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 27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홍대입구역 9번출구 앞 머큐어 앰배서더호텔 1층에 자리한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무신사 첫번째 공식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색다른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숲을 연상시키는 향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브랜드 정체성을 모티브로 제작한 무신사만의 향기이기도 하다.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상품이 아닌 후각으로 먼저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브랜드 자체 이미지는 물론 고객 체험을 극대화한 모습이다.
무늬조차 없는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 어디에나 있지만 잘하는 곳은 없는 기본에 충실한 스타일. 기존 패션업계가 놓친 빈 공간을 파고들어 '무신사 스탠다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무신사가 패션의 성지 홍대에서 존재감 굳히기에 나섰다. 온라인에서 상품 경쟁력이 충분히 입증된 만큼 무대를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한 것이다. 더욱이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젊은 세대를 공략한 콘텐츠를 가득 담아 단순한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선 'MZ세대 놀이터'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는 기존 다양한 의류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편집샵의 형태를 띠던 무신사가 자체적으로 만든 PB 브랜드다. '스탠다드'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패션 상품을 무늬나 특색 없이 제작한 것이 특징으로,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로 입소문을 타며 출시 2년만에 6배 가량 성장했다. 이번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기존 온라인에서만 판매되던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로,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만으로만 채워졌다.

'오감'으로 느끼는 무신사 스탠다드... 체험형 콘텐츠 '극대화'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은 물론 미디어 아트 전시, 스튜디오를 옮겨온 것 같은 피팅룸까지 젊은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로 가득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250평(850㎡)에 달하는 대규모 공간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특화된 MZ세대를 위한 맞춤형 놀이터가 됐다.
체험 콘텐츠는 향을 시작으로 매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전층을 관통하는 14m 길이의 대형 미디어 타워에 무신사 스탠다드 정체성을 담은 영상이 재생된다. 어느 층에서도 똑같은 영상을 볼 수 있다.
BTS 뮤직비디오 아트디렉터로 잘 알려진 미디어 아티스트 룸펜스(Lumpens)와 협업한 미디어아트다. 순환하는 시간 속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담은 '타임리스(Timeless)'를 컨셉으로 한 미디어 타워는 매장 중앙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성 제품 전용 공간인 지하 1층과 여성 제품 공간인 2층 곳곳엔 또 다른 디스플레이가 전시됐다. 아티스트와 협업한 '비:싸이클 프로젝트'다. 전시 기간엔 소비자들에게 경험을 제공하고 이후에는 아티스트 창작물로 돌아가는 체험 콘텐츠로, 첫 프로젝트에는 손상우 작가의 협업 작품이 전시됐다.
체험요소는 피팅룸에서 극대화됐다. 기존 온라인에서 판매되던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무신사는 피팅룸에 가장 공을 들였다. 피팅룸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에 각각 위치했다. 개별 피팅룸마다 거울과 조명이 설치됐고 사용자가 조명 밝기도 직접 조절할 수 있다.

일반 피팅룸 옆에 위치한 '라이브 피팅룸'은 더 파격적이다. 일반 피팅룸보다 더 넓은 공간으로 구성된 라이브 피팅룸은 대형 거울과 조명은 물론 삼각대 조명, 거치대 등이 설치돼 마치 스튜디오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OOTD(Outfit Of The Day·당일 입은 옷차림을 촬영해 SNS에서 공유하는 것)'를 즐기는 MZ세대를 위한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핵심 공간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기존 온라인에서만 판매됐던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을 직접 입어보고 싶다는 고객들의 요청이 많아 오프라인 매장을 열게됐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방문한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직접 옷의 질감을 확인하고 입어보는 것 외에 더 많은 '체험'을 선사했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모든 PB 상품을 매장에 전시하는 대신 인기 상품을 위주로 채워넣고, 기존 오프라인 의류 매장에선 경험하지 못했던 '오감'을 모두 자극할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다. 단순 의류 매장이 아닌 MZ세대의 '힙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기 충분한 공간이다.

온라인 묻고, 오프라인 더블로 간다... 무신사의 '자신감'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에 오른 무신사의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직접 만져보거나 입어볼 수 없는 온라인이란 특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 사이 입소문이 나면서 무신사 스탠다드로만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기존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켜 한 곳에서 판매하는 편집숍 개념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PB브랜드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무신사의 자신감은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의 공간 활용에서도 드러난다. 매대로 채울 수 있는 꽤 많은 공간을 디스플레이, 피팅룸, 미디어 아트 등으로 채웠기 때문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향, 미디어 타워 등은 모두 무신사 스탠다드를 상징하는 체험 요소들로, 오프라인 매장의 목표는 매출 향상보단 온라인을 통해 구축한 무신사 스탠다드의 브랜드를 더 많은 MZ세대에게 알리기 위함"이라며 "고객이 체험 콘텐츠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매장 자체에 오래 머물면서 매출 증대에도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 상품을 현장에서 결제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다. 무신사스탠다드 홍대의 모든 상품 택에는 QR코드가 붙어있다. 이를 스캔해 모바일로 접속하면 온라인으로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현장 구매시 받는 혜택과 동일한 혜택도 제공한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판매가 주 목적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구매하더라도 직접 입어보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의의가 더 큰 셈이다. 다만, 무신사는 현재 추가 점포에 대한 계획을 정하지 않았다. 이번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고객 만족도와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지켜본 후 추가 매장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상품 구매는 물론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고 과감히 도전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며 "체험형 콘텐츠와 온라인 연계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