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유사 이래 ‘지도’는 항상 2차원의 영역이었다. 한정된 2차원의 정보와 실제 공간정보의 괴리를 해결하고 있는 것은 기술이다. 국내 최초로 3차원 공간정보 엔진 개발에 성공한 ‘이지스(EGIS)’의 김성호 대표는 이런 ‘정보의 괴리’를 좁혀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복잡한 도시의 지면·지하 구조는 물론, 일조와 풍향 등 다양한 상황을 디지털로 재현할 수 있는 이지스의 기술력은 관련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여 년간 3D 공간정보 구현이라는 ‘한 우물’에 도전해 온 김성호 이지스 대표를 만났다.
“우리 사는 공간 재현해 실제 삶 기여”
“우리가 사는 삶 자체가 공간이다. 이런 공간을 분석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간정보의 정밀한 구현이 필수적이다. 일상의 데이터까지 공간정보로 재현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이 공간정보 시스템의 의의다.”
김성호 이지스 대표가 역설한 공간정보의 중요성이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이지스는 국내에서 최초로 3D 공간정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기업이다. 다른 공간정보 업체와 달리 이지스는 원소스부터 모든 기능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김 대표는 “오픈소스를 솔루션하는 업체들과 달리 독보적인 기술로 사실상 국내 3차원 공간정보 시장을 주도해 왔다”고 밝혔다.
다차원 이전 공간정보는 대다수가 지도와 같이 2차원으로 구현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시뮬레이션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정확도와 활용도가 상당히 낮았다. 도시공학을 전공한 그는 “도시는 입체다. 사업 이전에도 캐드(CAD, 컴퓨터 지원설계) 등의 모델링 구현 방법은 있었지만 진입장벽이 높다. 더욱 손쉽게 3D 도시 모델링이 가능한 방법을 고민하다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자체 기술로 도시열섬부터 산림관리까지 시뮬레이션”
실제 공간을 그대로 구현하겠다는 20여년간의 결실은 이지스만의 자체적인 3D 공간정보 소프트웨어 탄생으로 귀결됐다.
2002년 3차원 공간정보 엔진인 GIS개발에 성공하고, 2005년에는 3차원 엔진개발로 국토교통부의 공간정보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후 스마트 시티 솔루션을 시작으로 2011년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을, 2018년에는 트윈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1년 3차원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인 브이 월드(V-World)의 핵심기술들을 개발하고, 2018년에는 디지털 트윈 공간정보에 대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종의 웹버전으로 일반인들도 데이터를 공간정보에 적용해 참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지스가 수행하는 3D 공간정보 시스템은 현실과 유사한 공간정보 구성은 물론, 일조권이나 풍향 등 여러 변수를 적용해 실험과 관측이 가능하다. 실제 이지스 공간정보 구현 소프트웨어는 국토교통부의 ‘국토 경관 계획 지원 체계(KOPSS)’의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용적률과 입면차폐율, 사선제한 등의 다양한 상황과 정보 분석이 가능하다. 국토연구원이 제시한 표준 분석 기능 테스트를 통과한 국내 유일한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해당 기술은 현재도 3차원 경관심의 등에 활용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자체 등에서 도시계획심의나 건축심의 시 사용되고 있다. 기존에 쓰이던 조감도의 경우 데이터 조작이나 오차 등의 위험이 있다. 3D로 직접 구현하면 더욱 정밀한 데이터로 심의가 가능하다. 2005년 국토교통부가 공식 지정해 전국 지자체에서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시계획 등에서도 이지스의 기술이 빛을 보고 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도시 일조권 문제가 대표적이다. 일조 분석이 어려운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의 시간별 일조량이나 각도 등을 미리 분석해 공정에 적용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을 통해 정밀하게 구현한 3D 빌딩 사이의 풍향과 풍속 등도 확인 가능하다. 이런 기술은 주로 도심의 열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된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주로 공공사업에서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아이디어와 기획을 공공기관에 제시하고, 관련 예산이 지원되면 사업을 수주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 디지털 트윈기술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립공원과 산림 분야 역시 이지스의 공간정보 시스템이 활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이지스 관계자는 “산업군별로 필요한 정보를 미리 엔진이나 기술로 구동해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와 문화재, 교통, 산림 등 각 분야에서 실제 적용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디지털 트윈의 핵심엔진이자 공간정보 구현 플랫폼인 ‘XDWORLD’ 솔루션은 국내 다수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해외 정부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지스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트윈, 국토조사), 전력연구원(지진손상시뮬레이션, 철탑감시 드론, 재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트윈 스마트에너지 플랫폼), 국립공원공단(국립공원 트윈플랫폼 ISP), 한국임업진흥원(산림분야 트윈 기반체계 시범사업),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문화재 공간정보 트윈),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도시열섬, 미세먼지)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중이다.
“양질 데이터, 일반인도 쉽게 활용 가능해야”
김 대표는 “공간정보 업체가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아무래도 보안 관련 법제 등의 규제다. 실제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은 다소 아쉽다. 또 새로운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미 확보한 기술을 전국적 규모로 융합하거나 적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B2G(인터넷을 통한 기업과 정부 간 거래)중심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로 B2C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향후 3D 지도를 기반으로 일반인들도 필요한 데이터를 쉽게 활용해 취득하게 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