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트먼트 - 2페이지

김여사, FX 매력에 푹 빠졌네!

외환선물거래로 학원비 내고 비자금 마련하고

물가가 오르면서 학원비 내기도 빠듯한 주부 김씨. 학원비에 애들 공부를 포기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남편 몰래 모아놓은 비자금으로 학원비를 낼까 고민하던 도중, 반상회에서 옆집 주부는 FX거래(외환선물)로 돈을 벌어 학원비 걱정을 덜었다고 한다. FX거래에 대해 물었더니, 두 나라의 통화를 사고팔아 마진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라고. 옆집 주부는 선물회사 세미나와 국제 경제 뉴스를 챙겨보면서 FX거래에 200만원을 갖고 달러 기준으로 호주달러 등에 투자했더니 현재 1000만원이 돼있었다. 김씨는 옆집 주부에게 리스크 파악을 제대로 하라는 등 조언을 듣고 FX거래에 도전하기 위해 선물회사를 찾아갔다.

와타나베 부인이 떴다는 기사를 많이 접하면서 도대체 어느 집 부인을 말하는 것인가 하는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는 와타나베 씨의 부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FX거래에 뛰어든 일본 주부와 직장인들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FX거래는 쉽게 말해 두 나라 통화를 놓고, 어느 한 쪽이 떨어질 경우 상대편 통화를 사고파는 거래를 말한다. 환율이란 한 쪽이 떨어지면 다른 한 쪽이 올라가기 때문에 환율변동을 제대로 파악하면 환율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이 차익을 벌어들이는 것이 FX거래이다.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처럼 국내에서도 주부들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FX거래가 확산되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과 같은 이른바 ‘김여사’가 뜨는 중이다. 주부들에게는 컴퓨터 앞에서 홈트레이딩이 된다는 점이, 직장인들에게는 퇴근 후 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환전 수수료도 싸고 수익으로 얻은 달러를 그 자리에서 바로 송금할 수 있으니, 주부들에게는 일석이조. 기러기 아빠들은 투자능력도 기르면서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많은 돈을 보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공개 정보 활용해 투자수익 노려라

FX거래는 환율변동을 읽어야 함과 동시에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 때문에 주식보다 많은 리스크를 떠안고 시작해야 한다. 레버리지 효과는 자기자본이 작아도 타인의 자본을 이용함으로써 수익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자산이 예상과 달리 떨어진다면 레버리지 효과로 기대했던 추가수익만큼 추가손실을 본다는 단점도 있다. FX거래에서는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입금을 키워버리면 레버리지 효과는 약이 아닌 독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FX거래는 주식처럼 비공개 정보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게 큰 매력이다. 어느 특정집단에 의한 정보 취득의 편향성으로 인해 개인들이 피해볼 여지가 없다는 것. 공개된 정보를 통해서 환율을 예측하기 때문에 주식보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의 경제지표와 상황이 공개된 상황을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무제표를 보는 것보다 쉽다는 의견도 많다. 선물업계 관계자는 “이미 공개된 정보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보다 공정한 시장”이라며 “국제 경제에 조금만 관심을 두고 최소한의 증거금으로 한 거래에 집중한다면 예상 밖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24시간 거래되기 때문에 시공의 제약성이나 시차에 상관없이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한다. 장이 끝나는 오후 3시까지 HTS를 보면서 매수 타이밍을 노려야 하는 주식과 달리, 시장이 활발할 때가 따로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노리면 된다. 달러 기준으로 유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오후 3시~8시 사이, 미국 거래는 밤 9시~12시 사이, 달러 기준으로 엔화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아침 7시~9시 사이에 거래하면 된다.
직장인들의 경우에는 퇴근 후 선물회사와 은행에서 주최하는 외환 관련 세미나를 신청하는 등 투자교육을 받는다. 모의투자로 어느 정도 거래에 익숙해지면 증거금과 여윳돈을 갖고 도전한다.
또 환전 수수료도 외환적립예금보다 1~2% 이상 싸다는 것도 메리트로 작용한다. 특히 유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에게 보다 메리트인 것은 수익을 얻는 즉시 그 자리에서 바로 송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홈트레이딩이기 때문에 사고판 수익(달러)을 그대로 계좌이체할 수 있으니, 간편하고 돈이 적게 들어간다.

다단계 유사수신업체 요주의

자녀들의 조기유학과 해외여행이 많아지면서 환율은 실생활에 밀접하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유학송금과 환전 등을 생각하면 피부에 직접 와 닿고, 주식과 물가는 환율과 함께 움직이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원/달러 환율뿐만이 아니라 유로, 엔화, 파운드 등 국제 통화들이 달러와 연관되면서 상대적 가치변화가 시시각각 매우 빠르게 나타난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러한 시세차익을 취하고자 FX거래에 발을 담구고 있다.
FX거래는 앞에서 말했듯이 리스크가 크다. 투자자 자신이 그 리스크를 얼마만큼 부담할 수 있느냐가 투자의 성패를 가른다. 하지만 리스크를 부담하기 싫은 투자자들이 직접 하지 않고 유사수신단체에 맡겨버린다. 또 주부들이 형성한 모임에서 돈을 모아 투자하는 형태를 띄우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 마디로 잘라 말한다. “FX거래는 직접투자이지, 누군가에게 맡겨서는 절대 수익을 볼 수 없다”고. 유사수신업체는 말 그대로 다단계 업체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을 보장하지도 않고 오히려 원금 이상의 손실을 그대로 떠안는 경우도 허다하다. 주부들 사이에서도 일종의 계모임처럼 형성돼있지만, 손실이 날 경우에는 투자를 주도한 사람이 잠적하기도 한다. 선물업계 관계자는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 대부분을 보면 몰라서가 아니라 너무 욕심을 부려 리스크에 대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500만원으로 증거금 200만원으로 한 거래를 틀고, 나머지 300만원으로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박스 인터뷰 / 외환선물 최임화 파생금융팀 파트장

“투자 수익은 리스크에서 나오지요”

Q 최근 투자자들이 FX거래 등 환율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A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현재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주식, 부동산, 저축 등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재테크 통로가 좁아지면서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아 돈이 움직이고 있다. 이에 환테크가 새로운 재테크 형태로 부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은행의 외환적립예금으로 유학비용을 절약하는 것에 그쳤지만, 이제는 FX거래를 활용, 적극적으로 직접투자에 나선 것이다.

Q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가지 않는지

A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많은 수익을 벌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를 수반해야 하는 점은 있다. 하지만 모든 투자는 리스크를 동반한다. 이를 얼마만큼 투자자가 헷지하고 대비하는냐의 차이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FX거래를 신중히 따져보고 해야겠지만,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껴안을 수 있는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져도 괜찮다. 위험관리는 욕심관리와 같다. 영어속담에도 ‘no pain-no gain’이란 말도 있지 않는가.

Q 투자자들에게 당부할 점이 있다면.

A FX거래는 투자자가 직접 환율 변동에 대응하면서 투자하는 기법이다. 유사수신기관이나 계모임 등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이 직접 투자해야 함을 잊지 말자.
FX거래는 꼭 달러를 기준으로 하지 않아도 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국제통화인 달러를 기준으로 거래하는 것이 보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달러 기준 통화는 신문만 몇 번 봐도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실례로 한 무역업체 사장은 환율에 신경 쓰다가 시장흐름을 읽게 됐다. 그 후 업무는 부사장들에게 맡기고 FX거래 삼매경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덤으로 말하자면 회사 수익보다 FX거래 수익이 더 많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김현희 기자 wooang13@ermedia.net