 구성됐다. 기존 복합쇼핑몰이나 아울렛에서 조성했던 펫 전용 공간을 백화점에서 구현한 것이다. 

3층에 위치한 1,000평 규모 야외 테라스 '더 테라스&디아이'도 기존 백화점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이다. 이 공간은 갈대와 함께 조각상과 분수, 벤치 등으로 꾸며져 백화점이 아닌 넓은 광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가족이 함께 머무르는 '스테이플렉스'를 실현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대표 공간인 셈이다. 

이 같은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파격 콘셉트는 키즈맘이 많은 동탄점 지역 특색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오픈할 새로운 점포에 대한 롯데백화점 고민과 결심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단순히 쇼핑 시설이 아닌 소비자가 머무르고 싶은 공간, 자주 찾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나야한다는 위기감과 절실함이 투영된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동탄점은 그동안 롯데가 해왔던 백화점 콘셉트를 모두 바꾼 새로운 콘셉트 점포"라며 "경기 남부권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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