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많은 TV를 판매하고 있는 월마트는 이미 미국 1위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와 제휴해 온(Onn)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 TV를 판매하고 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미국에서 가장 많은 TV를 판매하고 있는 월마트는 이미 미국 1위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와 제휴해 온(Onn)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 TV를 판매하고 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컴캐스트와 월마트가 스마트 TV를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협상이 성사되면 컴캐스트는 단순히 TV 채널을 넘어 스트리밍 앱의 지배적 허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월마트가 컴캐스트 소프트웨어로 구동되는 스마트TV를 판매하고 매출의 일부를 가져가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의 제조업체가 TV를 제작 생산하되 월마트의 브랜드를 붙일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협상이 성사되면 컴캐스트는 전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 수 십년 동안 지역에 국한되어 왔던 케이블 TV 산업에서 일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컴캐스트는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을 스마트 TV 시장의 전면에 진출시키는 전략으로 이미 스트리밍 시대의 안방을 사로잡고 있는 애플, 파이어 TV 제조업체 아마존, 로쿠(Roku) 같은 기업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TV를 판매하고 있는 월마트는 이미 미국 1위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와 제휴해 온(Onn)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 TV를 판매하고 있다. 4300만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로쿠는 넷플릭스, 훌루(Hulu),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HBO 등과 같은 다양한 스트리밍 컨텐츠를 TV에서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스마트TV와 스트리밍 기술에 집중하는 것은 컴캐스트가 기존 케이블 TV 사업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컴캐스트는 거의 120만 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반면 광대역 접속 사업은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중에도 급증하여 140만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컴캐스트는 스트리밍 앱 유통에서 이미 경쟁자에 비해 한참 늦었다. 시장조사기관 파크 어소시에이츠(Parks Associates)에 따르면 로쿠와 아마존이 미국 스트리밍 미디어 기기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애플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구글도 크롬캐스트(Chromecast) 기술을 사용해 사용자들이 휴대폰에서 TV로 프로그래밍을 전송할 필요 없이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글 TV를 최근 시장에 선보였다.

컴캐스트는 최근 몇 년간 케이블 기술에 투자해왔고, 자회사인 NBC 유니버설의 방대한 영화 및 TV 자산을 무기로 이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

컴캐스트는 또 기술력을 강화하고 전국적인 서비스 확장을 위해 소리 소문 없이 인수합병을 추진해 왔다. 2017년에는 클라우드 기반 메타데이터, 검색 및 추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워치위드(Watchwith)를 인수해 기존의 X1 케이블 셋톱 박스에 일부 기능을 추가했고, 지난해에도 네덜란드 회사 메틀로로지컬(Metrological)을 인수했는데, 이 회사의 기술로 넷플릭스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를 X1 박스에 통합시킬 수 있었다.

컴캐스트는 올해 초에도 파나소닉이 보유하고 있던 광고 기반 비디오 서비스 회사 수모(Xumo)를 인수했다. 기존의 TV 콘텐츠를 새로운 디지털 채널로 바꿔주는 수모의 기술은 LG전자가 스마트 TV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조만간 컴캐스트가 개발한 스마트 TV 운영 소프트웨어에도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컴캐스트는 지난 2018년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던 미디어 제국 21세기폭스의 영화·TV사업 인수전에서 디즈니에게 패한 뒤, 폭스와 디즈니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최대 위성방송 스카이(Sky) 전체 지분을 39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스카이 기술을 미국 시장에 접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